나의 아름다움과 너의 아름다움이 다를지언정
최현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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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이 보고 느낀 세상을 다채로운 언어로 표현한 산문집이다. 공감 가는 부분이 대부분이었고 간혹 의문인 부분은 내 생각을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나의 감정을 여러 단어로 다양하게 표현했는데, 특히 우울함에 대한 다양한 묘사가 인상 깊은 책이었다.


그래서 부모가 된다는 건, 자격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을 온전하게 키워내고, 결국에 아주 멀리 떠나보낼 자신. 소유로 여기지 않으면서, 가진 전부를 기꺼이 줄 그런 자신. ('푸르지 않아도 우리들은 자란다' 중)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주지만, 결국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 나는 이 감정을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그저 이 세상 부모님들이 대단하기만 하다. 대가 없는 사랑이 가능한 건지 나는 할 수 있을지 생각이 많아지는 대목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욕망만이 아니라 절망까지도, 질투와 증오와 슬픔까지도 물려받고 자랐다. ('상계동-그의 전부' 중)

임거. 이다지도 천박한 단어가 또 있을까. 임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임대 거지의 줄임말인데, 이 단어를 과연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었을까? 단어의 상당 부분은 어른들 입을 통해 형성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슬프다. 저 단어를 서슴없이 쓰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어떨지 훤히 보여서.


그러나 4.3평화공원을 빠져나오면서는 슬며시 슬픈 생각이 들었다. 이 아름다운 조경과 기획들이 결국, 누군가의 절박함이고 처절함이었겠구나. 후대의 누군가들이 잊지 않았으면 하는, 그래서 같은 폭력을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그런 소원이었겠구나. ('사월에 꽃이 지면' 중)

책으로 잘 안 읽혔는데 4.3평화공원에 가봐야겠다. 어떤 일이 일어났길래 이 섬에서는 기억하려는데, 육지에는 그 흔적이 하나도 없다.


미안하다고. 나 역시도 당신의 아픈 세상의 일부여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중)

나 역시도 그 사람에겐 아픈 세상의 일부였을 거란 말이 심금을 울린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이 타인에게 고통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해봤는데, 진정한 공감은 이 사실을 인식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아주 조심스러운 처음을 생각하는 사람. 그렇다면 삶의 언젠가에서 처음을 다칠 수도 있는 사람. 어쩌면 그렇게 많이 다쳤을지도 모르는 사람. 그래서 다른 사람의 처음을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친구 하고 싶었어. ('미옥 누나에게' 중)

인간은 자기가 살아온 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을 대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상처를 더 조심하고 배려하는 건 어설픈 세상의 장난인듯하다.



감상
1부
우울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던 게, 반갑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2부
2부는 타인에 관한 글이 담겨있었다. 그리움, 슬픔의 감정이 주를 이뤘는데 나는 타인에게 글을 쓴다면 누구에게 어떤 감정을 표현할지 생각이 드는 챕터였다.
3부
1부, 2부보다 밝아진 시인의 얘기였다. 우울이 여전히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늘 시인이 하는 행동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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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오늘 - 카피라이터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코로나 이후, 시대의 변화
유병욱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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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우리는 예전의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들은 변치 않을까?’, ‘앞으로,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까?’, ‘생각의 힘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단련해야 할까?’ 작가님이 한여름 카페에서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보다 가진 4가지 질문이다.

이 책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빼곡히 채워나간다. 작가님의 잘 정돈된 생각은 통해 내 생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요즘은, 오랫동안 남을 따라 하기만 하다가 조금씩 자기도 멋진 사람임을 깨달은 이의 자존감 같은 것을 서울에서 느낀다. (‘서울’ 중 일부)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따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그것이 나만의 방식으로 내게 스며들어있던 걸 경험한 적이 있어서 반가운 문장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암묵적인 룰처럼 굳어진 그 박자가 성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서서히 깨닫기 시작해서일 것이다. (‘미트로놈’ 중 일부)

너무 좋다. 인생 속도에 의문을 던지며 내가 가는 방향과 빠르기가 맞는지 되돌아보는 사람이 늘어나며 점점 사회가 만들어둔 틀에 금이 가는 것 같다. 사회가 더 건강해지는듯하다.



그것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그것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있어서 사랑은 시작된다. 그것은 연인에게도, 브랜드에도, 기업에도 적용된다. 강력한 팬덤은, '대체 불가함'에서 시작된다. 약점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체할 수 없어서. ('개별성' 중 일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생각해보면 단점은 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들을 좋아한다. 다른 것은 가지고 있지 않은 그것만의 개별성에 끌려서.


'나는 부족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해'가 아니라, '나와 내 주위의 시스템은 훌륭하니까, 지킬 것을 지키면서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겠어'라는 태도가 읽히지 않는가. 멋지지 않은가. ('봉준호' 중 일부)

영화 기생충을 주 52시간을 정확히 지켜 만든 영화라고 해서 놀랐다. 왜 나는 당연히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을까. 세상에는 어쩌면 내가 깰 수 있는 틀이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 틀이 깨지는 걸 보는 순간은 말도 안 되게 짜릿하다.


상처가 나도, 속살이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금방 붙는 것처럼, 나뭇가지를 접붙일 때는 단단한 표면이 아니라 연약한 내부를 노출해 서로 붙이고 묶는 것처럼, 덜된 생각들의 합이 아이디어의 사이즈를 키운다. 그러니 나의 아이디어가 완벽하지 않고, 연약할지라도, 얼토당토않아 보여 부끄러울지라도 반대편에 앉아 있는 팀원을 믿고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아님 말고' 중 일부)


아무 아이디어나 던질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그래야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당신이 쓰는 문장은 당신이 읽은 문장에서 시작된다. 읽어봐야, 진정 내가 원하는 문장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문장론’ 중 일부)
많이 읽을수록 세상에 이렇게 좋은 문장이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읽을수록 더 새로운 게 책의 묘미다.


감상
 소제목에 딱 맞는 짧은 에세이들이 한 챕터를 단단하게 이룬 짜임이 좋았다. 책을 읽다 길을 잃은 느낌이 들면 소제목과 목차를 확인하는데 여전히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순간이 드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은 달랐다. 소제목도 명확했고 더 나아가 각 챕터의 제목도 명확했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만나서 좋았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고 앞으로 더 달라질 것이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작가님의 생각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내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전과 다르게 서로 물리적 거리가 떨어졌고, 이로 인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만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마음은 변치 않았거나 코로나 이전보다 더 애틋해졌으며 앞으로 사회는 이런 마음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애틋한 것들을 찾기 위해(걸러내기 위해) 생각하는 힘은 필수인데 이를 위한 방법은 독서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깊게 사고할 수 있고 내 호흡대로 콘텐츠를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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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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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저희 어머니는 제가 동네의 다른 고양이들에게까지 밥을 주는 것을 썩 반기지 않으셨는데요. 매일 마주치는 고양이가 있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고 아무리 말해도 시큰둥해하셨죠. ('맨날 보는 놈' 중 일부)

친구들이 귀엽다고 가까이 와서 보라고 해도 무서워서 못 가는 입장이라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됐다^_ㅠ


언제 가도 반갑게 맞이해주던 꼬맹이가 사라진 후 열흘이 지나고, 스무날이 지나면서 저는 이제 꼬맹이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라진 꼬맹이' 중 일부)

매일 보고 챙겨주던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지면 답답할 것 같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혹시나 잘못되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도 크게 들 듯하다.


그러고 보니 마치 '지금 저쪽에서 내 친구도 지켜보고 있는데, 내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뭘 좀 주는 게 어떻겠어요?'라는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내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중 일부)

고양이도 사람이랑 똑같구나ㅋㅋㅋㅋㅋ 다른 사람 앞에서 체면 챙기려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 알게 하고, 누리지는 못하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우두커니' 중 일부)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사람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는데 그들 역시 하고 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 밥을 챙겨주기보다는 입양을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었다.



감상

고양이, 강아지를 무서워해서 근처에 가지도 못하는 나에게는 신기한 작가님이었다.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들을 지나다니면서 많이 봤지만 속마음을 이렇게 들어본 건 처음이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길고양이를 돌보다 결국 두 마리나 입양하신 작가님의 책임감이 대단하다. 고양이 유기가 줄어들어 길고양이가 없는 거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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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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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의 두려움도 같은 이유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힘들여 돌을 밀어 올리지만, 내일이면 그 돌은 다시 산 밑으로 내려와 있을 테고,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차라리 굴러 내려오는 돌 밑으로 몸을 던져 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20쪽)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반복해 보지만 결과는 역시나.. 여기서 찾아오는 무력감이 참 버티기 힘들다.


인생이 항해이고 우리가 같은 배를 타고 두 번 여행할 수 있다면, 처음 여행 때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고 떠돌아다니면서 방향 잡는 법이나 아슬아슬하게 빙산 사이를 빠져나가는 운전 기술을 습득해야 두 번째 삶에서는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방향타를 잡고 멋지게 항해할 수 있다는 것을....... (30쪽)

연습을 해도 나의 본성은 그대로니까,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서 이 말이 잘 공감 안됐지만 그래도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았다. 한 번밖에 없어서 인생이 더 가치 있는 게 아닐까.


영어로 쓰인 글인데, 오래전 어떤 잡지에서 읽고 복사해서 노트에 끼워 두었던 것이다. 누가 쓴 것인지, 원전이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글이다. (54쪽)

불필요한 얘기를 놀랍도록 솔직하게 잘하는데 정작 필요한 말은 상처받을까 두려워하지 못한다. 글 전체가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고 작가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받았다. 감추고 싶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드러내고 싶은 그런 내 본 모습. 이 이중적인 감정을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안고 살아가는 게 신기하다.


'사랑하다'와 '살다'라는 동사는 어원을 좇아 올라가면 결국 같은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영어에서도 '살다 live'와 '사랑하다 love'는 철자 하나 차이일 뿐이다.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74쪽)

단어의 어원을 알면 신기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도 그렇다. love, live 살아가는 게 어쩌면 사랑의 연속일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목발을 짚으신 데다 입성까지 그러셔서" 하며 아주 공손하고 겸연쩍게 사과했지만, 못내 억울한 표정이었다. (82쪽)

이다지도 무례할 수가... 겉모습을 보고 속으로 든 생각을 숨기는 게 그렇게 어려우면 그냥 입을 다물고 살았으면 한다. 여러 사람한테 피해 주지 말고 조용히 살았으면.


지금도 나는 가끔 생각한다. 우리에게 인생의 시험을 주는 이가 그 누구든, 어떤 문제를 내더라도 절대 우리가 실패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176쪽)


실패하길 원하지 않는데 계속 실패하는 건 내가 문제인건가. 계속 아닌 길을 걷는 내 꼴이 답답한데, 이 문장을 보니까 더 답답하다.

인간으로서 한 사람의 장단점을 알기 이전에 이미 만들어진 꼬리표를 갖다 붙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꼬리표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관계를 방해받는 것은 물론, 당사자 스스로 자신을 규정하고 한계 짓는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25쪽)
집단에 사람이 가려지는 순간을 경계해야 하는 게 살아갈수록 느껴진다.

"인간이 운명에 맞서 싸워야 한다면, 바로 그 투쟁이야말로 삶을 가치 있는 경험으로 만들 것입니다." (243쪽)
굳이...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를 생채기 내면서까지 운명 앞에 맞서야 하는지 의문이다.

재형 엄마의 '마음의 성역'을 완전히 무너뜨린 '용서받지 못할 죄인'들이 여전히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동안 나는 그 자리를 도망치듯 벗어났다. (276쪽)
책이 불편하다. 도망치는 작가님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느껴 부끄러운 순간이 여럿 있었다. 이 장면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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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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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사 후 500일간 세계여행을 마친 뒤 자신의 주관이 듬뿍 담긴 인생을 써 내려가는 작가님의 현재진행형 에세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였으면 하지만 현실에서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님은 자신의 인생 중심에 자신을 세워놓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면 어디로든 한번 떠나보고 싶은 욕구가 드는 책이었다.


퇴사를 하고 세계여행을 다녀온다고 해서 인생의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걸, 극적으로 모든 것이 바뀌지 않은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17쪽)

퇴사 후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 취급하며 다녀와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본 적 있는데, 그들도 다 생각하고 떠나는 것이다. 당장 일상의 변화가 필요했지 거창한 미래를 꿈꾸며 떠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해서 이 문장이 반가웠다.


하루를 바쳐 일하며 받는 월급으로 부자는커녕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을 것 같아 삶의 방식에 자주 의문이 들었다. (29쪽)

나도 내가 이런 생활을 할까 봐 걱정이다. 이 생활에 환멸을 느껴 내가 생을 마감할까 봐


여기서 진짜 중요한 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작년의 고민을 지금도 똑같이 하고 있느냐 아니냐인 것 같아요. (145쪽)

고민할 시간에 결정해 뭐든 하라는 말이 떠올랐다. 뭐든 하고 그 길로 나간다면 그게 정답일 거라는데, 사실 정답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년째 같은 고민만 하는 상황보다는 백만 배 생산성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한 번뿐'이라는 마케팅에 빠지면 마음이 급해지고 낭비를 하게 된다. (중략)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다. 해보고 좋으면 한 번 더, 별로였으면 그만이다. (155쪽)

지금 아니어도 나중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게 중요한 걸 머리로는 아는데 잘 실천이 안 된다. 이걸 몸소 느껴서 인생에 녹여내신 작가님이 대단하시고 부럽다.



감상

내 인생의 중심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요즘 들어 더 나는 밀려나고 여러 사회의 시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 같아서 슬프다. 그런 와중 이 책을 읽게 되어 반가웠다. 내가 하는 고민을 작가님도 똑같이 하셨고 지금 자신의 방식대로 그 고민을 풀어나가고 계신 것 같아서 하나의 이상향을 본 기분이다. 고민할 시간에 움직이라는 말을 남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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