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 데리다 평전 

 

 언젠가부터, 평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그건 평전이라는 장르가 한 인간의 사상을 다루기 위하여 그의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힘든 작업이기 때문이며, 동시에 그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가 (후기)구조주의자라면 그 가능성은 더더욱 낮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체의 작업을 위해 '유령'의 삶을 살았던 데리다는 그 자체로 이미 매력적인 하나의 기표다. 해석해야만 하는, 하지만 결코 표상된 해석의 자국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때로 해석되기를 거부하는, 그리고 그 (불가능한)해석의 충격 이후에도 여전히 이명으로 남아 귓가를 울리는. 

 

 

 

2. 한권으로 충분한 시간론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왜 사람들은 시간에 대하여 궁금해하지 않는 걸까?"  

이건 물론 일종의 망상이다. 시간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는가, 시간이 '휘어진다'는 건 어떤 뜻일까? 시간의 흐름은 '조절 가능한' 것인가? 우리는 이렇게 확실하게 답할 수 없는 물음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재한 듯' 이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과연 '한 권으로 충분한' 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시간론'에 대한 쉬운 '입문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3. 신화, 광기 그리고 웃음 

 

평가단 책으로 선정하기(되기)엔 좀 어렵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지젝의 신간이라 일단 추천해본다. 헤겔, 셸링, 피히테라는 독일 관념론의 핵심 인물들이 등장하며, 지젝과 가브리엘은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칸트'로의 회귀를 감행한다. 이것은 그들이 밝히는 대로, 현대철학 담론의 페티시즘과 결여된 자기반성적 모습을 위한 하나의 '처방'이다.  

 

 

 

 

4. 스피노자 

 

  이왕 데리다 평전도 추천한 김에, 스피노자까지 추천해본다. 데카르트-헤겔로 이어지는 흐름이 그동안 한국 철학계를 한번 휩쓸었다면, 최근에는 확실히 스피노지언들이 '득세'하고 있는 현실인것 같다. 그는 여전히 철학이라는 이름을 호명할 때 큰 울림을 가지는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지난한 개인의 삶에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큰 관심이 없지만, 스피노자를 지금-여기에서 읽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써 이 책을 읽어나갔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5.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 (출간일이 4월 말이라 긴가민가 하다가 포함시킴)

 

언제쯤 <자본>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은 참 반가운데, 동시에 여전히 '자본'에 대한 '정면돌파'는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 불만이다. 어쨌든 결국은 넘어야만 할 '산'이라는 점에서 필자에겐 좋은 약이 되리라 생각한다.   

맑스는(혹은 그의 유령은) 여전히 우리들의 곁을 배회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경제'라는 관념 자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노동'이라는 어렴풋한 의미(혹은 가치)에 대해서 탐구할 필요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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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느낌의 공동체 : 신형철 산문집   

 

이 책은 충분히 '인문학'적인 사유로 쓰여진 것이라 생각해서 추천한다. 하지만, 어차피 '에세이' 분야에서 선정되지 싶다. 이럴 때는 분야가 인문/사회/과학인 것이 왠지 안타까워지기도 한다.(...) 그냥 (평가단이 아니더라도)추천도서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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