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다소, 샌델의 저서 제목의(정의란 무엇인가) 여운이 짙게 느껴지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래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간단히 말해보자면, 눈에 보이는 '주먹'보다 '보이지 않는 주먹(손?)'이 더 무섭다는 걸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서평들에 의하면 지젝의 주저에 비해서 비교적 쉽게 쓰여졌다고들 하니, 지젝에게 거부감을 느꼈던 많은 분들도 한번 쯤 도전해봄직 하다는 생각이다.(물론 이것도 상대적 감상이며, 지젝읽기는 사실 라캉-헤겔을 경유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더불어 단순히 제목에서의 '폭력'에 대한 사유를 넘어서서, 이 책은 '리버럴'한 사유에 대한 굉장히 '쿨한' (비판적)제스쳐의 하나로 이해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추천!
인문학 신간을 찾다, 인도에 대한 저서를 오랜만에 발견했다. 개인적 상황과 관련된 것이기도 한데,(인도행 여정(..)의 기회가 두 번이나 날아갔으니) 나중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인도에 대한 우리들의 '환상'을 걷어내기 위해서라도 필독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말해 인도라는 나라가 가진 사회,정치,경제적 상황과 의미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라 할 만한데, "화장을 지운다"는 비유가 비슷하게 들어맞을 듯 하다. 간디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던가, 달리트 운동과 마오이즘적 좌파의 움직임에 대한 대안적 고찰도 담겨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을 순순히 선택하신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추천사가 '후덜덜'한 책도 오랜만이다. "우주는 어떤 계획아래 세워졌으며, 그 계획의 심오한 대칭은 어떻게든 우리 지성의 내적 구조에서 나타난다"는 폴 발레리의 문구로부터 시작되는 이 오묘한 저서는, 한 여름의 시나이 사막을 헤매는 수학자의 사유에서부터 출발한다. 수학이라면 치를 떠는 필자임에도, '수학자'들의 수학놀이에는 흥미가 가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으니, 과연 이것은 한국교육의 현실을 탓해야 할 것인가, 필자의 무지함을 탓해야 할 것인가. 여하건, 이 책이 가져다주는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기하학적 충격에 대비해야만 하지 않을까.
사랑해 마지않는 도스또예프스끼 평전이 재출간되었다. 지은이가 E.H.Carr 라는 사실은 약간 새삼스러울지도 모르는데, 그는 확실히 단순한 역사가의 위치를 점유하지많은 않았다. <볼셰비키 혁명>이나 <소비에트 연방의 역사>를 남긴 그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역사가의 그것을 뛰어넘는지도. 저서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성장기로부터, 상뜨 빼쩨르부르그에서의 젊은 시절, 유형과 결혼, 외국에서의 거주생활, 그리고 다시 러시아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을 잘 그려내며, 그 사이에서 작품들에 관한 의미 또한 찾아내고 있다.
그의 평전을 추천했으므로 다른 책을 추천할까 했으나, 이왕 도스또예프스끼를 고른 김에 그의 책을 하나 더 추천해본다. '마르끄 슬로님'의 저서인 <도스또예프스끼와 여성> 또한 로쟈의 글을 보고 흥미가 갔으나,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비평'을 신선하게 보았던 일본의 비평가 '시미즈 마사시'의 글에 더욱 흥미가 간다. 목차를 보니, 주로 <죄와 벌>에 대한 비평적 독해가 주를 이루는 듯 보인다. 어쨋든 그의 작품은 확실히 '다각적'이며, '다층적'으로 독해되어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