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고딘 생존을 이야기하다
세스 고딘 지음, 오지연 옮김 / 정혜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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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al is not enough
보라빛 소가 온다, 퍼미션 마케팅의 저자 세스고딘의 신간, 기업은 생존하는 것만으론 부족충분하지 않다. 변화의 강도가 이루말할 수 없이 높아진 시대에 기업들 대다수가 종래의 변화관리 전략이란 이름으로 시대착오적인 대응책으로 변화에 대처해서는 생존 그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란 책을 통해 널리 알려진 진화생물학의 함의들, 이기적 유전자, 자연선택, 자웅선택, 돌연변이, 밈을 기업 생태계에 적용하여 변화의 시대에 기업의 생존법 나아가 직장인들의 생존법을 말하고 있다.

 

이 책과 별도로 읽는중인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 팀 하포드의 신간 Adapt의 논지 역시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생존을 다루고 있어 마치 두 저자가 약속이라도 한듯 진화생물학과 변화를 언급하고 있다.

강자가 살아남는 자가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이다란 말처럼 기업 생태계를 들여다보면 20세기초의 리딩기업중 생존하고 있는 기업은 GE와 P&G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상황이고 이후의 기업 순위의 부침을 들여다봐도 그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는 시대이다.

 

'변화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밖에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변화를 다루는데 적용하고 있는 방법이 구식이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변화가 매우 느리게 발생하는 안정된 시대에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시대착오적인 가정하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29쪽

승자는 변화하지만 패자는 변화하지 않는다.(38)
'우리는 변화를 관리할 수 없다. 변화가 우리를 관리할 것이다'(136쪽)

 

기업이 변화를 관리할 수 없다면 기업 스스로가 변화하지 않으면 현재 리딩 기업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그 수명을 하고 종의 멸종처럼 기업도 소멸할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리딩기업의 경우 변화보다는 안정추구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며 저자가 지적한 변화의 장벽으로 위원회라는 장벽과 새로운 아이디어나 시도에 대한 찬성보다는 비판이 자신의 지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때문에 리딩 기업의 변화가 그만큼 어렵게 된다고 진단한다.

 

설립 초기엔 극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하여 신속한 의사결정,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위원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을 수록 설득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높아지므로 변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3명이면 3번의 악수를 5명이면 10번, 10명이면 45회, 100이면 4,950의 악수를 해야 하는 것은 메컬프의 법칙을 연상케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넘어야 할 산이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PC의 리딩기업이었던 IBM이 최근 중국에 사업부를 매각하고 변신에 성공하여 다시 부활한 것과 시스코의 부침은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애플의 등장에 삼성과 엘지, 노키아, 모토로라 등의 대응책의 차이가 영원한 강자로 보였던 노키아마저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정도다.

 

조직의 성공전략과 전술의 기본 구성요소,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기능단위를 말하는 밈(memes), 모든 밈의 집합으로 조직에 속한 사람, 자산, 규칙, 프로세스, 방침등이 포함된  mDNA, '끊임없이 발생하는 변화가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인 zoom, zooming, zoomer. 개인의 업무처리 성향을 구분하는 노예, 농부, 사냥군, 마법사 etc..
리처드 도킨스가 사용한 용어외에도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여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세스 고딘은 자신의 직장생활 경험담을 곁들여 변화의 기미가 없는 직장에 지원할 zoomer도 없겠지만 zoomer를 채용할 안정지향적인 기업도 없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하선하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제안하고 있다.

헤리포터의 판권을 몰아주었지만 다른 회사에 양도하여 기회를 날려버린 회사, 잘나가는 기업을 인수합병했지만 고유의 밈을 소멸시키고 인수회사의 밈을 이삭하여 실패한 이야기,  얼터너티브 개발팀을 운용하여 경쟁사가 신제품을 출시할 기회를 봉쇄하는 매년 새로운버전의 제품 출시하기 역량 등, 변화를 관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변화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활용하여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사례와 변화를 시도하여 큰 실패를 맞본 P&G 등을 보면 작게 시작했으면 성공할 수 있었던 사례로. 현재의 여러가지 여건이 불비하더라도 시도하는 만큼 성공의 기회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라고 믿는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한번에 모든 것을 변화시키면 무리수가 따른다. 어제와 같은 오늘, 시키는대로 일하는 관성에서 벗어나 매일매일 새로운 변화를 작게나마 시도한다면 어제와 같은 오늘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내일은 진일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거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동물의 세계와는 달리, 기업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것, 한순간 변화의 시점을 놓치면 그 기회를 비집고 들어온 새로운 기업에게  리딩기업의 지위를 내주어야 하는 것인 만큼, 상의하달이 아니라 하의상달, 공유, 소통의 체계를 만들고 밈을 진화시키는 방도를 강구하는 기업이 내일도 리딩기업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 개인 역시 노예나 농부가 아니라 사냥군,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

포식자로부터 도망하기 불편한 사슴의 뿔, 눈에 쉽게 띄게 만드는 공작의 날개, 혼인색이 현란한 물고기들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전자를 퍼뜨르기 위해 진화를 거듭해 온 결과라는 것을..

 

변화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삼고, 변화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구성원과 밈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기업은 어떤 분위기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기업생태계의 명멸이 바로 그 속에서 몸담고 살아가는 개인들의 생존의 문제와도 닿아 있음을 직시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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