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일 것 없네 당장 부처로 살게나 - 도법 스님의 화엄경 보현행원품 강의
도법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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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없다. 그래도 끌리는 것은 내안의 DNA가 불교에 눈길을 더 주라고 한다. 물론 가톨릭 영세를 받으려고 3번이나 시도를 했으나 실패, 온가족이 예비자 교육을 받아볼까 생각만 있고 실행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불교도 신병훈련소 시절 종교사역가서 비빔밥 얻어먹고 약식 수곈가 팔에 불침 한번 맞은 기억밖에 없다.

 

무신론자의 입장에선 모두가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는 것(사이비와 유사종교 제외)이 그리 나쁠 것은 없지만 물신숭배에 가까운 종교, 대형화에만 치중하는 종교, 사회의 통합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종교는 아니란 생각이 들고 우리도 독일처럼 교회세를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거두거나 종교도 세금을 좀 매겼으면 싶은 생각도 자주 든다.

 

그래도 종교인들중에선 아주 바람직한 구도의 길을 걷고 사회의 어두운 곳,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참종교인들도 참 많다. 그중에 한분이 바로 실상사의 회주이신 도법스님이다. 김용택시인과 도법스님의 대화를 책으로 낸 것 이후 두번째 도법스님의 살가운 말씀을 듣는 셈이다.

생명,평화, 나눔을 위해 전국을 순례하면서 숱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실상사에서 참살이를 실천하고 계신 그분의 목소리는 언제나 내게 가슴 따스하게 하고 뭔가 소중한 가치를 위해 나도 기여를 하고 싶게 만든다.

 

망설일 것 없네. 지금 당장 부처로 살게나! 이건 무슨 말인고? 짧은 지식으론 皆有佛性이라곤 하나 오랜 수행을 해서 도달하는 경지가 부천줄 알았는데, 나 더러 우리 더러 본래 부처니 부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부처의 삶이라니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본래 부처라 하면 나 역시도 우리 모두가 부처로 태어났다는 것..천상천하유아독존으로 태어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거룩한 존재, 주체자인 존재, 완성된 존재, 창조적인 존재, 고마운 존재가 바로 나와 당신이란 것이다.

 

인드라망 무늬를 통해 인간을 포함하여 삼라만상이 서로 그물망의 그물코처럼 연결된 존재, 남편은 아내로 인해 만들어진것이고 부모라는 존재는 자식이란 존재가 없고는 존재할 수 없는 관계망, 사찰에 모셔진 응답없는 부처를 섬기는데 급급하지 말고 나와 가장 가까운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지나가는 본래부처들에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란 말을 하면 바로 반응이 오는 영험한 본래부처들에게 더 잘하라는 이야기는 참으로 가슴을 크게 울린다.

부처님 생신날이면 부처님은 더 바쁘다고,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 자기의 희망만 주구장창 기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바로 응답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말이다.

 

조선의 불교는 화엄이 망쳤다고 하는 스님을 본적이 있는데. 화엄경중 선재동자가 나오는 보현보살의 10대 행원을 주제로 실상사의 신자를 대상으로 강연을 한 것을 책으로 옮겼다는데, 그분들이 이를 받아들일 정도라면, 내가 대승불교를 한참이나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소승불교가 맞다는 친구, 오조 라즈니시의 제자였다가 미얀마로 가서 출가를 한 선배도.. 아 미망과 무지몽매에 사로잡힌 나의 아집,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應炳於藥의 처방으로 팔만사천가지의 번뇌에 맞게 팔만사천의 법문을 설하신 석가모니, 응당 세상이 변했으니 그 처방도 달라져야 하므로, 오늘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라 귀에도 쏙 들어온다. 하지만 짧은 실력으로 알아듣지 못하는 대목도 많았지만 그냥 통과.

어렵게만 다가오는 불교의 교리를, 부처님의 말씀을 아주 쉽고 우리 일상사에 견주어 부드럽게 너는 본래 부처니, 망설이지 말고 당장 부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라는 도법스님의 말씀!

 

나는 물론이고 나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태양과 달, 삼라만상의 생명체들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되고, 나부터 미소짓고, 칭찬하며, 다른 사람에게 배우고 싶고, 그들의 존재함으로 내가 존재함을 여실히 깨닫게 된다.

아내라는 부처, 아들과 딸이라는 부처, 부모님이라는 부처, 이웃과 동료들이라는 부처,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라는 부처에 꽃을 바치며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살라는 말씀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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