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사생활 -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비밀
데이비드 월시 지음, 곽윤정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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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기 위한 성장통을 앓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청소년기의 한복판을 건너고 있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엔 그리도 재바르게 일어나든 아이들이 잠꾸러기가 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짜증부터 내는 둘째,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단답형으로만 말하는 큰 아이, 의기소침~~ 하루 이틀이 아니다 보니 이해하고 싶은 마음보다 울컥~ 소리부터 지르는 그릇된 반응을 멈추지 못하는 문제점을 부모 역시도 멈추지 못하고 있다.

부모 역시 그 시절엔 그랬으므로, 그러나 그 시절엔 표출하기보다 참는 것이 미덕이란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부모님들의 눈밖에 나고 부아를 치솟게하는 행동을 했음에도 그것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했던 기억들을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식으로 너네들이 아쉬운 것이 뭐가 있어 하면서 일장 훈수를 두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지나면 다 제자리를 잡을 것이다는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오죽 좋겠나마는 청소년기의 상처 혹은 방황, 아픔을 이기지 못할 경우 그 여진은 평생토록 따라다닐 수도 있기 때

 

영화 써니의 한장면

 

문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역시 좌불안석의 시간이다.

뇌과학을 연구성과를 토대로 청소년기의 문제행동의 원인이 청소년들의 뇌가 성장하기 때문에, 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것이지 아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문제행동을 지적하기 보다 이해하고 기다려주고 더 사랑해주고 픈 마음을 저절로 가지게 된다. 뇌의 CEO역할을 하는 전전두엽, 편도체,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 뇌고학을 통해 밝혀진 10대들의 문제행동의 원인이 바로 뇌의 성장과정에 발생하는 불가피한 문제라는 것을 듣고 보니 크게 안심이 된다.

심리학자이자 오랫동안 고등학교 상담교사로 재직하면서 문제행동을 보이는 청소년과 학부모와 상담하면서 체득한 노하우와 해결사례를 통해 마치 우리 일상에서 겪게되는 자녀들과의 마찰, 문제행동을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의 특성, 부모의 양육태도를 체크할 수 있는 자가 테스트기능, 10대들의 뇌의 변화에 따른 문제 행동의 발생원인을 짚어주고 대표적인 10대들들의 문제행동인 게임중독, 술, 마약, 섹스, 우울증, 섭식장애, 강박 장애, 과잉행동장애 등  우리 아이들과는 상관없다 싶은 문제지만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문제상황과 그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교육으로 일찍 자고 싶어도 잠들지 못하지만 태생적으로 아이들의 활동주기, 호르몬 분비가 달라져 올빼미형으로 생체리듬이 바뀌게 되어 늦게 잠들고 아침엔 일어나기를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남아와 여아의 문제행동 차이가 호르몬 차이에서 비롯된 다는 것도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지적 단초를 얻을 수 있게 한다.

 

청소년기엔 급격한 신체변화, 정서의 강도가 강렬해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그들에게 영향을 행사하는 대상이 부모에서 또래 친구로 변하고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 자기 정체성을 찾는 네가지 근본 변화를 겪게 된다. 뇌와 호르몬이 자신도 모르게 이상행동을 하게 만들고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르고, 부모님이 하는 모든 잔소리에 울컥 반응하고 싶게 만드는데 부모가 이러한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한순간의 실수로 평생 지울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되는 경우도 많지 않을까.

 

나 같으면 도저히 그냥 넘어가지 않는 문제행동에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들을 보니 나는 문제부모임에 분명하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양반이지,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과의 의사소통법, 관계맺기, 지도하기, 사랑하기, 이해하기를 제대로 익혀서 내가 그 시절에 부모님들에게 희망했던 그것들을 떠 올리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들도 어찌할 수 없는 성장통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지운다.

 

그래도 다행이다. 아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발달과정에, 호르몬의 분비로 그들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어른인 우리는 아이의 문제행동으로만 보고 따스한 말보다는 몰아대기만 했다. 미안하다. 억울한 마음 100번도 더 들었겠다는 이해를 하게 만드는 책이다.

10대들은 뭐가 그렇게 불만인게야?, 왜 그렇게 욕을 많이 하는 거지?, 왜 내 말을 자꾸 오해하는 걸까?, 왜 위험천만한 행동을 할까?, 왜 웃었다가, 울었다가, 짜증부터 내는가? 왜 부모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할까? 왜 밤엔 안자고 아침에 못 일어나는 거야? 도대체 이해가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이 그 원인을 명쾌하게 밝혀준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그들의 행동이 눈꼴 사나와 죽겠다는 부모들이나 청소년을 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10대들이 억울해하는 원인"을 명쾌하게 밝혀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비로소 아이들의 문제행동, 반응과 변화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는 자녀에게 한없는 사랑을 주지만 자녀도 그만한 선물로 보답하고 있다.
사랑할 기회를 준다는 것은 그 자체가 너무나도 소중한 선물이며 만약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인생이 너무 비참할 것이기 때문이다." 벤 자이언.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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