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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가 살고 싶은 국가는 또 무엇인가? 그런 국가를 다스리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국가와 정부를 혹은 정권을 동일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국가주의 국가관, 자유주의국가관, 진보주의 국가관.. 이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참으로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구체화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미일관하게 정리가 된 책이다.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홉스, 마키아벨리, 마르크스, 애덤 스미스, 칼 포퍼, 하이에크,소로우 등의 다양한 사상가들의 고전을 두루 섭렵하게 된다.
정의와 복지국가 논쟁이 뜨겁다. 2012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에 대한 논의도 뜨겁기 그지없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결선투표제가 없는 제도하에서 진보진영의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로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국가관을 가진 그들이 하나의 당으로 통합하는 것이 능사인가? 아님 정책 연합이 더 좋은 것인가. 독자노선과 통합노선의 차이, 최근 진보신당 창당의 주역인 심상정, 노회찬씨가 대통합을 주장하며 탈당을 했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논의가 진행중이다.
바람직한 국가, 정의로운 국가란 무엇인가? 사람마다, 국가관에 따라 달라진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시각차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말하는 대목이다. 신념윤리에 따르면 자유주의 국가관을 가진 정치세력과 진보세력이 독자적인 당으로 독자후보를 내는 것이 옳지만 책임윤리에 따르면 당대당 통합은 아닐지라도 보수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 연대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논리다. 대중의 심리 역시 자신의 사상과는 다른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경향도 이와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혹자는 저자의 사상적 한계를 말하기도 하고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한 입론에 불과하다고 평하기도 한다.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이념형 보수인 국가주의 국가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당내 후보경선시에는 좌클릭을 하지만 실제 선거에선 우클릭을 하게 된다고 한다.
2012년 대선 예비후보자중 독주를 계속하고 있는 박근혜의 경우도 시류에 따라 강경보수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복지논쟁, 세종시 수정안 같은 사안에선 여당내의 야당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이 향후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으로 보인다.
지식 소매상이자 현역 정치인이기도 한 유시민은 후불제 민주주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통해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지만 과연 그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만큼 그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막연했던 국가란 무엇인가, 복지국가, 정치인들의 윤리, 그들의 시각차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만들어준다.
이미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결정되어버린 국가, 과연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자체 선거 참여만으로 우리가 원하는 국가를 선택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우리가 원하는 국가는 과연 어떤 국가인지? 아직도 우리에게 풀지 못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