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수다 - 진보에 홀린 나라 대한민국을 망치는 5가지 코드
조우석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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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대로라면 나는 이 나라의 앞날이 두렵다!" 맞는 말씀이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하다.
이런 말은 보수주의자의 입만이 아니라 진보주의자의 입에서도 들린다. 누구도 내 잘못이다란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모두가 네탓이다이라고 한다. 저자가 마치 진보가 다수파이고 보수가 소수파로 전락하여 헤게모니를 진보가 잡은 것인양 엄살을 떠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하진지만 그들의 시각으로 보면 보수의 목소리가 조중동을 중심으로 하는 구 미디어엔 말발이 서지만 뉴미디어인 블로그, 카페, SNS에선 신통치 않아 젊은 층으로부터 이반된 현주소를 지극히 두려워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편일률이 되어선 곤란하다. 새가 좌우 날개로 날듯이 인간 사회에도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양날개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그 어느 나라보다 중도 보수, 중도좌파, 중립을 시류에 따라 표방하는 정치인이 많아서인지 나는 보수다란 검색어로 검색하니 새는 좌와 우날개와 몸통으로 난다고 중도를 강조하는 글도 보인다.

 

공이 크다고 해서 과에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현대판 파라오라던 무바라크가 시민혁명으로 법정에 섰는데 방청객의 돌발적인 위해행위를 막기 위해 그와 그 아들이 철창으로 보호된 공간에서 심문에 응하는 모습을 오늘 아침 뉴스에서 보았는데 그는 그의 범죄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보수가 위정자들이 지난 날 범한 불법행위에 대해 갖는 태도가 아닐까?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 소장의 나는 대한민국 보수다란 한겨레 칼럼(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87919.html)의 “결과가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란 말이 나는 보수다란 책에 적용되는 말이다. 저자의 주장에 일견 공감이 가는 면이 많지만 결과가 좋으니 덮어두자.  국부라고 숭앙하는 이승만 대통령과 전쟁영웅 백선엽을 부각시키려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그들의 시도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저자가 대한민국을 망치는 다섯가지 코드로 진보진영의 5가지 고질병으로 진보와 리버럴이란 신기루, 백안시와 부정 일변도의 역사 허무주의, 반기업 심리와 부에 대한 적대감, 내출혈을 반복하는 과도한 이념분쟁, 신라이후 우리를 지배한 오래된 질병 근본주의 DNA를 들어서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과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부분부분 저자의 지적에 공감이 가는 바가 전무하지 않지만 진보진영에 근본적인 문제점 모두가 진보의 문제인가, 아니면 원인제공자가 보수라는 점에 대해선 얼버무리지 않았나 싶다. 어떤 점에선 진보의 시각도 보이고 어떤 점에선 보수의 시각이 혼재되어 있다.

그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빛나는 역사는 세계 10위 이내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탁월한 지도자 박정희의 허물을 지적하고 흠집내기는 그만하고 우리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갖자고 이야기한다.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나 해방전후사의 인식, 비판적 시각으로 쓴 역사서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고 우파의 시각으로 쓴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등의 책을 높이 사고 있다. 그런 점에선 보수와 진보의 양분론에서 탈피하고자 이책을 썼다는 그의 의도가 모호해진다.

 

어느 사회든 비판적인 지식인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마치 있어서는 안될 존재처럼 간주해서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까? 반기업정서는 국민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문제를 있게 만든 정경유착의 고리, 부정부패, 탈법행위, 강부자 고소영이란 신조어를 만든 MB정부의 인사문제 등에 대한 해결없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이념논쟁의 뿌리는 실로 깊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아직도 사상의 자유가 온전하게 보장되지 않는 것이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는 나라다.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아직도 보수가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고 보수가 유발하는 이념논쟁도 너무나 많다.

송시열의 의리 명분에 입각한 소중화, 조광조의 도덕주의, 중국 대륙에 불교가 들어가든, 맑시즘이 들어가든 중국화된다는데 우리는 유교, 불교, 기독교든 모두 근본주의의 틀에 갇힌 꼴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공감이 간다. 한문만 보더라도 중국은 간체 등으로 간소화한 반면에 우린 당나라가 쓰던 한자를 아직도 사용한다, 공자 문묘제례의 전범을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배워갔다는 소리도 들리는 것을 보면 변화를 거부하는 우리의 DNA가 강하긴 강한 모양이다.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존경하는 인물을 조사했는데 1위가 김구주석, 저자는 김구를 존경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나라를 세운 국부 이승만이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경제강국으로 발돋움시킨 일등공신 박정희대통령이나 전현직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의원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림형제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쥐를 쫓아준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 그들의 미래인 아이들을 잃어버린 주민들처럼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허물어뜨리는 근본이 진보 혹은 좌파에게 있다고. 그리고 춘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을 옹호하는 대목에선 뉴라이트의 잔상이 보인다. 일제가 한반도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는 그 역사관을..과거사 청산에 대한 그의 부정적인 입장도 이해할 수 없다. 용서를 하든 처벌을 하든 진상만은 규명해야 하지 않는가? 물론 과거사의 상처를 들추어 덧나는 문제점도 있다하더라도. 과거사 청산을 반대하는 이유가 상처가 덧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구린내가 나는 과거가 더 두려운 것이 아닐까?

 

보수의 입장에서 유구하게 내려온 진보에 대한 시각은 대한민국을 혼란스럽게 하고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다급해지면 너 빨갱이지라고 낙인만 한번 쾅 찍으면 만사형통인 시대가 있었다.(물론 지금도 그것에서 온전하게 놓여나지 않았지만).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우리 몸안에 내재된 근본주의 DNA는 기층에서 심어준 것이 아니라 주류가 심어준것이 아닌가.

이대로라면 나는 이 나라의 앞날이 두렵다!" 맞는 말씀이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하다.
보수가 대한민국의 중추세력으로 길이길이 존재하려면 과거사의 잘못에 대한 인정과 고해성사가 필요하고 반기업정서, 부에 대한 거부감은 국민이 아니라 원인제공자가 과오을 인정하고 깨끗해지는 것이 해법이다.  MB 집권후 기독교 근본주의가 급부상하고 있어 근본주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시각은 극과 극이다. 그리고 쟁점에 대한 시각도 극과 극이다. 이는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엔 보수와 진보가 모두 필요하다. 어느 시각도 절대선은 없다.
무상급식, 4대강 살리기, 반값등록금, 주한미군, 통일 등 어떤 문제도 원만한 합의에 의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4~50년대, 7~80년대의 틀로 21세기의 오늘을 살아갈 수는 없다. 진보든 보수든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시대가 요청하고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


출발선부터 삐그덕거렸던 대한민국의 현대사, 빛나는 영광의 역사, 오욕으로 점철된 과거사 모두가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보수만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아니라 진보도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남북으로 갈라지고 좌와 우, 지역으로 갈라진 대한민국이 우리모두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는 첫걸음이 아닐까?

 

보수는 진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진보는 보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를 한걸음 더 이해하기 위해 나는 보수다라는 책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보수가 집권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진보가 집권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가 아니다. 진보냐 보수냐를 선택하는 것은 얼마나 집권세력이 국민을 행복하게 했는지 불행하게 했는지에 대한 평가요 선택이므로.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아직도 대한민국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것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다.

진보의 시각에서 대한민국을 망치는 보수의 5가지 코드는 무엇일까?

 

저자의 생각에 100% 공감하지 못하고 역심이 드는 나는 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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