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
리처드 J. 라이더 & 데이비드 A. 샤피로 지음, 김정홍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
인생 아흔이면 절반쯤 왔는데 나는 무엇을 깨달았는가?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여행가방을 다시 싸고 있는가, 싸야만 하는가?, 가방을 다시 싼 적이 언제였던가. 이 책이 말하는대로 장소, 사랑, 일, 그리고 삶의 목적에 부합되는 삶을 살아왔던가? 성공에 매달렸는가? 성취에 주안점을 두었는가? 끊임없는 질문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나의 머리를 울렸다.
지나간 시절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불혹의 시점에 읽었던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스티브 도나휴지음, 김영사펴냄, 1 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나침반을 따라가라, 2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3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 4 혼자서, 함께 여행하기, 5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지기, 6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처럼 지금 나에게 시의적절한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아프리카 여행시 딕이 여행가방에 가득 담긴 소지품을 자랑하자 마사이족의 족장 코에이가 딕에게 한 말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가?”
여행을 가면 짐을 이것 저것 챙기다 보면 너무 많아서 여행길이 아니라 고생길이 된 기억은 없었던가? 아니면 정작 중요한 것은 챙기지 않아 당황했던 기억까지도~ 지리산에 올랐을때 요리도구가 없어서, 썬크림을 가져가지 못해 호주의 직사광선에 무한정 노출되어 적인종이 되었던 기억까지~ 힐러리가 아시아를 방문시 질문을 받은 당신은 소를 몇마리나 갖고 있는가?, 컨설턴트가 카리브해의 어부에게 사업을 하자고 했을때 거절하며 던졌던 어부의 말~ 대한민국의 직장인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아프리카 여행이라~ 부정적으로 보지말고 긍정적으로 보란 말이야란 천사의 목소리도 울리지만, 일에 사로잡혀 사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지금 다시 꾸리고 싶어도 꾸릴 수 없는 사람은 없을까란 의문부호까지~ 그래도 짐을 다시 꾸리려고 시도는 해야 한다는 위로의 말까지 우루루 몰려나온다.
나 역시 지금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고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짐을 다시 싸야 하는 시점이다(이런 된장, 신자유주의가 뭐간데~ 나는 물론이고 이미 많은 동년배들이 새로운 짐을 억지춘향격으로 싸야하는가? 욕지기가 나온다. 변화무쌍한 시대, 타의가 아니래도 자의에 의해 다시 짐을 꾸려야하는 빈도가 점점 잦아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나는 내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과연 내 인생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인생의 아침 프로그램에 따라 인생의 오후를 살 수는 없다. 아침에 위대했던 것들이 오후에는 보잘 것 없어지고, 아침에 진리였던 것이 오후에는 거짓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11p
다시금 묻는다.
'나의 가방 안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
' 이 모든 짐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가?'
바람직한 삶의 공식
자신이 속한 곳에서 place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며 love
삶의 목적을 위해 purpose
일을 하는 것 work
이 질문을 핵심골자로 준비를 하는 방법(많이 웃고,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 인생의 동반자인 친구의 중요성 등등)과 짐을 꾸리는 요령, 짐을 꾸린 이후 여행을 떠나서 다시 갈등하게 되는 국면에서 대처하는 자세 등등에 대한 가이드와 실사례를 통해 중년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하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그러나 쉽지만 않다. 이미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곡예단에서 코끼리를 길들이는 방법에 길들여져버린 신세처럼, 쓸데없는 짐조차 내려두기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환경과 관계에 익숙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앞서고 있으므로.
참으로 잘못 생각하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싶다. 성공해서 행복하다고, 행복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IMF를 거치면서 더더욱 위기의식에 사로잡히고 급변하는 환경에 주눅들어서.. 사랑이나 삶의 목적보다는 일이 최우선인 생활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이 꽃중녀의 현실 아니었던가?
딕을 만나서 세번이나 인생의 여행가방을 다시 싼 저자처럼 나도 두려움없이 나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짐을 꾸려야 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다. 장소, 사랑, 일, 삶의 목적&목표가 조화되는 여행가방을 꾸리기 위해 지금부터 나를 다시 바라보고 쓸데없이 지고 있는 짐을 하나 둘 덜어내고 단출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들로 여행가방을 가볍게 꾸리고 싶다. 인생이란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일보다는 사랑과 관계 그리고 목표에 부합하는 여행길을 떠나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의 경험담을 전하여 용기충천케하는 사람이고 싶다.
선택의 기로에 선 중년, 인생의 방황기가 아니라 인생의 황금기라는 것을, 그래도 선택지가 남아있고 인생의 여행가방을 다시 꾸릴 수 있는 내공이 쌓였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울림이 강하게 메아리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