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 타인과 함께 하는 가장 이기적인 생존 전략, 포용
정현천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이 책의 논지를 제대로 설명해주는 EBS 지식채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종 다양성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바나나의 슬픈 역사와 현실을 말해주는 파나마병,  전세계 유일의 1종의 바나나를 중남미 국가의 국토의 80% 이상에 단작 플랜테이션 재배를 하던중 발병한 파나마병으로 바나나 전멸.. 이후 새로운 종을 동일한 방식으로 재배하면 어디서나 변종 파나마병 발병.. 대만에서도 그런 일이..왜 야생 조류는 조류독감의 피해를 덜입고 닭은 모조리 살처분해야 하는가.. 구제역의 경우도 멧돼지와 집 돼지, 소의 차이..인간이 지구에 끼치는 엄청한 해악을 다시 보는 것 같다. 여배우들이 육식의 종말을 보고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데..

(파나마병 관련기사 http://news.donga.com/3/all/20101002/31555524/1, 이효리가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음)

아즈텍 개미와 트럼핏이란 나무의 공존, 크로포토킨의 만물은 서로 돕는다(상호부조론), 최재천교수의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통해 접했던 내용이지만 식물과 개미의 상생의 이야기는 언제나 신비롭다. 한낱 미물도 생존을 위해 서로 손을 잡는다는데. 왜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은 소수자를 배척하고 나와 조금 다른 것을 배제하려 하고 오늘도 리비아에서, 바레인에서 서로에게 총질을 해대는지. 포용이란 단어는 그곳에서도 필요하지만 한반도에 더 필요한 단어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다. 지구의 역사,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힘세고 강한 동물이나 부족이 오래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하고 다른 존재들과 잘 어울리고 서로 도왔던 종이나 부족이 오래오래 존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변화다단의 시대, 현대인의 생존경쟁을 포용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본인이 다년간 읽은 100여권의 책들에서 추려낸 이야기를 골격삼아 한권의 책을 내놓은 저자의 내공에 절로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 인문, 고전, 경제학, 자기계발서를 두루 관통하는 지혜가 한권의 책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 국가에 이르기까지 포용을 화두로 삼는다면 오늘과 다른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 정도로 논리정연하고 구체성을 띠고 있는 책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만든 시사토론회에선 단 한번의 속시원한 해결법을 도출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못하는 대한민국, 남과 북, 노동자와 자본가, 여와 야, 성소수자, 외국인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장애우..다수가 아닌 소수도 그 나름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그 목소리를 정책에 잘 반영해주는 나라..포용력 있는 기업, 하이브리드의 시대..

 

그 시대를 관통하는 생존해법이 바로 포용이란다. 포용하라. 그것은 바로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에서 시작된다.

포용하라. 포용할 줄 아는 자가 오래 살아남는다.

 

 

 

인류학자 레너드 쉴레인의 "자연의 선택, 지나 사피엔스"中 8퍼센트 이론

어느 호모사피엔스 집단이든 네가지 독특한 인간 고유의 형질이 출현하며, 이 각각은 이상하게도 항상 남성의 8퍼센트라는 안정수위 근처를 맴돈다고 합니다. 그 네가지는 동성 선호, 색맹, 왼손잡이 그리고 대머리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8퍼센트인지에 대한 설명이 그럴싸합니다.

8퍼센트는 대략 12명중 한명의 비율입니다. 원시 수렵채집 사회의 전형적인 규모를 추정해보면 아기, 어린이, 청년, 장년, 노약자를 포함하는 최적 집단의 인구수가 100~150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각 부족 안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냥꾼집단(수렵대)은 8~12명의 혈기왕성한 남성들로 이루어졌을 것이고, 그 수렵대 안에서 한명의 비율이 곧 8퍼센트라는 것입니다.

그중 동성 선호자인 게이는 부양가족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집단 내의 갈등을 해소하고 어머니들과 아기들의 입에 더 많은 고기를 넣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색맹은 동물이 지닌 최고의 방어수단 중 하나인 자연환경에 섞여드는 보호색을 무력화화합니다. 그러나 색맹인 사냥꾼은 수렵대의 다른 구성원들보다 쉽게 보호색의 외투를 입고 있는 동물을 알아본다고 합니다.

왼손잡이의 존재이유는 금방 이해가 됩니다. 만약 열두명의 무리 중 한 명이 무리의 오른쪽으로 접근하는 (또는 달아나는) 물체를 잘 볼 수 있다면, 왼손으로 오른쪽을 향해 아주 정확히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왼손잡이가 없는 집단에 비해 사냥 성과가 평균적으로 뛰어났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머리 사냥꾼은 겁 많은 먹이가 도망치기 전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냥꾼들보다 약간 더 유리했습니다.

이 8퍼센트 이론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검증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이론은 대부분의 평균적인 구성원들과 다른 점이 있는 존재를 포용함으로써 원시 수렵집단이 확보할 수 있었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강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 :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정현천지음, 리더스북펴냄) - 2장 당신은 세상을 열려 있는가의 머리말..76쪽


"변화를 거부하고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모든 것들은 이미 사라졌고, 반드시 사라질 것이다."

 

포용력을 기르는 덕목



  1. 자아확장- 나를 좀 더 넓게 정의하자!
  2. 역지사지-상대의 불편과 불만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라
  3. 경청과 관찰- 다양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기술
  4. 여유와 기다림 - 잠재력이 발현되는 과정을 즐겨라.
  5. 호기심과 회의 - 확실하지 않은 모든 것에 대해 회의하라.
  6. 능동성과 유연성 -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라
  7. 재분류 - 창의적 사고의 출발점
  8. 군것들-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의 재발견
  9. 뒤섞기-따로 떨어져 있을때 보이지 않던 잠재력을 끌어내라.
  10. 나를 포용하기 -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속박이 있기에
나는 날 수 있다.
슬픔이 있기에
높이 뛰어오를 수 있다.
역경이 있기에
나는 달릴 수 있다.
눈물이 있기에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마하트마 간디 317쪽

 

'협상을 잘하는 사람은 자기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까지 고려해서 양쪽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협상의 첫걸음은 상대방을 알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나와는 다른 욕구가 있음을 알고 양자택일의 이분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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