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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뇌는 우리가 사고하는대로 바뀐다.
영화의 한장면, 작가의 체험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데이브, 멈춰요, 멈추라고요, 멈춰요, 데이브 멈추라고요"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마지막 장면의 슈퍼컴퓨터 할의 절규
'나 역시 느낄 수 있다. 지난 몇년 동안 나는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가 어설픈 솜씨로 나의 뇌를 손본 것은 물론 신경 회로를 재배치하고 기억을 다시 프로그래밍한 것 같은 불편한 느낌에 시달렸다.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나의 생각은 아직 꺼져가는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이전 같지 않다. 이런 변화는 무엇가를 읽을 때 가강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나는 책이나 긴 기사에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의 사고력은 일부러 꼬아놓은 서사 구조나 논거의 변화 등을 쉽게 따라갈 수 있었고, 수시간 동안 긴 산문 속을 헤매고 다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늘어서는 좀처럼 그러기가 쉽지 않다. 한두 쪽만 읽어도 집중력이 흐트러기지 시작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문맥을 놓쳐버린다. 그러다 곧 다른 할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나는 다루기 어려운 뇌를 잡아끌어 다시 글에 집중시키려 애쓴다. 예전처럼 독서에 집중하던 행위는 어느 새 투쟁이 되어버렸다' 19쪽
'나의 뇌는 굶주려 있었다. 뇌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랐고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 수록 더 허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이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싶어 했다. 나는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는 내게 살과 피와 같은 워드프로세서가 되었고 인터넷은 나를 초고속 데이터 처리 기기와 같은 물건으로 바꾸어 놓았다. 나는 마치 인간의 모습을 한 할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이전의 뇌를 잃어버린 것이다.' 36p
영화의 한 장면, 저자의 경험담에 그치지 않고 나의 일상의 한장면으로 스쳐지난다.
ADHD란 단어가 아이들의 학습태도와 관련하여 아주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주의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어떤 글을 읽어도 깊이, 집중하여 읽지 못하게 됨은 물론이요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점점 변해간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살아라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간다.
인터넷과 인간의 뇌, 사고의 문제, 독서 등의 문제와 연관시켜 심각성을 제기하는 니콜라스 카의 주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뇌는 우리가 사고하는대로 바뀐다.
"신경조직은 매우 놀라울 정도의 가소성(유전자가 지닌 정보가 특정 환경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변화하는 정도)을 지니고 있다."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부 또는 내부로 갛지는 힘이나 긴장은 이 구조를 처음과 다른 무언가로 변화시킨다." 윌리엄 제임의 심리학의 원리 43
신경조직과 마찬가지로 뇌 역시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 성인의 뇌는 단순히 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잘 변한다고 한다.
니체가 시력이 나빠져 집필활동을 못하게 되었으나 타자기를 사용하면서 저술활동을 재개했는데 니체의 글이 변했다고 한다.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글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한다.
지도와 시계의 발견으로 방향을 찾아가던, 시간을 알아채던 능력이 사라지고 도구 혹은 기술에 의존하게 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인간의 이기를 위하여 개발한 것이 뒤집어 보면 인간이 그들에게 지배를 당하고 있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휴대폰이 일반화되면서 우리는 친구나 가족의 전화번호를 외우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아니 잃어버렸다기 보다는 그 능력을 휴대폰에게 넘겨주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기술의 네가지 종류
1.우리의 자연적 능력을 보완하거나 극대화시킴 - 쟁기, 바늘, 전투기
2.우리의 감각을 더욱 민감하게 만듦-현미경, 확대경, 가이거 계수기 등
3.우리가 필요나 욕망에 더 충실하도록 자연의 모습을 바꿔놓는 것 - 저수지, 유전자변형 옥수수, 피임약 등
4.정신적 능력을 확장시키거나 그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도구들 즉 정보를 찾고 분류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노하우와 지식을 나누기 위해, 측정하고 계산하기 위해, 우리 기억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들- 지도와 시계 등
우리는 정말 똑똑해졌는가?
인터넷은 기술중에서도 시계와 지도에 가까운 기술이나 그 파급력은 어느 한 능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이라 그 여파는 훨씬 크다 아니할 수 없다.
구글로 대표되는 인터넷,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 스마트폰, 킨들과 같은 전자북리더기..
어느 조사에서는 인터넷 상용화에 따라 IQ지수가 상승했다는 발표가 있으나 오히려 특정 영역에서는 지수가 하락하였다고 한다. 검색만 하면 원하는 자료와 정보를 바로 찾을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지만 논문을 쓸 경우 인용하는 논문의 가지수는 오히여 줄었다고 한다. 깊이 있고 폭넓은 독서는 물론이요 연구도 폭이 좁아졌다고 한다.
이 책은 문자의 사용,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 개발, 책의 보급확산,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지식의 발전, 그리고 이에 수반되었던 뇌의 변화란 뇌과학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구글의 북서치 서비스의 역기능을 강하게 지적한다. 사람의 뇌에 가까워지려는 인공지능, 구글의 검색엔진의 가능성과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정보나 자료, 지식을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찾아낼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내가 직접 아는 것은 점점 줄어들고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지식만 늘어간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인터넷에서 멀어지고 SNS사용, 메일 사용을 극도로 자제했지만 금새 옛날의 생활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바이올린 연주자, 피아노 연주자의 뇌가 변한 것처럼 하루중 다수의 시간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보내는 사람들의 뇌는 니콜라스 카가 우려하는 것 이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을 경험하고 현재도 사용하는 입장이고 보면 그의 문제제기에 지지의 박수를 보낸다.
인터넷, 스마트폰, 이메일, SNS에 대한 의존도가 아주 높은 사람들은 강박관념이 생기는 것 같다.(경험상) 누군가와 언제나 연결되어 있고 싶은 욕구, 그 상대방의 현재의 상황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져 일주일 내내 그들의 손아귀에서 놓여 나기 힘든다.
회사 일을 하다가도 네이트온을 사용하고 문자를 확인하고 카카오툭을 하고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에 자신의 일상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게 되는 기술의 효율적인 사용이 아니라 그 기술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움직이느라 정작 자신에 대한 생각. 깊이 있는 책읽기는 물론이요 심층적인 사고하기란 점점 어렵게 되는 것은 물론이요 그런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뇌도 변하게 되어 이전과 다른 뇌로 변한다는 것이 니콜라스 카가 천착하고 있는 문제다.
편리해지고 지식의 격차를 줄여 준 것은 틀림없지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가 되어버린다면 구글의 의도대로, 특정 미디어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면 그 미래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는데 그런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인터넷, 스마트폰의 과잉 사용이 불러일으킨 문제라고 하니 그 사용빈도, 사용시간을 줄이고 어떤 책이든 깊이 읽고 심층적인 사고를 하는 시간을 늘려야겠다.
책에서 밑줄긋기
'완전한 구어 문화에서 사고는 인간 기억력의 지배를 받는다. 지식은 기억해내야 하는 무엇이며, 기억해내는 대상은 머릿속에 품고 있는 것 내에서 가능하다. 인간이 문자 없이 살았던 수천년 동안 언어는 개인의 기억 영역에서 복잡한 정보를 저장하도록 하고 말을 통해 이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기 쉽도록 진화했다. 89p
책의 강점
'모래가 묻을 걱정 없이 해변에 들고 갈 수 있다. 졸다가 바닥에 떨어뜨릴 걱정도 없이 잠자기 전 침대로 들고 갈 수 있다. 커피를 쏟을 수도 있고 깔고 앉아도 무방하다. 테이블 위에 읽던 페이지 그대로 두어도 관계없고, 며칠 뒤에 다시 집어든다 해도 당신이 마지막으로 남겨둔 그 상태로 있다. 콘센트에 꽂아야 하거나 배터리가 나갈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또한 종이에 검은색 잉크로 찍힌 문자들은 깜빡이는 스크린 위에 여러 개의 픽셀로 만들어진 문자보다 읽기가 편하다. 온라인에서는 잠시만 읽어도 눈의 피로를 느끼지만 책으로는 수십 장 또는 수백 장을 읽어도 끄떡없다. 책장을 이리저리 넘기는 일도 간편하고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들의 말을 빌리자면 사용하기도 더 쉽다. 가상 페이지와 비교해 진짜 책장은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넘길 수 있다. 또한 책 모서리에 메모를 할 수도 있고 감명 깊게 읽은 부분에 밑줄을 칠 수도 있다. 책 앞면에 저자의 사인을 받을 수도 있다. 책을 다 읽으면 책꽂이에 꽂아 빈공간을 채울 수도 있고 친구에게 빌려줄 수도 있다. 151p
'구글은 신도 악마도 아니며, 구글플렉스에 검은 그림자가 있다면 이는 그 장엄함에 따른 망상일 따름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들이 불안한 이유는 그들이 창조주보다 한발 더 나아가 사고할 수 있는 놀랍도록 멋진 기계를 창조하려는 소년 같은 열망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이 같은 열망을 가지도록 한 그들의 인간 사고에 대한 이해 수준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259p
'우리의 뇌는 망각에 익숙해지고 기억에는 미숙해진다. 웹의 정보저장에 대한 높아지는 의존도는 사실 저절로 계속되고 저절로 증폭되는 순환고리의 산물이다., 인터넷 사용으로 생물학적인 기억 장치에 정보를 저장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면서 우리는 피상적으로 사고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터넷의 광활하고 쉽게 검색 가능한 인공지등에 더더욱 의존하게 된다.
뇌의 변화는 우리 의식의 좁은 반경 바깥에서 자동적으로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283p
문화는 구글이 묘사하는 대로 '세계 정보'의 집합 그 이상이다. 이는 이진법으로 축소되고 또 인터넷으로 업로드할 수 있는 것 이상이다. 그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문화는 모든 세대의 구성원의 마음속에서 새로 수정되어야 한다. 기억을 아웃소싱하면 문화는 시들어 간다. 28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