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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불 - 휴먼에너지,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
정지훈 지음 / 열음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PC통신과 인터넷의 경쟁에서 PC통신이 참패한 이유는?이란 질문을 하고 받았던 기억이 난다. FREE, 유료의 차이를 근거로 드는 사람도 있었지만 폐쇄형과 개방형의 차이라고 확신하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멈추면 죽는다는 말이 인터넷 업계처럼 피부로 느껴지는 분야는 없는 것 같다.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유형의 사이트,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고 어제의 1등이 오늘도 1등이 아닌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 바닥에서도 놀아도 급변하는 기술, 서비스를 모두 이해하고 따라가기도 버거운 판국에 미래를 내다볼 혜안을 가졌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이컨셉&하이터치(http://health20.kr)란 블로그에 연재한 라이프로그중 공통의 주제인 것들을 엮어 펴낸 제4의 불의 저자인 파워블러거 정지훈소장은 다재다능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의사, 의공학자, 프로그래머,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가진 드문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하나에 능하기도 어려운데 다방면을 두루 섭렵하는 그의 박학이 부럽다.
불, 전기, 원자력에 이은 제 4의 불로 휴먼에너지를 말하며 인터넷과 웹 2.0이 몰고 올 오늘날의 변화는 물론이고 개인, 미디어, 산업, 의료산업, 지식산업에 불러닥칠 미래의 변화의 파급효과를 제시하는 책이다.
불의 변화가 인류사를 급변한 것도 사실이겠지만 몸짓-언어-문자, 그림과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의 발달(그림문자-죽간, 점토판-종이-컴퓨터, 인터넷, 모바일)이 저자가 말하는 변화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지식의 총량이 배증하는 기간이 점점 더 단축된다는 것만 보아도.
어느 책에서 본 인체의 구성물질이 별의 구성 성분과 동일하고 인체를 구성하는 뉴런 등의 수는 천문학적인 단위이고 인간의 에너지를 아인슈타인의 공식 E=MC의 제곱에 대입하면 엄청난 에너지를 개개인이 가지고 있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과 일맥 상통하지 않을까
웹 2.0의 근본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곧 플랫폼이란 말처럼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주체가 서비스 제공 기업이 아니라 공유와 참여의 정신을 발현하는 개개인 모두라는 것이다. 일부 기업에서 사원채용 전형 기준에 트위터 등의 활용지수를 활용할 정도로 개인은 물론이요 기업까지 적극적인 활용을 모색할 정도로 파급력은 날로 커가고 있고 국경의 제약을 뛰어넘은 지 오래요 유투브에 UCC를 올린 사람들중 자고 나면 유명인이 되었다는 말처럼 빅스타가 된 사례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미래시대의 키워드로 롱테일, 오픈소스, 참여와 공유, 실시간웹, 소셜웹을 들고 있는데 증강현실, 클라우드소싱 프로젝트, 모바일도 추가하고 싶다.
인터넷깨나 한다는 사람들 모두의 화두라고 할만큼 눈부신 속도로 우리 삶 곳곳으로 침투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진화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오픈소스의 개념이 인터넷업계에 국한된 사안인 것으로 알았는데 머크의 지적재산권 공개처럼 전통적인 제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했을때 자원봉사자들이 개발한 피플서치,
트위터를 이용한 전세계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협연하는 오케스라 연주, 대한민국 떡볶이 시장 조사 프로젝트, 위키피디어처럼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도 생기지 않는 일에 두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의 참여와 공유의 정신이 휴먼에너지의 본령은 아닐까
레고의 프로슈머 참여형 연구개발, P&G의 R&D 오픈 등을 보면, 리눅스의 확산이유, 구글과 아마존의 오늘을 만든 오픈소스의 위력은 실로 엄청나다.
그러나 이들에 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NHN이나 SK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우려하는 예측을 하는 근거가 바로 오픈소스다.
사람들은 쉽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와는 아주 먼나라 이야기라고, 그러나 달라진 인터넷 환경이 소기업은 물론 동네 가게까지도 잘 쓰면 단숨에 유명세를 타는 업소가 될 수도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수많은 사례들이 국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인센티브가 생산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실험과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소재가 된 인도의 컴퓨터 교육의 성공사례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이, 교육정책,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들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특히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아이들에게 컴퓨터만 설치해 놓았더니 아주 짧은 기간안에 컴퓨터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은 배움은 학교라는 테두리를 벗어나도, 경쟁이 없는 협력학습을 통해서 더 빨리 배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네덜란드의 벤처기업이 개발한 레이어라는 브라우저와 결합되는 서비스들이 연출하는 증강현실이 광고로 그득한 것이 아니라 좋은 기술을 세상을 더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데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과학자가 펴낸 디지털혁명의 미래에서 그려낸 완전 기억 프로젝트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제4의 불이 제시하는 미래의 변화에 뒤쳐지는 사람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흐름에 동참하고 싶다.
노마드의 대명사인 징기스칸처럼 성을 쌓고 문을 걸어잠그는 폐쇄형이 아닌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란 철학으로 무장한 기업과 개인이 성공하는 시대의 화두를 시의적절하게 잘 담아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