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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 파이어 세트 - 전2권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혹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적이 있으세요?
정말 중요한 수수께끼는 오로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충격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그것도 나이가 들어 자연적인 죽음이 아니라 사고나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라면 그 상처는 오랫동안 지속된다.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자신 뿐이란 것을. 외면하려 하지 말고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치유책이 아닐까?
자신과 닮은 꼴 오빠 조쉬가 2년전 가출해 행방불명이 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하지만 열 다섯 소녀 더스티는 오빠는 살아있다고 믿는다.
좌충우돌, 성장통을 겪는 소녀, 오빠가 사라진 충격으로 엄마마저 집을 나가 가정이 무너진 상황!
어떻게 할까?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가슴 아프다. 조카를 잃은 상처를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꽃다운 누님은 명절을 제주도에 보낸 지 두해가 된다. 잊을때도 되었건만, 받아들일때도 되었건만 잘 해준 것보다 못해 준 기억이 더 생생해 아픔이 더 크다.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제3자의 객관화된 생각일 뿐이다.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말하고 잃어버린 소중한 사람이 내게 했던 말을 그대로 전하는 메신저같은 의문의 소년이 나 홀로 집에 있을때 전화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두려움, 공포, 의심, 한편으론 믿고 싶다는 생각이 교차하겠지? 더스티는 그렇게 소년과 연결된다. 의혹과 믿음, 두려움이 동반된 마음으로~
한 밤중, 눈길을 헤치며 소년을 찾아 나선 길에 부딪힌 말총머리를 한 사내와 아들 그리고 사나운 개! 소년에 대한 의혹은 짙어가고 세상엔 소년에 대한 흉악한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다른 동네에서 소녀를 성폭행하고 도망친 놈이래 글쎄, 사납기는 말도 못하는 인간 말종같은 놈이야 정말 조심해, 경찰서 유치장에서도 빠져나간 신출귀몰한 놈"과 같은 류 말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소년을 목격한 사람들의 이야기, 후줄그레한 코트를 입은 소년, 그러나 정작 그 소년을 직접 대면한 사람은 없다. 그의 이름도 얼굴 생김새도 모른다. 그냥 싫어지고 미워진다. 내게 아무런 잘못을 한 것도 없는데. 말이 사람을 잡는다는 말처럼 발없는 소문이 온 동네에 전염병처럼 퍼지면 사람 하나 잡는 일은 일도 아니다.
소년은 용케도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적이 있는 사람들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양이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 나 홀로 산길을 걸어 본 적이 있는가? 전설의 고향이라도 본 날이면 눈오는 날 밤의 시골은 더 을씨년스럽고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귀신이라도 나올것 같은 밤~~
소년은 정형화된 이미지가 없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지만 외형만 보고 소년이라고~
소년과 소녀는 눈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붉은 빛으로 그리고 이상한 열기로 시시때때로 연결된다. 소년이 소녀이고 소녀가 소년이 되는 것처럼~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은 안젤리카, 병원에 입원한 형을 단 한번도 찾아가지 못한 채 이별을 한 사일러스 할아버지, 오빠를 잃은 더스티까지~ 소년은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전령사로 찾아가지만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소년은 실체가 있는 존재가 아니라 상처입은 사람의 마음속에 자라는 무형의 존재자는 아닐까?
상처입은 사람의 생각, 마음먹은대로 자라는 존재, 내가 미워하면 폭력성이 강해지는 존재, 믿고 받아들이면 상처를 어루만져 치유해주는 존재~
성장소설의 대가인 팀 보울러의 책 스타시커와 스쿼시는 청소년의 성장통을 다룬 소설이라면 어린 시절 소중한 사람과 이별한 소년 소녀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프로즌 파이러를 세상에 내놓은 것 같다.
이 세상에서는 결코 결백할 수 없을 거야.
정의가 없는 세상에 결백함이 있을 리 없다. 소년은 자신에게 비난을 일삼는 사람들은 물론이려거니와 그들의 말을 믿는 사람들에게까지 배신당했다.
이제야 소년의 말이 무슨 뜻인지이해가 됐다. 이 일의 쟁점은 결코 성폭이 아니었다. 소년을 파괴시킨 건 사람들의 두려움이었다. 235쪽
거절당한 두려움, 정말로 성폭행한 두려움, 다시 돌아가고 싶은 가장의 두려움이 소년을 파괴하고 외롭게 만든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처를 달래려 아무도 없는 인적없는 눈 덮인 길을 걸을 때 문득 소중한 사람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르면 소년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라!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고 소년이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의심과 두려움이 상처를 덧나게 하리니~
정말 중요한 수수께끼는 오로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해! 어디에 있든 외로운 것이 사람이다라는 노래나 소년의 말처럼. 상처를 이기고 우뚝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