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상처가 나에게 말한다 - 나하고 얘기 좀 할래?
울리케 담 지음, 문은숙 옮김 / 펼침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인간의 심리를 주제로 하는 책을 읽다보면 부지불식간에 머리가 무거워지고 온갖 사념들로 채워지는 것을 보면 나 역시 순탄치 못한 과거의 상처를 한가지 이상은 마음에 담고 살아 온 것의 반증이란 생각이 든다.

이미 일어난 과거의 일에 집착하면서 원한, 회한을 쌓게 되고 부모님이 나에게 했던 그대로 자식에게 상처를 주고, 아직도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독일의 여류 상담심리 전문가가 지은 나하고 얘기 좀 할래?- 어린시절 상처가 나에 말한다에 우리들의 잘못된 심리.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 담겨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좋지 않았던 기억보다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을 더 많이 떠올리게 된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좋지 않았던 불행했던 순간의 기억들을 가슴에 담고 정말 인생의 하등 덕이 되지 않는 자기를 해하면서 살아간다.

이미 발생한 일을 지금 아무리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둔다고 해서 어떤 이득이 있다고..미래에 일어날 일도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기억에 발목잡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이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내면의 아이를 상정하고 내면 대화요법에 의한 훈련을 통해 상처를 치유한 이들의 사례를 제시한다.

정말 안좋았던 일만 어린시절 일어났던가? 그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우리의 기억 역시 세월이 흐르면 왜곡되고 강화되어 외곬이 되어 강하게 각인되지만 실상은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은 쉽게 잊어버리고 좋지 않았던 기억들에 더 많이 집착하는 인간의 심리특성상 그렇게 생각하는 것 뿐은 아닌가?

 

우리가 마음속으로 혹은 가치관중에 좋은 것과 나쁜 것, 바람직한 것과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양분하면 후자는 억압기제가 작용하지만 그것 역시 뒤집어 보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는 여러가지 목소리와 성격유형이 존재한다. 어린시절의 상처와 경험이 여러 형태로 존재하는 내면의 아이를 전제로 저자의 상담사례가 날줄과 씨줄로 엮어 다양한 유형의 심리 치유법을 제시한다.

감독자, 향유자, 내면의 비판자, 중심목소리를 내는 의식된 자아 등 다양한 유형을 제시하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내면 대화요법을 통해 어린시절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읽다보면 머리가 자연스레 복잡해진다.

 

내가 두렵다고 하는 것을 자신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극복못하고 매몰되지만 저자의 주장대로 내면의 아이가 두려한다고 생각하면 그 두려움이 축소되고 내면의 일정공간에 가두어 두는 것, 그리고 이런  내면의 아이를 무시하거나 억누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대화를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내면의 대화법 훈련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조건 긍정하는 YES 훈련법이다.
내가 즐겨 말하는 ~때문에 못해다는 부정적인 사고가 아니라 ~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성장했다는 긍정적 사고처럼 낙천주의적 자세가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란 저자의 생각과 상통한다는 것에 놀랐다.

 

우화로 든 말을 키우는 노인의 이야기는 새옹지마의 이야기인데 독일인의 저자가 인용하니 좀 색다르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오랫동안 상처로 남기도 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가가 갈라진다.


그것 또한 다 지나가리라는 생각, 과거와 화해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생각,  내면의 아이(자신을 두렵게 하고 상처준 존재, 기억)와 대화를 하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의 상황, 이제와서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마음속에 꽁하니 담아두고 살아왔구나란 생각이 드는 대목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미 일어난 과거의 일과 아직 도래하지도 않은 미래의 일에 안달복달하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은가? 과거와 화해하고 인정하는 일은 나에게도 좋은 일이고 부모가 되었다면 자식들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좋은 부모가 되는 길.

과거의 상처받았던 기억이 떠올라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번 시간을 내서 내면의 아이와 대화하는 것은 어떨까


부모님 역시 나처럼 똑같은 아니 더 심한(일제시대, 난리통, 극심한 가난속에서 성장) 상처를 받았지만 우리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희생하지 않았던가를 생각하면 부모님이 내게 준 상처는 정말 모래알처럼 미미하지 않은가?


나하고 얘기 좀 할래?라고 내면의 아이는 아주 오랫동안 나에게 말을 걸어왔지만 나는 무시하고 억제하려고만 한 것이 오히려 상처를 더 키운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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