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 초개체 생태학
위르겐 타우츠 지음, 헬가 R. 하일만 사진, 최재천 감수, 유영미 옮김 / 이치사이언스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출처 : http://imagebingo.naver.com/album/image_view.htm?uid=kgg1004&bno=25024&nid=13897

(꿀벌에 대한 상세한 설명제공)


클로버 꽃에 내려 앉은 똥벌(침이 없는 벌)을 잡거나 꿀벌을 잡아서 침을 뽑으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땅벌(땡비)과 말벌은 공포의 대상이다. 이맘때쯤 벌초하러 가서 벌에 쏘여 사망한 기사도 많이 나오고 온난화의 영향인지 말벌이 크게 늘어 도심에서도 말벌 소동이 벌어진다.
시골에선 분봉 나온 벌을 받아 기르는 것은 큰 행운이며 시골에 가면 벌들이 깃들 벌통을 산의 양지바른 곳에 채비해 두어 깃들기를 기다린다.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꿀벌의 종류는 모두 9종, 유럽, 아프리카엔 단 1종, 아시아에 나머지 8종이 살고 있단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벌,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하는 토종벌이나 양봉이 원인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근심어린 뉴스가 들린다. 휴대폰 사용 증가가 원인이라고도 하는데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어찌보면 환경오염이 주 원인이란 생각도 든다.

아인슈타인은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년정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꿀벌이 없으면 수분도 없고 식물도 없고 동물도 없도 인간도 없다. ..."

 4년이란 시간이 다소 과장된 말로 들릴지라도 벌이 모두 사라지면 벌이 수분을 하는 식물과 농작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이를 먹이로 살아가는 동물은 물론이요 인간마저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는 우리가 보고 싶어도 보지 못했던 벌집 안의 세상을 담은 사진과 단순히 꿀벌이나 개미는 사회적 동물이라고만 단편적인 앎의 세계를 넓혀주는 아주 생소한 지식과 꿀벌 그들만의 세계를 우리들에게 정밀사진을 곁들여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선생님의 역할을 해주는 책이다. 말하자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읽어도 누구나 꿀벌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꿀벌은 초개체 척출동물, 포유동물이다.?
꿀벌은 곤충이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약3천만년전,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지구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꿀벌은 곤충이었다. 하지만 19세기에 이르러 꿀벌은 척추동물의 지위를 얻는다. 목수이자 양봉가였던 요하네스 메링의 노골적인 비유때문이다. "꿀벌 군락은 하나의 생물이다. 그것들은 척추동물이다. 일벌은 생명유지와 소화를 담당하는 몸이고, 여왕벌은 여성의 생식기이고, 수벌은 남성의 생식기이다." 3p 나아가 꿀벌은 포유동물과 흡사하다.

 수만마리의 벌들이 한집에 살아도 개인주의보다는 군집의 영속성과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누구의 통제나 지시없이도 제각각의 맡은 일을 척척 알아서 해내는 꿀벌들(아마도 꿀벌과 가장 흡사한 개미도 이와 같지 않을까.. 베르나르 베르베르란 작가는 개미를 소재로 정말 재밌는 장편소설을 썼다.) 일벌과 수벌, 여왕벌로 나뉘어지는 벌들의 세계, 새로운 여왕벌이 태어나면 미련없이 일부 무리를 이끌고 기존의 벌집을 떠나는 분봉..알고 있었던 것보다 꿀벌의 세계는 흥미롭고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일벌의 전문직업들
방 청소하기, 유충 방 뚜껑덮기, 유충 돌보기, 여왕벌 수행하기, 수집벌로부터 꽃꿀 넘겨 받기,  꿀 만들기, 커다란 오염물 제거하기, 꽃 가루 다져 넣기, 벌집 짓기, 공기 환기시키기, 경비벌로서 활동하기, 수집벌로서 활동하기, 난방벌, 정찰벌, 경비벌, 주유벌...  이렇게 많은 직업, 역할 분담이 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특히 새세대를 탄생시키기 위한 절묘한 조화, 다양한 수벌과의 생식을 통해 낳은 2세들의 분업, 벌집의 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난방벌의 고투, 거대 침입자(쥐 등)들을 미이라로 만드는 포르폴리스, 먹이가 부족할 시 수벌을 죽이거나 기형인 애벌레를 사전에 처치하거나 분봉나간 벌들을 다시 받아들이지 않는 행위, 밀원을 발견한 수집벌의 원무와 꼬리춤의 신비함(태양을 기준으로 위치를 알려준다는.. 지난 일요일 꿀벌을 소재로한 다큐멘터러리에서도 이 책의 내용과 동일한 주제가 소개됨).. 그 모든 행동이 여왕이나 선임자의 지시나 통제에 의해서가 아니라는 것은 정말 신비하다.

 우리와 아주 가까운 꿀벌,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아주 소중한 일(수분)을 해주는 꿀벌들의 세계엔아주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러나 그 꿀벌들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안타까운 뉴스의 원인이 우리 인간들이란 사실을 직시하고 좀더 꿀벌들을 사랑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