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의 살인 - 제22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 수상작 ㅣ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
아오사키 유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학원 미스터리 탐정물이라고 해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의외의 정공법. 매우 클래식한 탐정물이다.

물론 그 클래식한 측면에 다채로운 캐릭터를 입혀 학원물로서의 매력도 잃지 않았다.

탐정이라기 보단 은둔형 외톨이에 만화광인 전형적인 구제불능의 자기도취 인간인 우라조메 덴마.

사건 해결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서 캐릭터에 대한 친밀감을 쌓기에는 시리즈를 더 읽어봐야 알 것 같다.

전형적인 밀실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고, 3시 3분 부터 3시 15분 사이의 이야기라서 압축률?이 매우 좋다.

이건 딴 소리지만, 오랫만에 매우 좋은(두툼하고 맨질하고 터치감좋은) 종이로 만든 책이었음.

2018.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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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8-08-17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진짜 표지가 좋은데요. 완전 모으고 싶어지는. 아~~~ 참아야 합니다. 😖 집에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아요. 읽고 싶어요 살짝 눌러 보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요 ㅎㅎ

hellas 2018-08-17 02:01   좋아요 1 | URL
저는 시리즈 계속 읽어보려고 해요. :) 짬 나시면 시도해보셔도:)
 
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사랑 사랑 사랑.

그것이 가장 중요한 어떤 것이라면 나는 좀 싫을것 같은데...

사람마다 가치판단이 다르니 그렇다 치고. 그들의 사랑이 너무 솔직하게 직구여서 여름, 스피드 같다고 생각한다.

즉물적인 계절에 스피드를 더하면 사랑인것도 같고.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이 아님이 분명한데도, 스쳐지나가지 않고 바로 보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연결되어 있는 잘 보이지 않는 점선을 예민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이런걸까.

나는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 사실은 나를 자격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 - 13, 컬리지 포크

나는 형을 보면서 형의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그리고 나는 지금 무얼 보는 중일까?
열차를 뚫고 들어오는 빛다발에 눈이 아팠지만 흘러가는 풍경을 그저 바라보았다. 볼 것이 볼 수 있는 것이 오직 풍경밖에 없었으므로 풍경을 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신이 사라진 거리에 오직 풍경만이 남았듯, 기억 속에서라면 서로에게 몰두하느라 풍경이 없는 거리가 더 진실에 가깝지는 않을까. - 143, 라스트 러브 송

어쩌면 사랑은 영원히 정의되지 못한 채 부유하며 말할 수 없음, 으로 남을 지도 모른다. 혹은 그것을 느꼈다, 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소설가는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책 한권을 써내며, 음악가는 선문답처럼 음악을 만들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추며 투박해지는 것에 저항한다. - 187, Auto

2018.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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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의 이상적 도서관
프랑수아 아르마네 지음, 김희진 옮김 / 문학수첩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작가들에게 묻는다. 무인도에 간다면 가지고 갈 책 세권은?
이라는 책.

세권은 너무 적지만, 일단 성경과 셰익스피어전집은 제외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그럼에도 너무 많은 작가들이 그 두 책을 원한다. 그리고 질문의 전제의 비인간적임을 구지 언급하며 세권 이상 고르는 작가가 부지기수다. 하여간 고집쟁이들 ㅋㅋㅋㅋ

대충 떠올려도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이 성경이다. 그리고 돈키호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수상록, 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천일야화, 율리시스, 모비딕, 윌리엄 포크너, 발자크 등등등

그 외에도 정말 읽어보고 싶던 책이나 정말 재밌게 읽은 책들을 작가들의 언급을 통해 확인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인정욕구인가?

읽다보면 나도 그 책들이 너무나도 읽고 싶어지는 것. 가장 많이 언급된 것들 중 읽은 것은 안나 카레니나 뿐. 멀었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

무한대의 시간을 상정하고 고른 책들이라 대체적으로 볼륨이 있는데, 나라도 무인도에 고립이라면 아마 저 책들을 고르지 않을까 싶다.

종교적인 어떤 의지와 기대도 없으나, 성경, 불경 등은 언제고 꼭 접해보고 싶은 책이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시도한 적이 있으나 안 읽는 책 처분 할때 1,2 권을 처분하고 언제고 마음에 드는 판본이 나오면 다시 사야지 하고 있음)

그러나 높은 확률로 무인도에 고립될 일이 없을 것이고, 아마도 그렇다면 언제고 읽을 것이다라는 각오만 다질 뿐 읽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맞으니까.

그래도 돈키호테, 수상록, 전쟁과 평화 등등은 책장에서 대기 중이다.

이런 설문을 한국 작가들에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재밌을 것도 같고, 판에 박힌 말들을 할 것도 같고.
아니면 무인도 말고(무인도는 선정기준에서 볼륨의 무게를 이기기 힘들어 보이므로) 기상악화로 인한 항공편 결항으로 별로 할 것 없는 시골 소도시에 일주일 고립시 읽고 싶은 책이라던가....

인생은 기나긴 병상에 불과했으나, 영혼은 지상의 온갖 장애를 뛰어넘어 높은 곳으로 날아올랐던 작가의 사유들을 조금씩 맛보는 것보다 고독한 난파 생활에 더 위안이 될 만한게 있을까? - 37, 존 밴빌

어쩜... 책 골라달라는데도 존 밴빌 스럽게 말하다니...라고 느껴져서 남겨보는 구절. ㅋㅋㅋ

그 섬은 몇 주 머무를 수 있도록 설비가 잘 갖춰진 별장이 있는 관광지 무인도인가, 아니면 어떤 폭군이 우리를 없애버리려다 못해 완전히 유폐시킨 징벌적인 섬인가? 오랫동안 있어야 한다면, 대작인 데다 굉장히 복잡하며 가능하다면 읽는 김에 언어 공부도 할 수 있도록 두 개 국어로 된 책이 필요하다. - 52, 미셸 뷔토르

아무 백과사전이나 세 권, 아예 세 권짜리 백과사전이면 더 좋다. 시보다는 그게 낫다. 기억하고 있다면 시집을 굳이 가져갈 필요가 없고,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건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는 시들이기 때문이다. - 54, 안토니오 카발레로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해변에서 야자나무 아래 앉아 세월을 보내면서도, 이토록 적은 분량 안에 담길 수 있는 모든 인생과 아름다움과 고통과 미스터리를 여전히 겪을 수 있다면 위안이 될 것이다. - 63, 마이클 커닝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돈키호테>, 프루스트 전집,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을 가져가겠다. 규칙 위반이라는 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너무나 혼란스럽고, 그러니까 내가 왜 그렇게 유배되어야 하는지, 그 섬에 얼마나 오래 갇혀 있어야 하는지, 우리 가족은 내 행방을 알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중이니...... - 79, 루이스 어드리크

물론, 물론 그렇다. 독서에서 정말 현실적인 괴로움과 열정, 즐거움을 느꼈고, 독소로 인해 삶과 시야가 한층 확장하는 것을 경험한 적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근본적으로 진정한 소설은 결국 단 한 권 존재한다는 말은 자명하며, 나아가 클리셰이기까지 하다. 그 소설이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프루스트는 이야기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를 창조했으며 그 세계와 더불어 지금껏 제작된 가장 위대한 모든 형태가 혼합된 예술 작품을 창조했다. 우리는 이 책을 단숨에 읽을 수도, 조각조각 읽을 수도, 작은 파편들로 읽을 수도 있다. 독서 방식이 어떠하든 이 작품은 가장 산만한 독자에게도 그 경이들을 드러내며, 평생을 무인도에서 보내는 동안 내게 양분이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 96, 로버트 굴릭

나는 설문조사에는 절대 답하지 않는다. - 108, 미셸 우엘벡

하지만 내겐 이 책들을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무인도에서 나는 빠져 죽기 위해 헤엄치는 법을 잊어버리려 애쓰기에 바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 없는 곳도 싫고 섬도 싫다. - 113, 레지스 조프레

몽테뉴의 <수상록>, 쇼펜하우어의 <의자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이런 식으로 나는 몽테뉴와 더불어 재구성되고 쇼펜하우어와 더불어 해체될 수 있을 것이다. 무한하게. 얼마나 웃긴 일인가! - 206, 윌 셀프

<돈키호테>, <신곡>, <복음서>를 가져가겠다. 아니, 나의 친애하는 페소아의 책은 사양이다. 그 셀 수 없는 이본들 때문에 뱃길이 막히고 섬이 너무 붐빌 테니까. - 222, 안토니오 타부키

타부키가 페소아를 고르지 않다니.....라는 충격에 남겨 보는 구절. ㅋㅋㅋㅋ

2018.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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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안송이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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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괜찮아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

그녀가 지금은 훨씬 괜찮아져 있기를 바란다.

인생의 어떤 일을 지나가도록 만들기 위한 저자의 글쓰기를 책으로 엮었는데, 이런 몹시 개인적인 일기를 읽게 될 줄 예상을 못했기 때문인지 딱히 어떤 감상이라기 보다는 어찌저찌 알게 된 지인의 고민을 들은 기분이 되었다.

원하는 분위기의 글은 아니었으나, 여러모로 나는 괜찮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아직, 한참 더 멀었나 싶은 기분이다가도, 이 정도면 뭐...라고 생각하다가도.
어쨌든 나는 아직도 괜찮지는 않은 기분이다.

관계 구축 방식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니 저자와 견해가 같았다. 먹는것을 나누는것 그게 나의 관계 구축 방식인 듯.

영화로도 나왔던 소설 <디 아워스>에서 클라리사는 아름다웠던 어느 날을 회상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그때 아 이게 행복의 시작이야 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시작이 아니었어. 행복이었어. 순간이었다고.” 나는 지금 그 순간에 있다. 행복하다. - 102

‘이런 계속 투덜거렸네, 그게 폴란드인들이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란다. 이해해주렴.’ 그럼요 투덜거리는 거라면 저도 잘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헨릭에게 러시아의 관계 구축 방식은 뭐냐고 물으니, ‘함께 고통받는 것’이라고 했다. 헨릭은 한국 방식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내 생각에는 같이 음식을 나누는게 아닐까 싶다. - 318

2018.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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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의 시 이야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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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새 책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을 읽었는데, 많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에 이어, 며칠 전 부고를 듣게 되었다.

어른다운 어른이면서도 위트있는 분, 좋은 글 남겨주신 분.

부디 평안하시기를...

책장에 남아 있던 아직 안 읽은 책을 꺼내 읽는다. 하필 시에 대한 이야기 시의 무정함에 대한 이야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마음이 아렸다.

억압의 저 너머를 꿈꾸지 않는 삶은 없다. 또 다른 삶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물질이 이 까다로운 생명을 왜 얻어야 했으며, 그 생명에 마음과 정신이 왜 깃들었겠는가. 예술가의, 특히 시인의 공들인 작업은 저 보이지 않는 삶을 이 보이는 삶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의 사치는 저 세상에서 살게 될 삶의 맛보기다. 그 괴팍하고 처절한 작업을 무용하게 만드는 것은 이 분주한 달음박질에서 한 걸음 비켜서서, 내가 왜 사는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묻기를 두려워하는 지쳐빠진 마음이다. - 30

시간이 흘러가며 잠시 만들어 놓았던 것에 그는 끊임없이 이름을 붙인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름 붙일 수 없는 시간이 그 모든 이름을 휩쓸어갈 것이다. - 69

산문은 이 세계를 쓸고 닦고 수선한다. 그렇게 이 세계를 모시고 저 세계로 간다. 그것은 시의 방법이 아니다. 시가 보기에 쓸고 닦아야 할 삶이 이 세상에는 없다. 시는 이를 갈고 이 세계를 깨뜨려 저 세계를 본다. 시가 아름답다는 것은 무정하다는 것이다. - 271

2018.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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