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리나
닉 드르나소 지음, 박산호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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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불링이라고 해야할까. 현대인의 악몽이 재현되는 만화다.
제목은 사브리나지만, 사브리나가 살해된 이후 그 주변인들의 삶이 피폐해지는데, 살해범보다 사회가 그 악화에 일조한다는 것. 대체 연민이라는 것이 있는걸까 생각하게 된다.
건조하고 생각을 알 수 없는 그림체도 이런 냉소에 한몫한다.

- 해변에서 해가 지는 풍경을 보고 있었는데 남자 셋이 와서 자기들 방에 같이 가자는 거야. 지들은 헌팅하러 나왔다고 한 놈이 말하더라. 내가 가려고 하니까 그 자식이 내 팔을 확 잡는거야. 내가 뿌리치고 달려가니까 놈들이 차를 타고 나를 따라왔어. 나는 길가에 있던 타코 가게로 도망쳐서 화상실에서 울면서 두 시간이나 숨어 있었어.
그 때는 이런 이야기 안했잖아.
자존심이 너무 셌으니까. 언니도 알다시피 그 후로 여행을 한번도 안갔어. 그러니까 숲속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게 위험할까봐 걱정하지마. 빌어먹을 짐승들은 호텔에 있으니까. - 9

- 테디는 어떻게 지내?
맨날 똑같아. 퇴근하고 집에가서 테디 방 앞에 음식을 놔둬. 대개 치즈버거지. 테디는 잠을 많이 자고 가끔 산책을 나가는 것 같아.
인생 편하게 사네.
......
아니, 난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야, 걔 여자친구가 살해됐어.
나도 알아. 미안. 난 그저 너처럼 잘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어서 테디가 운이 좋다는 뜻이었어. - 99

2020.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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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흙. 우리시대의 영웅 너무 재미없어 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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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들어 먹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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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사를 했고 평생 함께할 거야
겸연 외 42인 지음 / 곰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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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양이 만난 경험 자랑! 하기.
반려와 함께 하는 일이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렇지만 그렇더라도 우리가 한 약속을 지키는 일은 소중하다고 말하는 책.
43명의 반려인간의 고양이를 바라보는 얼굴과 표정과 미소가 절로 떠오르는 사랑스러운 책이다.

-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구제했다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 17

- 긴장했는지 가냘픈 소리로 자꾸 우는데, 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내가 이미 이 작고 연약한 생명과 인연을 맺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도 인사를 하면 서로 아는 사이가 된다. 우리는 이제 인사를 했고, 같이 집으로 돌아갈 거고, 평생 함께 할거야. 그런 결심을 했다. - 41

- 마음이 아프기 시작하면 망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 68

2020.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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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간힘
유병록 지음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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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오를 하고 시작했지만, 역시 쿵하는 감정의 정지를 겪게 된다.
상대의 잠든 자세를 가만히 따라해보고, 아... 나를 바라보며 이 자세로 잠들었겠구나. 데칼코마니 처럼 닮은 자세로 자세를 잡아보는 그 조용한 장면이 계속 생각난다.

가족의 죽음을 겪어내며 죽음에 대해 삶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것 자체도 어쩌면 이미 이전에 수양이 되어 있었기에 가능할지 모른다. 죽음과 생에 대해 아무런 관점과 의지가 없다면 사유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생에 대해서는 케세라 세라의 마음으로 죽음에 대해서는 메멘토 모리의 마음으로.... 클리셰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살고 있는데, 막상 닥친 죽음과 죽음과 죽음에 나는 그다지 의연하지는 못했지만 내색은 크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기억하겠다고 그렇게 생각해놓고서도... 맞닥뜨리니 얼음처럼 굳어버렸다고 해야할까.

이 책은 1월에 읽었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은 3월26일이고, 오늘은 내 고양이 에코가 떠난지 일년 된 날이다.
사랑해... 라고 생각하면 고양이별 우편배달부가 고양이한테 그 말을 전해준다는 만화를 마침 또 오늘 보았다.
에코 잘지내? 즐겁게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해. 나중에 꼭 다시 만나.:):):)

- 슬픔이 인간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그 사실을 믿지 않은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 치욕스러움에 사무치는 때가 있다. 밥을 먹는게 치욕스러울 수도 있고 잠을 자는 게 끔찍할 때도 있다. 사는 게, 인생이라는 게 치욕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견뎌야 한다. 그 치욕을 견디고 살아가야 한다. 치욕을 견디고, 나아가 치욕의 힘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치욕스럽다는 이유로 더 소중한 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 치욕스럽다는 이유로 소중한 것을 더 읽어허는 안 된다. - 20

- 커다란 고통은 우리는 집어 삼키려 한다. 그러나 그 고통은 전에 없던 것이 아니다. 이미 누군가 겪은 고통이다. 또 다시 나에게 고통이 찾아온다면, 그와 같은 고통을 먼저 겪은 이들이 남긴 글을 읽을 것이다. 그 책에서 위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 나는 여전히 그 말을 믿는다. - 53

- 돌이켜보니 나는 죽음과 함께 살아왔다. 어쩌면 죽음의 힘으로 살아 왔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은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한 이유는, 죽음의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안간힘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죽음과 마주칠지 모르겠다.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누군가는 내 곁을 떠날 것이다. 왜 죽음으로 인해 삶이 달라지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나는 또다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마음먹을 것이다. 죽음으로 인해서도 달라지지 못한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건 가당치도 않을 테니까. - 202

- 너만 두고 올 수 없어서
내 마음도 거기 두고 와야겠지.

2020.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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