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월모일 - 박연준 산문집
박연준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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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이고 따뜻한 일상의 사색들.

설레이며 읽었는데. 한 편의 글에 믿을 수 없는 일은 믿지 않기로... 라는 구절에 발이 걸려 마음이 오그라 든다.
누군가에게 가해자인 나의 유쾌한 지인에 대한 이야긴데....
뭐라고 말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네.

- 생애의 모든 날을 그러모아 ‘평생‘이라 부른다면 빛나는 날은 기껏해야 며칠, 길어야 몇 주밖에 안될지도 모른다. 이전에 나는 가능한 한 찬란한 날만 골라 서 있고 싶었다. 특별한 날은 특별해서, 평범한 날은 평범해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날은 작고 가볍고 공평하다. 해와 달이 하나씩 있고, 내가 나로 오롯이 서 있는 하루. 이 산문집은 평범한 날을 기리며 썼다. 빛나고 싶은적 많았으나 빛나지 못한 순간들, 그 시간에 깃든 범상한 일들과 마음의 무늬를 관찰했다. 삶이 일 퍼센트의 찬란과 구십구 퍼센트의 평범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나는 구십구 퍼센트의 평범을 사랑하기로 했다. 작은 신비가 숨어 있는 아무 날이 내 것이란 것을, 모과가 알려주었다. 내 평생은 모월모일의 모과란 것을. - 8

- 사랑할 때 고양이는 여러 겹의 외투를 입는다. 우회적으로 마음을 드러낸다. 슬쩍 몸을 부비고, 눈을 깜빡이고, ‘당신을 좋아해!‘라고 암시한다. ‘비유와 상징‘에 능한 고양이들은 어쩌면 ‘시‘ 자체일지 모르겠다. 그들은 느슨함과 무심함을 포크와 나이프처럼 쓴다. - 39

2020.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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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20-06-15 0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하네요. 그 지인.

hellas 2020-06-15 01:51   좋아요 0 | URL
그 부분에서 참....... 이런 저런 생각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