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왜 연쇄살인범이 되었나
슈테판 하르보르트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세상이 갈수록 흉흉해진다는 것을 뉴스를 보면서 깨닫곤 한다. 여성들은 자꾸 실종되고, 아이들도 사라진다. 바로 주변에서 아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경찰청 통계치 따위들을 듣게 되면 깜짝 놀랄만큼 많은 강력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끔찍한 범죄들은 주로 남자가 범인이고 희생자가 여성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성이 잔혹한 살인의 범인이 되는 경우는 남자가 살인을 저지른 경우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게된다. 아마도 여성 범죄의 대상자가 주로 가까운 가족이기 때문일 것이고, 또한 세상이 여성에게 기대하는 모성에 대한 배반감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책 <그녀는 왜 연쇄살인범이 되었나>에 의하면 남성들의 살인과 폭력은 주로 우발적이고 감정에 겨워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성의 경우는 치밀한 계획에 의거한 모살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찌보면 더욱 잔인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범죄의 원인에는 거의 남자의 폭력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이 경제적인 이득이나 그 밖에 어떤 이권을 노리고 살인을 계획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이 저지르는 범행은 주로 남성과의 관계로 빚어지는 갈등때문에 벌어진다. 혹은 남성 파트너가 살인을 하도록 유도하고 조종하기도 한다. 여성이 저지르는 살인의 거의 대부분은 남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안간힘에서 빚어지는 범행이다. 그러나 대개 범행으로 관계는 더욱 엇나가고 결국 파국에 이른다."(나가는 말 277쪽)

 

 연쇄살인범이 되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 정상적인 양육을 받지 못했거나, 심한 결손가정에서 자라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심하다. 그들은 사회의 하류층인 경우가 많고 사회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연속되는 좌절에 상처를 입은 경우가 많다. 그들은 계속되는 폭력적인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살인을 택한다.

 결국 여성들의 잔혹한 살인은 그 여성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지도 모른다. 연쇄살인범 전문수사관인 슈테판 하르트보트는 여성들의 경우는 살인의 문제를 남성과는 다른 잣대로 판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여성이 행사하는 폭력에는 그만의 특별한 성격이, 그 폭력이 자라나도록 만든 특수한 배경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성으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게 만드는 과정이 갖는 사회적 특수성은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한다.………… 남성범인을 다루듯 취급해서는 결코 여성 범죄가 갖는 속내를 밝혀낼 수가 없다. 여성이 살인을 저지르는 현상을 그 개인의 문제로 바라볼 게 아니라, 사회가 여성에게 강제한 함께 살펴야한다. 우리 사회가 혹시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고 과도하게 입력을 행사하며 무ㅠ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나가는 말 281-282쪽)

 

 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리거나 죽이는 여자가 있었을 때, 그녀에 대해서 우리가 갖는 배신감은 말로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경우 우리는 그녀가 어떤 사람이며, 왜 그래야만 했는지를 남서으이 경우와는 별개로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 혼자 사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사람이 저지르는 모든 일은 다 서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살인 역시 그렇다. 여성의 연쇄 살인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이 책을 읽고 난 수확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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