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아이들 2 - 가짜 이름을 가진 아이들 봄나무 문학선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번 <그림자 아이들 1 - 숨어사는 아이들>(http://blog.naver.com/echojaj1/120813274)을 읽은지 어느새 반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세상 밖에는 나와보지 않은 루크가 자신과 같은 셋째 아이들의 권리를 위하여 죽어간 친구 젠을 기리며, 젠의 유지를 받들어 셋째 아이들이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한 걸음 조심스레 내딛던 그 출발이 기억난다.

  드디어 2권 <가짜 이름을 가진 아이들>을 읽게 되었다. 젠의 아버지 탤벗씨는 인구경찰의 눈을 피해서 루크를 핸드릭스 남학교에 가짜 이름으로 입학시킨다. 죽은 아이 '리 그랜트'의 이름으로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루크에게 학교의 모든 것은 불친절하기만 하다. 아이들은 심술궂게 루크를 괴롭히고, 선생님들은 루크와 다른 아이를 구별하지 못하며, 창문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학교 건물은 복잡하기만 해서 루크는 자기방도 잘 찾지 못한다. 다른 아이들과 자연스레 어울려야한다는 것은 알지만, 평생을 방안에서만 살아온 루크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기만 하다. 심지어 다른 아이들의 이름조차 외울 수 없어 늘 혼란스럽다. 답답하고 괴로운 날을 보내던 중 루크는 학교 건물 밖으로 나가는 문을 발견하고 살그머니 나가본다. 숲으로 들어간 루크는 모처럼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고 가끔씩 숲으로 나가는데, 어느 날 자기말고도 숲 속에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놀랍게도 그 아이들을 이끄는 것은 루크를 괴롭히던 제이슨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루크는 친구들을 사귀게 된 걸까? 학교 생활은 좀 더 자연스러워지지만, 거기에는 깜짝 놀랄 비밀들이 숨겨져 있고, 루크는 상처받고 흔들리지만 좀 더 강인한 아이가 되어간다. 루크는 핸드릭스 학교에서 젠의 뜻을 펼칠 수 있을까?

  루크가 처음 학교에 들어와서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소설 <Room>이 떠올랐다. 납치되어 강간당하고 그 납치범의 아이를 낳아 기르던 소녀와 그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바깥을 본 적이 없는 소년은 다섯 살이 되어 처음 바깥으로 나가던 날 엄마를 납치범의 손에서 구해냈다. 방안에서만 살았지만 엄마의 사랑과 기지로 자라 총명하고 용감했던 소년은 세상의 밝은 빛들과 모든 물건들과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강한 두려움을 드러내고 엄마에게 집착한다.

  루크는 자기만의 세계가 작아서 답답해하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를 원했지만, 그 세상이 주는 충격은 세상이 뒤바뀌는 듯 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 세상에 자기 이름을 알릴 수 없는 답답하고 두려운 심정, 누군가 자기가 가짜 이름을 가진 아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루크는 그의 다정하고 용감한 본성을 미처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루크가 움직일 시간이 되었다. 다음 번 책에서는 루크의 활약이 대단할 것으로 짐작이 된다. 수많은 '그림자 아이들'을 위해서 루크는 어떤 일들을 해 나가게 될까? 한 소년의 성장과 더불어 세상이 바뀌는 경험을 할 것 같은 예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