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여행 - 도시 골목골목,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따라 걷다 참여하는 공정여행 2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해마다 휴가철이 되면 어디로들 못 떠나서 안달이다. 마치 그 여행을 위해서 일년을 참아온 것 마냥 당연히 어디 먼 나라로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한다는 병에들 걸린 것 같다. 공항에서 면세 쇼핑도 하고, 비행기에서 주는 그 포장된 밥도 먹고, 하늘 구경도 하다가 낯선 향신료 냄새가 나는 나라에서 산 설고 물 설어 고생을 하다 오더라도 좋단다.

 그러나 요즘 들어 들리는 자성의 목소리는 참 아름답다. 우리의 땅 제주의 아름다운 올레길을 걷는 일부터 시작된 이 바람은 육지의 근사한 산둘레를 걷게 하더니 이젠 작은 도시 곳곳의 아름다운 곳들을 찾아내는 데까지 도달했다.

 사실 외국이라고 나가봤자, 그 나라 사람들에게나 의미있는 기념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오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있고, 무슨 말인지 몰라서 그냥 텔레비전 보듯 슥 스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땅에서야 그럴 일조차 없다. 작은 건물의 총탄 하나마저 우리는 그 사연을 알고, 낡았지만 고아한 고택 앞에서 이 댁에 사시던 그 어른의 함자 정도는 알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보게 된 이 책 <대한민국 도시여행>은 참 좋다. 우리 남한 땅을 여섯 범주로 나누고, 서울,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의 작은 소도시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시골 장터의 뻥튀기 장수 할머니 앞에 선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군산의 적산가옥 앞에서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한다. 특히나 이미 알고 있던 건물을 만날 때의 반가움은 어찌나 즐거운지.

 오래 전 여러 번 찾아갔던 온양편을 보면서 그 지점 하나하나가 생각났다. 지금은 많이 도시가 변한 듯 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온천의 물은 따근할 테고 국밥은 맛날 것이다. 또한, 예전에 근무하던 동네가 책에 소개되어서 무척이나 기뻤다. 게다가 지도를 보니 바로 그 역사의 한 가운데서 내가 살았던 모양이었다. 그 길 하나하나 떠오르는 것을 느끼며, 시장 가운데 우두커니 있던 비석과 전각이 갖는 의미를 깨닫기도 하고, 그 때 함께했던 사람들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이번 여름은 이 책으로 휴가를 가야할 모양이다. 이 책에 소개된 도시를 다 돌아보려면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괜시리 들뜨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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