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재익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내가 알고있는 지식이라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끄러운 방송의 프로듀서라는 것 정도였다. 어쩐지 괜한 선입견에 그 전에 나온 이 작가의 작품들조차 눈길을 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이라는 마음 때문이었다면 설명이 될까?
 주인공 지웅은 그야말로 인생이 급전직하한 패배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사람들만 다니는 대학을 나와서 큰 회사에서 떵떵 호령하면서 일을 하던 그가 이렇게 쪼그라든 것은 욕심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영화 투자 업무를 하던 그는 한 투자자의 권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손을 댄다. 그러나 그는 결국 그것이 사기극이었고 자신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직장도 없고, 가정도 잃은 그는 죽음의 위기에까지 몰린다. 후회 속에서 반성과 함께 자신의 삶을 돌아보던 그는 대학시절에 멈추게 된다. 좋아하던 여자에게 퇴짜를 맞고 뚱뚱했던 자신의 몸을 가꾸기 위해서 야구부에 가입한 그는 감독으로부터 가슴에 남을 충고를 듣게 된다. "너는 안전한 공을 던진다." 라는 말이다. 그 말은 그의 가슴에 비수가 되지만, 그는 그 후로도 안전한 길을 택해서 간다. 항상 꼴찌를 면치 못하는 서울대 야구부 부원들을 보면서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늘 이기기 위해서 싸운다는 것이다. 콜드 게임을 당하면서도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혹은 조금만 더 운이 따라줬으면 이길 수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그들이 이상했지만, 어느 새 그들과 동화가 된 지웅은 야구부의 지주인 감독과 야구부원들과 깊은 인간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러나 그는 늘 그렇듯 안전한 길을 택해서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그들을 잊는다.

 인생의 바닥이라고 생각되는 그 지점에서 그들을 떠올린 것은 얼마나 이기적인 발상인가. 혹은 늘 안전한 공을 던진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었는지 모른다는 깨달음이었을까? 그에게 마음의 빚을 지게한 장태성을 수소문하면서 그는 당시 야구부원들이 갖고 있는 기억이 자신과 조금은 다른 것이라는 데 의아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들과의 조우에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한다. 다른 부차적인 욕심때문에 진심을 외면할 때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을 그는 말한다.

 한 번의 승리를 위해서 늘 연습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임을 배운다. 늘 찾아오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내일을 꿈꾸는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이 가장 큰 치료제임을 알게 된다. 다른 안전하고 넓은 길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르는 태성의 삶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이 소설이 내게 준 것이고, 아이들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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