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정리한 신들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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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그리스 로마신화를 '신박하게' 정리해 독자가 신화 전반을 원활히 이해하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그런 까닭에 신화 속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기보다는 간단명료하게 서술해 한눈에 전체를 간파하도록 했다.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제우스 가족의 가계도와 제우스 후손이 건국한 그리스 왕가의 가계도를 만들었고, 참고가 될 만한 그림도 추가했다. p15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는 지금까지 내가 본 그리스 로마 신화 중에서 단연 한눈에 정리되는 책이다.

 

왜 이 책을 이제야 보게 되었을까? 역사와 세계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이 한 권으로 신들의 역사를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초등학생부터 회사원,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정리가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되겠다.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는 1장이 신이 된 제우스와 그 가족에 대해, 2장은 제우스의 여인들, 3장은 제우스의 아들들, 4장은 제우스의 딸들, 5장에서 7장까지는 제우스의 후손과 그 후손들이 이룬 왕가 이야기, 8장은 신화 속 인물과 괴물에 얽힌 이야기, 9장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쓴 주요 작품과 작가를 소개한다.

 

작가는 이 책을 신박하게 읽는 법을 알려주는데, 우선 우리가 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알려주고, 알아야 한다면 복잡하지 않고 쉽게 이해하는 법, 그리고 신박하게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암투와 패륜, 욕망과 폭력으로 얼룩진 제우스와 그 가족 및 후손들의 행위를 신화와 문학의 이름으로 미화한 우상화 작업의 결정체다.

 

등장인물은 제우스의 형제자매 및 여인들과 자녀들, 제우스의 후손이 세운 왕가의 주요 인물과 민간 전설 속 인물과 괴물들이다.

 

키워드로는 암투, 연애, 영웅, 모험, 괴물이 있다.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 중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역사적 요소에 신화적 요소 그리고 문학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제우스의 왕권 확립 과정과 국가 지배 구조, 주변 국가와의 관계 등 부수적인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고, 이에 신격화와 우상화 작업을 이뤘고 이에 문학적 요소가 가미되어 절정이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에서는 제우스가 실존 인물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여정을 짤막하게 그린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보고 제우스가 신화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왕위 계승 전쟁과 세력 다툼 등으로 가족과 주변 국들과 피 흘리는 전쟁과 암투, 그리고 배신 등을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대부분은 신화와 썰, 기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작품 등에서 이야기를 간추려 보여준다.

 

제우스 왕은 신격화되어 있다. 제우스 외에는 모든 형제자매, 자식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존재로 묘사되어 있다.

 

이를 두고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의 작가는 제우스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포세이돈, 하데스는 제우스의 남자 형제들로 수시로 제우스와 갈등을 빚는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제우스의 자녀와 포세이돈이 갈등 관계에 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로 포세이돈은 여러 사건에서 제우스 자녀와 악연으로 얽혔고, 그때마다 비참한 결과를 맞았다고 한다.

 

포세이돈을 얼마나 못나게 그렸으면 같은 형제인 제우스와 맞붙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자녀들과 붙이고 그것도 다 비참하게 패했다고 하였을까.

 

바다괴물로 그려진 포세이돈, 죽음과 공포의 상징이 된 지하의 신 하데스.

 

그리고 제우스는 손대지 않은 여인이 없을 정도로 패륜과 막장을 그리는 로마스 신화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오죽 많은 여인과 그 자녀들이 있으면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에서 제우스의 여인, 제우스의 아들딸로 정리를 해놓았을까.

 

이 책에서 정리한 제우스의 여인들만 21명으로 그 여인들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모두 43명이다.

 

그중 유명한 여인네로 본부인(왕비), 헤라를 언급해 본다.

 

헤라는 제우스의 7번째 부인임에도 왕비로 자리 잡는다. 왜냐하면 제우스의 누나 또는 여동생(먼저 태어났지만 아버지 크로노스가 잡아먹어 그 뱃속에서 아기 상태로 있다가 세상에 나옴)으로 크로노스 왕족 혈통을 대표하는 존재로 왕비에 오른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하여, 문제는 수많은 여자와 결합하고 다니는 제우스와 이를 질투하는 헤라의 싸움 속에서 이야기는 퍼져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라는 제우스와 결혼하자마자 다른 여인들을 제치고 본처의 위상을 높인다.

 

헤라의 모략에 빠져 죽은 제우스의 9번째 부인 세멜레, 암소가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된 12번째 부인 이오, 곰이 된 20번째 여인 칼리스토, 괴물이 되어버린 21번째 부인 라미아 등 그 외에도 많은 여인들을 헤라가 가만두지 않았다고 한다.

 

헤라의 무서운 눈총을 받으며 가까스로 태어난 제우스의 아들과 딸들에 관한 이야기, 그 자녀들 또한 결혼과 배신, 싸움 등으로 위 세대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에서는 제우스와 관련된 신화 속 인물과 괴물에 대한 에피소드도 정리해 놓았는데 몇 가지만 정리해 보면 이렇다.

 

메아리로 번역되는 에코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요정이란다. 바람둥이 제우스는 요정들과도 결합을 하였는데 요정, 에코는 헤라가 근처에 오면 일부러 헤라에게 말을 걸어 제우스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화가 난 헤라는 이런 수다쟁이 에코의 말문을 막아버렸고, 에코는 다른 사람이 한 말의 마지막 마디밖에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에코가 메아리가 되었다는 일화다.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의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로 조각가이다. 그는 몸을 파는 다른 여인들을 보면서 성장하여 여성을 혐오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각가인 그는 어느 날 상아로 여인상을 조각하였는데 너무 아름다워 그 조각에 갈라테이야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정말 살아 있길 바라서 아프로디테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그의 기도를 받아준 아프로디테가 갈라테이야를 살아있는 여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하여 피그말리오니즘이라는 개념도 생겨났다고 한다. 자신의 소망을 담아 가상의 이상적 존재를 탐닉하는 행위를 일컫는 용어로 쓰인다고 한다.

 

그 외에도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는 역사, 신화, 문학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만난 것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이로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진심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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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미래 - 디지털 혁신이 어떻게 돈과 금융을 바꾸고 있는가
에스와르 S. 프라사드 지음,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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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시대의 끝이 보이고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의 시대가 열렸다. , 은행, 금융은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물리적인 화폐는 유물이 될지 모를 상황이고, 전 세계에서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은행업은 다른 형태의 금융 중개가 명성을 얻음에 따라 변화를 맞을 것이다.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적어도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삶과 경제적 부를 증진시킬 것이다. p541

 

화폐의 미래는 미래의 화폐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이야기하고 우리가 거기에 발맞추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

 

처음에는 방대한 양에 놀랄 수 있지만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꼭 알아야 할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과 배움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핀테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까?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시대는 변화하고 지금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진화되고 있다. 그 중심에 금융의 혁신이 자리 잡고 있고, 화폐도 그에 따라 변모할 것이다.

 

핀테크(FinTech)Finance(금융)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로,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한 금융 서비스 및 산업의 변화를 통칭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화폐의 미래에서는 핀테크의 광범위한 확산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핀테크의 확산은 금융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위험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개발 도상국들의 모바일 머니가 확산됨을 그 예시로 보여주고 있다.

케냐와 소말리아를 사례로 들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중 케냐는, 엠페사라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저장하고 이체할 수 있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나타나면서 케냐 가구의 96프로에서 가구원 한 명 이상이 엠페사를 사용할 정도로 엄청난 사용량을 보인다고 한다.

 

은행 서비스를 거의 받지 못하고 이용할 수도 없는 개발도상국에서 모바일 머니 채택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한다.

 

핀테크로 결제를 보여주는 사례에서는 중국 소매 결제의 혁신적인 모습으로도 알 수 있다.

 

알리페이는 결제 수단을 고객이 휴대폰으로 판매자의 QR코드에 갖다 대면 결제되는 방식으로 엄청난 성공을 달리고 현재까지도 이 결제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일반 상점에서부터 노점상까지 모든 결제가 이렇게 이루어지니 굳이 현금과 카드를 가지고 다닐 필요성이 없게 되었다.

 

이런 결제 방식의 장점은 사용이 편리하고, 높은 신뢰도, 저렴한 비용을 들 수 있다. 수수료가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하였을 때 보다 월등히 저렴하고 간편하기 때문에 활성화될 수 있었다.

 

인도 역시도 금융이 발전되지 않고 가난한 나라인데, 아다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든 시민에게 배포하였다. 이는 각각의 고유한 디지털 식별을 제공하여 누구나 손쉽게 은행 계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결제를 쉽게 할 수 있게 공공 디지털 인프라를 만들어 장려하고 이를 촉진하였다고. 현재 인도는 자체적인 결제 업체들도 보유하고 있고, 페이티엠이라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인도 내 QR 기반으로 모바일 결제를 개척했다고 한다.

 

화폐의 미래를 보면서 놀라웠던 점은, 모바일 기술이라 하면 선진국들이 가진 기술력으로 그들만 가능할 줄 알았는데, 케냐, 인도, 중국 등에서 먼저 앞서가는 휴대폰 결제 방식을 채택하고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Q.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비트코인, 암호화폐의 부상은 어디까지 인가?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와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기관의 개입 없이 개인 간(P2P)의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며, 정부가 원하면 더 찍어낼 수 있는 기성 화폐와는 달리 최대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 나무위키>

 

실물 지폐와 달리 디지털 코인은 일련의 비트와 바이트로 구성되어 있어 검증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래의 화폐로 각광받고 있는 비트코인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알아보면 이렇다. 장점으로는 낮은 거래 비용, 익명성, 실시간 투명성, 정부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움 등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또한 단점일 수 있는 것이, 자유주의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해 사기꾼이나 범죄에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 세금 확보도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그리하여 비트코인의 대안들도 나오고, 암호화폐를 어떻게 규제하고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각 정부와 중앙은행의 접근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고 한다.

 

Q. 국제 통화 시스템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달러의 압도적 지배력은 약화돼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통화는 빠르고, 저렴하며, 더욱 안전하게 발전하여 국제결제가 변화될 것이라고 화폐의 미래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결제 기술이 진화하는 속도와 달러 중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많은 국가들이 이런 변화를 더욱 빠르게 할 것이라고도 하였다.

 

세계 정부들은 핀테크와 암호화폐 등으로 자본 통제가 어려워졌다. 이를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강력한 자본의 흐름 앞에서 과연 얼마나 정부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런 금융 기술의 혁신은 부의 불평등을 더욱 가속화 시킬 수도 아니면 더욱 약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부자들은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고, 혹은 누구나 저렴하고 쉽게 투자의 기회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하였다.

 

과연 이 같은 화폐의 미래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인지, 더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악화될 것인지 경제와 금융에 대해 우리가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 기술은 인류, 특히 가난하고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광범위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하지만 프라이버시와 같은 기본적인 인적 가치관이 방치될 수 있고, 부패, 정부 역량의 부족, 경제 및 정치 엘리트의 탐욕과 같은 문제가 계속 악화될 것이다. 결국 기술은 인간의 본성을 당해낼 수 없다. p550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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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주식교실 - 최신개정 뉴에디션
이원복 그림, 조홍래 글 / 김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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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만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기대할 수 있는 투자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p133

 

왕초보 주식교실은 출간된 지 18년이 흘렀다고 한다. 개정판에 개정판을 거듭하여 2023년까지 주식투자 분야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확인하고 찾아보고자 왕초보 주식교실을 읽게 되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그때는 주식 관련 서적을 꽤 여러 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손을 놓고 주식시장에 관심이 없으니 투자에 담을 쌓고 지내는 중이다.

 

묻어두고 주식장을 보지 않으니 주식에 관해 거의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 투자 전문 회사에서 이런 회사의 종목을 사두면 4배 이상 오를 거라며 오래 묵히는 것이 가치 투자라며 종목을 추천해 주었다.

 

계속 추가 주문에 물타기까지 하며 매수에 열을 올린 적이 있다. 재무제표를 보는 법도 모르고 기업이 총수가 누구이며, 가족관계도 잘 몰랐다.

 

지금은 내가 원해서가 묵혀 두는 가치 투자가 아니라 자금이 물려버린 일명, 물리학자로 10년 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때 나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공부 좀 한다고 책 몇 권 보고 말았으니 주식 공부는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이다.

 

주식이나 경제 관련 도서는 왜 읽고 나면 바로 잊어버리게 되는 것일까? 나만 그런 것일까?

 

어떤 새로운 분야를 알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계속해서 공부해 나가야 하는 것이 흐름을 잃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그러니 어려운 주식 용어를 책 한번 읽고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던 것이다.

 

왕초보 주식교실은 그 부분을 해소시켜 준다. 오른쪽에 활자로 설명과 책의 내용이 나와있고, 왼쪽에 활자가 설명하는 것을 만화로 정리해 두었다.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왼쪽 만화를 먼저 보면서 이해하고 후에 오른 페이지를 보면서 글을 읽으면 이해도 쉽고 빨리 와닿을 것이다.

 

나는 오른쪽의 글자로 된 설명을 먼저 보고 이해되지 않으면 왼쪽 만화를 보았다. 그랬더니 이해도 쉬웠고, 기존에 알았던 용어들도 새록새록 머릿속에 들어왔다.

 

특히, 왕보초 주식교실은 한 번에 두 번씩 읽게 되는 꼴이니 이 책을 2회독, 3회독 한다면 2배로 공부가 되는 셈이니 꼭 여러 번 왕초보 주식교실을 탐독하길 바란다.

 

본격적으로 왕초보 주식교실을 보면서 내가 익히고 배운 것을 살짝 공개해 보겠다.

 

황금성,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주주들에게 환금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하니, 언제든 현금화를 쉽게 할 수 있는 주식이야말로 재산의 황금성이 탁월하다 할 수 있겠다.

 

부동산은 경기도 타고 바로 오늘 매물을 내놓는다고 하여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재산의 황금성을 따져서 투자를 한다면 주식만 한 것이 없겠다.

 

왕초보 주식교실은 주가 차트를 보는 방법(기술적 분석)과 기업의 재무제표나 본질적인 가치를 분석하는 작업(기본적 분석)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위 두 가지 분석을 다 할 줄 안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왕초보 아닌가. 패턴과 차트 읽는 법, 이동평균선의 흐름 정도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면 장세를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기본적인 기술적 분석을 먼저 공부한 후, 가치 투자를 위해서라도 기본적 분석을 공부해 가면 좋을 것이라고 왕초보 주식교실에서 알려준다.

 

또한 우리가 왜 계속 세계 경제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지도 알려준다.

 

경제 상황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반드시 소비하는 것이 있다. 이를 '경기 방어주'라고 하며 의식주와 관련된 업종으로 음식료업종, 제약업종, 가스공급업종 등이 있다. 경기 방어주는 경제를 크게 성장시키는 부분도 아니고 성장률 또한 높지 않다고 한다.

 

그에 반해 '경기 민감주'는 경기 변동폭보다 매출과 이익의 변동폭이 큰 업종이라고. 금리의 급격한 인상처럼 금융 시장 위기가 닥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는 급락하므로 경기 민감주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자동차, 가전제품업종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니 주식 포트폴리오에 경기 민감주의 퍼센트를 늘릴 것인지, 경기 방어주에 퍼센트를 높일 것인지는 경기에 따라 그 정도를 달리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왕초보 주식교실에서는 경기 상황에 별다른 변동이 없다면, 이때는 개별 기업의 실적 분석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주는 것도 좋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적인 투자전략은 다른 기업보다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공부해야지만 가능한 것으로, 우리가 재무제표나 대차대조표를 볼 줄 모른다면 이마저도 애널리스트들이 모두 해준다고 하니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찾아보면 정보는 곳곳에 널려 있다. 경제 뉴스나 신문, 증권사 등에도 정보는 만연하다. 내가 찾아보고자 할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왕초보 주식교실 알려주는, 가치 투자를 실행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

1. 잘 아는 회사인가

2. 어디 투자할지 모르겠으면 슈퍼마켓에 가라

3. 지나치게 자주 매매하지 말라

p135

 

 

노벨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은 이런 말을 했다.

"공짜 점심은 없다."

이는 경제정책에는 많은 비용이 뒤따른 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계속 관심을 기울이며 찾아본다면 언젠가 주식과 경제에 대해 알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이를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 바로 왕초보 주식교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은 7만 부 판매 돌파, 최신개정 뉴에디션으로 만나보는 왕초보 주식교실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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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 - 당신을 혼란에 빠뜨리는 마음과 행동의 모순
아르민 팔크 지음, 박여명 옮김 / 김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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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한 행동을 방해하는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는 것이다. 이를 바꿀 방법도 모색한다. p13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라는 제목을 보고 나 정도면 착한 사람인데,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할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다.

 

책을 읽자마자 느낀 바는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런 행동을 할 텐데 라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는 독일의 경제학 교수이자 최고의 행동경제학자인 아르민 파크가 저술한 책이다. 인간 행동의 기반을 바탕으로 여러 연구를 해왔고 이 공로로 '독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이프니츠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책의 내용은 수많은 연구를 근거로 들어 인간의 본성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Q. 우리는 길을 가다가 기부 단체 부스를 보게 되면 어떻게 행동하는가?

대부분은 멀찍이 돌아가거니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빨리 지나갈 것이다. , 한 번쯤은 다 있을 것이다.

 

이런 심리를 행동경제학 분야에서 설명한다. 그런데 그 설명이 쉽고 참 간단하다. 그래서 어렵지 않다. 오히려 쉽고 재미있는 책이다.

 

책의 소제목도 눈에 띄고 읽고 싶게 만들어 놓았다. '이 정도면 착하게 보이지 않나?' 목차 하나 읽었는데 왜 내가 뜨끔한 것일까. 이하의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의 연구들을 읽다 보면 더욱 뜨끔하고 멋쩍은 듯 웃게 된다.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보는 눈이 없으면 사람들은 손을 잘 씻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다른 여러 실험에서도 밝혀진 바에서도 타인의 관찰 여부에 따라 우리 행동이 좌우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어찌나 낯부끄럽던지 나만 그런 것일까? 앞으로는 타인이 있는지 분명히 확인 후 행동해야겠다고 느껴졌다.

 

또한 여기 기막힌 실험이 있다. 여러분의 애인이 갑자기 선물을 준다면 주의하는 게 좋다고 알려준다.

 

여자의 촉이라는 게 있다. 생전 선물이라고는 담쌓고 살던 양반이 뜬금포로 선물을 준다면 의심의 눈초리가 갈 수밖에 없다.

 

이 실험은 작은 선행으로 잘못 덮기라는 방법인데,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를테면 바람 같은)을 정당화하려는 속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행동은 일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방금 무임승차를 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앞에 마치 부르기라도 한 듯 거지가 다가온다. 그러면 무임승차한 사람은 50센트를 기부하고 양심의 가책을 떨쳐버린다고 한다.

 

바람을 정당화하기 위해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주는 행위와 거지에게 동전 몇 입을 주는 행위가 같은 거라니 충격적이다.

 

해오기는 결혼을 해서 배우자가 있는데 앞으로 선물을 사가지고 온다면 주의해서 살펴봐야 하는 것인지, 점점 인간을 믿을 수 없어진다.

 

아까 위에서 든 예시에서 기부 단체 부스를 봤을 때 해오기는 돌아간다고 하였다.

 

이것은 '회피 전략'이라고 하며 애초에 도덕적 갈등을 차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행동이라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에서는 설명한다.

 

책에서 해결책을 제시해 주길, 자신의 소득에서 몇 퍼센트를 기부할 것인지 기준을 잡고 그만큼 하고 있다면 당당히 그 앞을 지나가며 이미 내가 원하는 만큼 기부하고 있다 하고 지나치면 된다고 한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 것도 모양 빠지고 영 볼품이 없어 뵌다.

 

어쨌든 인간의 본성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를 통해 알게 되었다.

 


Q. 그렇다면 좋을 일을 하게 된다면 행복해질까?

한 실험에서 밝은 영화를 본 참가자들은 슬픈 영화를 본 참가자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기분 차이로 밝은 영화를 본 참가자들이 더 많은 돈을 기부했다고 한다.

 

앞으로 기부 단체들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 같은 책을 많이 보고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보통은 안타깝고 슬픈 장면의 사진들을 부스에 걸어놓고 기부 단체는 기부자들을 모집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유의미한 실험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더 이상 슬픈 모습이 아닌 해맑게 공부하는 아이들의 사진을 걸어놓아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감정이 우리 일상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실험은 이 밖에도 많다고 한다.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풋볼 팀이 패배하면 판사는 청소년들을 더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사실과 지역 축구 팀의 승패에 따라 해당 도시의 폭력 범죄가 증가와 감소에 영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도 하였다.

 

감정은 우리의 행동과 우리의 도덕적 행동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도덕적 영향력이 큰 결정을 해야 한다면, 감정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중에 크게 후회하지 말고, 셋까지 세기를 조언한다. 결정은 그다음에 하라. p149



Q.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을 짚어볼까 한다.

 

'자신에게 정직하기'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알려고 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외면하지 않으며 나의 행위가 어떻게 미칠 것인지 결과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심과 질문을 던지자는 것이다.

 

· 결정 상황을 피하지 말라.

회피하지 말고 맞닥뜨리라는 말이다. 앞에 노숙인이 있다.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물론 한 푼도 주지 않을 수 있다. 책에서는 이런 시도도 정직하다고 한다.

 

· 속임수를 쓰지 말라.

사소한 행위를 도덕적으로 계산하거나, 선행을 과시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라는 것이다.

 

· 단순한 변명은 하지 말라.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싶다면 변명은 헛소리일 뿐이라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느끼지 말고 생각하라.

행동에 앞서 멈춰 서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진정 단계를 거치는 것이 대부분의 상황에 도움이 되고, 선택에도 좋을 것이라고.

 

위와 같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수히 많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 중에서 일부만 발췌한 것이다.

 

그 외에도 호혜성에 관련된 글은 꼭 읽어 보길 권해드린다. 정말 인상 깊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를 보면서 사람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하는 행위나 행동들이 '넛지'를 떠올리게 하였다.

 

억지로 하게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덕적이고 가치 있는 행위를 하게끔 유도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오늘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에 대해 읽어 보았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인간 본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어떻게 교정해 가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 안다. 하지만 그 행동을 하지 않은 이유와 그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 책이다.

 

스스로 자책할 필요 없다. 이 책 한 권이면 누구나 행동을 교정할 수 있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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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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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라는 제목이 특이하다. 책을 펼치기 전에 제목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무언가를 마주 보고 싶다는 뜻인가?!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마주를 마주 대할 수 있었다.

 

팬데믹 소설이라고 넓게는 말할 수 있겠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왔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를 살아낼 사람들의 이야기.

 

가족, 친구, 이웃, 세대, 지역 간 평행선을 달리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마주'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마주'는 소수자의 시각, 그리고 외로움과 고통, 슬픔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누구나 슬픔과 고통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세상의 누가 나는 고통 없이 살아왔으며 온실 속 화초처럼 찬란하게 자랐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멀리서 보면 평범하지만 결국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시기나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슬픔과 고통은 안고 살아간다.

 

그 사실을 굳이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편가르기 하고, 평범한 척 행복한 척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웃기는 소리다.

 

시기와 때가 다를 뿐 누구나 부모님의 사망, 배우자와의 이별은 온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부재이다.

 

충분히 그 사람들과의 기억, 슬픔을 애도할 시간이 필요하다.



주인공 이나리.

 

마주에서 그녀를 표현하는 것은 이런 식이다.

 

"나리 너는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웃었어. 따지고 보면 웃긴 말도 아닌데 말이지." p18 나리가 따르는 동네 아주머니 만조 아줌마가 나리를 보고 한 말이다.

 

'여자여자'하면서도 '애기애기'하다는 건 많은 경우 프리패스처럼 통했다. 내가 강아지처럼 웃고 나면 공기의 흐름은 부드럽게 바뀌었고.. p24

 

강아지 카페 입간판이 쓰려져 있다. 두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있다. 강아지 카페에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입간판을 세우러 나가야만 했다. p80

 

"요새도 깻잎 세 묶음에 천 원이고 그래?"

"."

"요새도 초여름 되면 요 앞 중앙공원에 마늘 트럭 오고?"

", 와요, 어르신."

"쪽파랑 느타리 살 땐 저 아래 성당 사거리에 있는 야채 가게가 제일 나아."

나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그 야채가게에 가보겠다고 했다. 자신이 다시는 마늘 트럭에도 야채가게에도 장을 보러 다닐 수 없을 거라는 걸 노인은 알고 있는 듯했다. 일상적으로 드나들던 곳을 지척에 둔 채로 이 건물에서 얼마인지 모를 시간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p289


주인공 이나리는 위와 같은 사람이다. 뭔가를 보면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고 오지랖을 부릴 수 있는, 할 수 있다의 재량이 아니라 해야만 한다의 강제성을 띠고 있는 본인도 자신의 성향을 어쩌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 정도의 성격이면 본인도 자신의 성격을 고치고 싶을 것이다. 그 안타까움을 못 보는 것이니 얼마나 스스로 눈 감고 싶겠는가.

 

생김새는 여자여자, 웃으면 눈이 반달이 되고 강아지 상의 그녀, 이나리. 그러면서 오지랖까지. 이런 여인을 좋아하지 않을 사랑하지 않을 동네 어른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동년배 여인네들에게는 세상 질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나리라는 인물이 그래서 와닿는다. 나와 비슷해서. 오지랖이 넓고 깊다. 외로운 사람, 불편해하는 사람,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남의 아픔을 잘 보는데 정작 자신의 슬픔을 잘 모른다. 그러다 보면 그게 공황이라는 정신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소설 '마주'를 보면 나리가 잠복결핵이라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후반부에는 갑자기 나리가 호흡이 되지 않는다. 드디어 잠복결핵이 외부로 발현되는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아니다, 그게 아니다. 공황이 온 것이다. 병원에 갑자기 실려가, 종이봉투나 비닐봉지를 보여주며 이 안에다 숨을 쉬라고 한다.

 

나의 20대 또한 이러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해 응급실에 실려가고 피검사를 한 후 나의 주치의. 그래봤자 나를 담당한 의사였을 것이다.

 

그녀는 임신 중이었다. 그것도 만삭. 나보다 겨우 3~4살 많아 보이는 만삭의 의사는 내게 비닐봉지를 꺼내 시범을 보였다. 이렇게 입에다 봉다리를 대고 숨을 쉬라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습이 기괴해 보이기도 하고 우스워 보이기도 했다. 20년 전의 과호흡으로 응급실을 찾은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생경했었다.

 

과호흡도, 공황장애도 전혀 생소한 단어였고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의사도 이렇게까지 하며 생계를 이어가야 하나 불편했을 것 같다.

 

어쨌든 '마주'의 주인공 나리는 남의 아픔을 잘 살피면서 본인의 슬픔을 잘 알지 못하는 무지렁이 같다.

 

생긴 것 빼고 나랑 비슷한 성격의 이나리. 그래서 20년간 수영을 했음에도 코로나를 앓은 후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대학병원에서 천식 진단을 받고, 더불어 불안장애 진단까지 받아서 약을 복용하는 중인 나.

 

'마주'의 나리는 잠복결핵, 그리고 공황장애로 약을 복용 중이다. 나랑 결이 비슷하다.

 



이나리가 신경 쓰는 친구이자 불편한 언니, 수미.

 

가까운 듯 먼 그녀 수미, 나리의 근처에 있는 사람이다. 그녀는 성격이 화끈한 편인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두렵고 피곤해서, '그냥 산다' '이렇게 살다 죽겠지' '생각하면서. '사는 낙이 하나도 없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서. 나는 그런 여자들을 알고 있었다. 기진맥진한 채 아이한테 이런 말을 하는 여자들. p 86

 

매콤한 멸치 김밥을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쌀 수 있는 사람이고 중학교 때까지 학교 대표 탁구선수였던 사람이다. 나와는 아직 오타를 트지 않는 사이. 독하고 새콤한 것들, 새콤하고 차가운 것들을 좋아한다. 브랜디와 탄산수. 라임과 얼음. 그리고 겨울. p89

 

나리는 수미 언니는 마냥 불편하지도 마냥 편하지도 않은 관계인 것 같다. 우리가 살면서 이런 사람 주위에 다들 있지 않나?

 

좋지만 다가가긴 꺼림직하고 멀리 있자니 궁금하고.. 어쩌면 대부분의 관계가 그러지 않을까?

 

수미 언니는 그녀의 딸, 서하를 학대하고 있다. 물론 수미 언니는 정작 그게 학대라고 전혀 생각조차 못 한 듯하다. 지나친 집착과 관심..

 

서하는 엄마를 피해 나리 아줌마를 찾거나 나리 공방을 오면 딱히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 본인 이야기만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서 나리는 서하가 엄마와의 불편한 관계, 힘든 내색을 읽어낸다.

 

그리고 나리는 마음속으로 '마주'의 주제를 읊게 된다.




사람 사이의 이야기든, 코로나 시대를 말하든, 두려움을 껴안고서라도 마주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충분히 서로 부대끼고 싸워보고 그러면서 조율하는 것이고.. 그런 방식이 지금의 현재를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맞지 않은 사람이라고 손절하고, 불편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더 이상은 피할 곳이 없다. 계속 피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의 문제인 것이다. 시대나 세상이 불편한 것을 피하는 게 대처 방법은 아닐 것이다.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오늘은 최은미 장편소설 마주를 살펴보았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정리하고 보니 사람 이야기만 한 것 같아 아쉽다.

 

마주를 보면, 이 책 안에 소수자를 위한 이야기, 또한 그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우리들의 편견과 색안경 등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 우리도 알고 보면 각자가 모두 다 다른 사람이라는 것.

 

편가르기 하지 말고 다름은 인정하고 틀림으로 정의하지 말자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마주가 소수자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인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 것인지 혹은 둘 다의 위한 것인지, 주제가 더욱 명확하였다면 훨씬 와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마주'가 생각을 많이 하게끔, 또한 생각이 많이 나게끔 하는 주제의 소설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리고 문체나 표현으로 확실히 최은미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모를 수 없게 한 소설이기도 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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