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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Marble Rocket Issue No.11 : 교토 - 도시 탐사 매거진
마블로켓 편집부 지음 / 마블로켓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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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의 공식 북 리뷰 시리즈 201-24-34 마블로켓 교토 간판의 미학, 편집부 저, 2024 ★★★★☆

내 기억 속에 살아있는 교토! 그곳은 그들(일본)만의 색채가 살아있다. 비록 그들의 행위는 밉지만 그들의 문화와 소박함은 내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일본의 미학, 간판! 한번 맛보시라!
(자세한 리뷰는 프로필 링크를 참조하거나 아래 링크 참조바람.
https://m.blog.naver.com/fatman78/223469374008)

2. 저자의 의도.
이 잡지의 이름을 SNS상이나 여타의 매체에서 들어본 독자들도 있을 것이고, 생소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생소할 독자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 마블 로켓 매거진은 2019년 1호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나 국내의 도시들과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이른바 “로컬문화 Local Culture”로서의 가능성을 소개하는 “도시 탐사 매거진”을 표방하는 문화 계간지季刊誌 이다.따지고 보면 창간호가 나온지 어언 5년이 다되어 가는 중견 잡지라 볼 수 있는데, 초창기 1~5권 까지는 일본의 도시들을 소개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국내(순천, 전주, 부산)도 포함하고 기타 국가에도 그 면면을 넓혀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다시 일본으로 회귀하여 천년고도千年]古都 “교토京都”를 다루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간판”이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교토의 문화와 간접적인 역사, 그리고 배경들을 맥락에 따라 소개하고 있다. 단, 여기서 우리가 흔하게 떠올리는 아름다운 유적지가 지천至賤으로 널린 교토의 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고 호흡하는 그곳인 가게를 탐방하며 그들의 현재 모습과 생각을 읽어보는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지금까지 탄탄하게 쌓아온 일본의 문화적 힘을 분석하고, 향후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도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활까지 자임하는 것으로 보인다.

* 세 줄 요약평.
1. 일본과 한국은 현재로선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이웃임.
2. 그러나 일본의 문화에 대한 자세와 행보는 분명 배울 점이 있음.
3. 한국과 일본은 근본적으로 처해있는 상황이 너무달라 동일한 전략과 원칙으로 적용할 수 없음. 우리 한국만의 역동적인 “근본없는 문화”에 대한 전략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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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만든 세계 - 세계사적 텍스트들의 위대한 이야기
마틴 푸크너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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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의 공식 북 리뷰 시리즈 201-24-33 글이 만든 세계, 마틴 푸크너 Martin Puchner 저, 2024 ★★★★★

일전에 소개한 마틴 푸크너 교수의 진정한 역작!! 별 다섯개 짜리임! 서사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이 책 반드시 읽어봐야함! ㅋ
(자세한 리뷰는 프로필 링크나 아래 링크 참조 바람.
https://m.blog.naver.com/fatman78/223462459949)

2. 저자의 의도.
이 저서, “글이 만든 세상”을 소개함에 있어 “지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나름의 사연이 있다. 지난번 나의 리뷰에서 이 푸크너 교수의 올해 신작,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를 별만점 신간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인 바 있다. - 이동진 씨도 좋은 평을 하더만. ㅋ - 사실 마틴 푸크너 교수의 출세작은 지금 다루는 이 “글로 만든 세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참고로 지난 리뷰를 보고 싶은 독자는 아래 글을 보시면 됨. -

지난 4,000년의 방대한 사료를 토대로 각종 문헌들과 작품들을 검토하고, 그 중에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나 느낌에 따라 재구성하고 여기에 철학, 문화, 역사 등 인류의 지적 보고에 해당되는 다양한 견해들을 총망라하여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이 저서를 집필한 것이다. 기실 이와 같은 시도는 일찍이 서양 문화권에서 백과사전의 양식으로 면면히 내려온 전통으로도 볼 수 있으나, 푸크너가 인정받은 부분은 그 안에서 “서사”의 힘을 재발견했다는 데에 있다!

그 수많은 아카이브에서 TMI스러운 지식의 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왔는지 그 근원을 물었다는 데에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7년 구겐하임 펠로쉽과 2021년 훔볼트상 수여로 동료 학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지금까지 활발한 저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번 리뷰에서 소개한 작품도 이 “글로 만든 세상”의 연작 성격을 띄고 있는만큼 본 작품의 탁월함은 입증된 바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 세 중 요약평.
1. 인간은 서사(이야기)에서 결코 자유로울수 없다.
2. 물리적 시간의 인지적 해석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다.
3. 새로운 세대에 있어 또다른 형태의 서사가 있을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마틴푸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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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밖에 없구나, 와인 - 맛과 향으로 남겨지는 날들의 기록 일하는 사람 15
앤디 킴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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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의 공식 북 리뷰 시리즈 shorts 101-24-25 결국 너 밖에 없구나, 와인, 앤디 킴 저, 2024 ★★★★?

오호라! 좋아하는 와인 책이 나왔음. 요리를 사랑하는 나로서 반가운 책임! 읽어보세요..흥미로워요! (여기 요리는 전부 내가 한거임 ㅋ)

(자세한 리뷰는 프로필 링크나 아래의 링크 참조 바람.
https://m.blog.naver.com/fatman78/223414473008)

2. 저자의 의도.
이번 신간, “결국 너밖에 없구나, 와인”은 다소 특이한 책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저자라고 밝힌 앤디 킴은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던 일반 사람이 와이너리에 빠져 자신이 하고자하는 분야에 도전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언더 독 Under-Dog”의 사연을 가진 이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오로지 와인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 국립 와인 대학교에 입학하여 좌충우돌하는 에피소를 가감없이 에세이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끝내 와인 기사 훈장 (2022년)을 받기까지의 에피소드는 현대인의 삶에서 일과 삶의 영역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영감을 주고 있다.

이번 신간에서 저자는 거창하게 자신의 성공을 읖조리지 않는다. 다만 자기가 겪은 짧은 경험들에서 과연 와인이라는, 어쩌면 우리에게 거창하게도 들릴지도 모르는 낯선 문화에서 삶의 면모를 느끼는 과정을 간간히 들려준다. 그럼으로써 삶의 궤적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지점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는 서구 문화에 대한 열등감 내지는 상대적 왜소함의 지점을 극복하고 보다 친숙한 일상의 한 부분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 자신이 밝히는 이력은 상당수 거창하기는 하나, 그 어떤 프로필 사진도 관련 기사도 없이 다소 신비주의적 모습을 보여준다. -

* 세 중 요약평.
1. 와인은 생활 필수품이지 사치품이 아니다.
2. 이 책에서의 저자는 와인에 대한 사랑과 열정의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3. 요리와 더불어 페어링되는 와인은 삶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결국너밖에없구나와인 #앤디킴 #일하는사람 #문학수첩
#와인 #요리 #식문화
#도서리뷰 #도서추천 #책리뷰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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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논객 - 우리 사회를 읽는 건축가의 시선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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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의 공식 북 리뷰 시리즈 101-24-07 도시논객, 서현 저, 2024 ★★★★☆


*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도서협찬

* 본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공식 서평단으로서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1. 들어가며..



“우리에게 인문학 人文學 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인 단어의 정의말고, 우리가 실제로 지금 느끼고 받아들이는 그 정의말이다. 한 잔의 커피 옆에 펼쳐놓은 책 한 권, 여유로운 시간과 공간에서 보는 멋진 그림 한 점? 아니면 SNS에서 오늘도 쏟아지는 “인문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을 달고 우리 눈을 아프게하는 수없이 쏟아지는 책들? - 그 중 진짜 인문학이라 부를 만한 것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차치하고. -

 

물론 저 행위 양식 안에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인문학의 흔적이 있다. 그러나 무언가 저 이미지만으로 인문학을 말한다면 당신은 2%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 200% 일수도. ㅋ -

 

 

인문학을 언어적으로 풀어보면 “Humanities, Humanitas (라틴어)” 이다. 이를 우리 말로 풀어보면 인간에 대한 “모든 것”, 인간 중심의 사고에 기초한 행위 양식을 총칭하는 뜻이다.

따라서 앞서 이야기한 이미지도 충분히 해당되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주변을 바라볼 때, “우리 인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에 답을 하는 것이라 보면 적절하지 않을까..- 진지하게 하면 더 좋고. -

그렇다면 이 질문에 대한 한계가 없다고 했을 때, 가능한 모든 것은 인문학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유구한 인류의 역사 이래로 셀 수 없이 많은 서적과 흔적들이 다 그러하다. 그리도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장소 Place”도 그 시선을 피해갈 수 없다. 아니, 더더욱 그래야만 한다!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네 삶은 꽤나 주변에 흔적을 남긴다. “빈 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간다”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태어나면서부터 아무 것도 없으니까 주변 자연을 변형하여 우리 스스로를 살아가게끔 하고, 죽을 때는 그동안의 모든 것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러니 일생 내내 주변 환경을 이용하고, 무언가를 생산하며 그 흔적을 반드시 남기게 된다.- 이게 성립하니 고고학 考古學이 존재하는거 아닌가. ㅋ -

 

 

따라서 우리 주변, 즉 장소들에 대한 고찰(인문학)은 늘 있어왔고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된다. 그리고 그 모습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이 “도시 都市“도 피해갈 수 없다!

- 오히려 이 거대 도시 Metropolis 야말로 인류 문명의 도서관이다. -

 

 

지금 내 앞에 놓여진 이 책, “도시논객” 또한 그 대오 隊伍에 합류하는 작품이다.

2. 저자의 의도.


이 책의

저자, 서현 서울대 교수는 이미 독자들에게 베스트셀러 “빨간도시”,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로 잘 알려진 건축가이다. 대중들에게 다가가는걸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타 한국 교수들하고 다르게, 일찍부터 꾸준히 신문 칼럼에 인문학적 건축 글을 기고하며 위에 말한 책으로 대중들로부터 그 응답을 받은 학자이다.

- 방송을 잘 안타서 그렇지, 오래 전부터 자기 목소리를 내시던 분임. -

 

 

이번 신간은 그의 계속된 여정 와중에 현재 표류하고 있는 이 사회, “대한민국”의 민낯을 “도시”를 매개로 비판하며 쓴 작품이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위해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인 이 대한민국을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고, 기록을 남기며, 마음에 있는 하고픈 말을 담은 책이란 말이다. - 도데체 무엇을 향해서?.. -

 

 

우리를 비판하는 책이야 한 가득 나오고 있지만, 서현 교수는 그 중에서도 도시를 매개로 날카로운 성찰을 보이는 일련의 그룹에 속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발전국가”라는 국가 아젠다로 피폐해진 한국의 삶을 재조명하며, 급기야 “부동산”이라는 병리적 현상으로 신음하는 우리들을 각성시키고 나아가 “성과 지상주의”의 이 폐해를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 도데체 언제쯤 가야 우리는 잘 산다고 말할거니? -

3. 인상적인 부분.


 

일단 이 책의 최대 미덕은 그의 시선을 공유하며 “눈이 즐겁다”는 것이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된다. 그것은 유희遊戱적 즐거움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치를 일깨우는 “불편함”에 가깝다.

“도시의 투전판 전략”.. “일회용품 도시”.. “땡전 없는 시대와 청와대”.. “부채 의식 없는 건축”..

도시논객 中

단지 의례적인 비판이 아니라, 삶의 실천 속에서 나오는 그의 생각과 가치에 의해 나오는 당연한 이 불편함은 우리에게 무언가 울림을 준다. 우리가 매일 보고,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 것들속에 너무도 많이 우리의 “가치관이 쇠퇴함”을 우리도 모르게 남기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를 놓치지 않고 반드시 “이미지(사진)”으로 우리가 목격하게 해준다. 그리고 나는 동의한다.

- 솔직히 나랑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프로불편러. ㅋ -


 

그리고 이 책은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straight 한 매력이 있다. 통상 학자들은 그 특유의 현학적 자세때문에 그들의 발언이 우리에게는 유약하거나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 앞선 제 자기계발 글 참조 - 그러나 서현 교수는 있는 그대로 직선적으로 다가간다. 때로는 우리가 숨기고 싶어하는 어떤 면이라도 그는 그냥 말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내면 속에 담고만 사는 - 그래서 병이 되는 - 지점을 끄집어내어 모두가 바라보고 같이 고민하며 치유하길 바란다.

- 이 부분은 동양권 문화에서 아쉬운 지점이다. 그냥 덮어놓고 가는 망각의 해법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망쳐왔는가! -

“(태극기 부대)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아우성. 태극기와 성조기는 이해하겠으나 이스라엘 국기는 생경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봐도 생경할 일이다”

 

“흰 눈 위의 불평등”

 

“용산으로 이주한 대통령 집무실. 이주 초기에는 근접 접근이 허용되었으나 다시 겹겹이 담장이 설치되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있었던 모양이다”

 

“(어떤 지하철의 경로석 풍경) 나이에 근거한 자신감이 없으면 이 자리에서 이런 자세를 취하기 어렵다”

도시논객 中

때로는 냉소를 지나 불편함에 이를 수도 있음에도 이 책이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부분은 바로 “인간에 대한 따스한 성찰”일 것이다! (이거 없으면 욕 좀 먹을수도)

 

“(한강 복판의 노들섬) 강으로 둘러싸인 저 공간을 다중 이용 공간으로 만들려면 도시의 희소재인 섬의 가치를 버려야 한다. 그곳에 섬이 있고 슬프고 외로울 때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남는 것이 옳다.”

 

“한국 전쟁 피난 시절의 기억을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시작한 부산. 저 계단을 오르내린 기억들까지 모두 소중한 자산이다.”

도시논객 中

이처럼 “모두까기”가 아닌 자신의 신념에 근거한 지적이며 비판이기에 그 날카로움이 아프지 않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물론 저 지적이 일개 이상주의 학자의 주장이나 세상 물정모르는 동키호테같은 선비의 그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그 안에는 사람의 가치를 배제하지 않는다. 단지 “장소”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안에서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그 사람들이 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치의 입장을 대변하는 서현 교수의 불편함은 그 진정성에서 기꺼이 용인해줄 수 있다.

4. 아쉬운 부분.

이 책을 읽으며 솔직히 서현 교수한테 아쉬운 부분은 없었다. 속시원히 하고 싶은말 다하시고, 그것도 친히 “사진”까지 첨부해서 기록하니 말이다. 굳이 들자면 지면의 분량 제한으로 아마 전부 다는 말 못한 점? 정도는 들 수 있겠다. ㅋ

오히려 아쉬운 점은 바로 “우리들”이다!

무엇보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옛 건물들이나 그 이전 시대의 유적들에 대해 볼 수 있는 것, 그것은 바로 “폭력적인 현대 도시의 군림”이다!


 

오로지 개발 이익(땅값), 상권, 임대료, 부동산 가치에 함몰되어 정작 그 안에 살아가고, 기억(추억)을 가지고 사는 이들의 생각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그 폭력성 말이다.

주변 경관과의 부조화는 애교 수준이고, 역사고 뭐고 간에 일단 돈이 되어야한다는 약탈적 행태는 이 땅에서 끊이지 않는다. 나는 개발을 반대하는 박제주의자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필요하면 개발을 하고, 때론 새출발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모두가 이렇게 오로지 개발만을 부르짖는다면 정작 우리를 위한 개발이 맞는가? 라는 생각이다. - 건물을 위해 우리가 사는 건 아니다. - 때론 어떤 건 그냥 놔두어야 그 의미가 있다. (적어도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 기존과의 조화라도 생각해보길 바란다.)

 

 

또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근대 건축물들, 특히 일제시대때라는 라벨이 붙은 자취들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볼거냐 라는 문제가 남아있다. 비단 지금은 사라져버린 “중앙청” 철거논란 뿐만 아니라, 구 도심 곳곳에 남아있는 근대 건축물들의 향후 거취 논란이다.

 

 

개인적으로 고백하건데 나는 우리 나라가 최초로 개항한 곳 인근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보아온 그 서양식(일제식) 건물들이 낯설지 않고, 게다가 나름의 미가 있는 아기자기한 동네에서… 지금도 가끔 옛 추억에 그 동네를 가면 반절이나마 아직 그 건물들이 남아있어 나를 위로한다. 그리고 내 주관적으로 겉으로 뻔지르르하게 유리로 도배하고, 번쩍거리며 위용을 자랑하는 요즘의 건물보다 백 배이상의 미학을 느낀다. - 일제 찬양이 아니다! -




더욱이 민족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일면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없애자고” 한다면 과연 그만큼 순수해질까 반문하고 싶다. 아픈 기억도 역사이고 그걸 우리는 제데로 기억해서 후대에 물려줄 의무도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시대는 이제 다양성을 존중하는 걸 넘어, 서로의 것을 인정하고 그 전체로서 살아가는 것과 인간을 위해, 지속가능성을 위해 보존을 말하는 시대로 이미 넘어와 버렸다. 젊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연남동, 익선동, 힙지로, 성수동..”등 그 핫플레이스로 가보면 무엇을 현대의 대중들이 원하는지, 소위 시대정신 Zeitgeist가 뭔지 알게될 터이니 말이다.



“아기자기한 그 모습에서 나오는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바로 그 몰려드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것임을..

5. 나오며..

 

어느덧 이 책 “도시논객”으로 출발하여, 거대 도시 비판, 그리고 나아가 천박한 자본주의 비판까지 담론을 살짝 맛보앗으니 이런 것이야 말로 인문학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 안에 담겨진 무수히 많은 알레고리들과 우리의 반영된 이미지들을 포착하여 거꾸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런 것, 그것이 바로 인문학의 역활일 것이다. - 근데 나는 이과인데. ㅋ -

근데 나는 벌써 걱정된다. 이 책에 담긴 서현 교수의 시선이 불편하다고 외면할 몇몇 독자들이 보여서이다. 오늘도 쏟아져나오는 경제경영(이라 쓰고 돈벌이라 읽는) 서적들이나 자기계빌 서적들에 비해 초라해 보일것만 같은 불안감 때문일까? 그러나 이 책은 적어도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대한 한 부분에 답을 줄거리 확신한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위해 나아가며, 그 길에는 반드시 “돈”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독자들에게 추천할란다. 내가 소중해했고 편하게 느껴던 그 건물들이 살아남길 바라기도 하고, 내 후손들에게 오늘 고민한 이 흔적들이 그들 사이에서도 숨쉬고 이어나가 몇 백년 후의 랜드마크라 내세울 이 땅의 품격있는 도시를 꿈꾸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곳이 건물이지, 건물을 위해 우리가 사는 것은 아니라는 진리를 반드시 전해주어야 한다.

 

#도시논객#서현#효형출판#서평단#책추천#도서추천#리뷰#서평#도시공학#인문학#건축#메트로폴리스#발터벤야민#도시인류학 태그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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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헤드 - 익숙해 보이지만 결코 알지 못했던 미국, 그 반대편의 이야기 알마 인코그니타
존 제러마이아 설리번 지음, 고영범 옮김 / 알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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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의 북 리뷰 시리즈 01-60 : 펄프헤드 Pulphead, 존 제러마이어 설리반 저, 2023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서협찬

* 본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1. 들어가며...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위 그림은 초 현실주의 화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 의 대표작으로 제목부터가 재미있다. 마그리트는 제목에서부터 우리의 인식 체계를 유머러스하게 비꼬고 있는데, 그 의도를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실제로 그림은 물리적으로 캔버스위에 물감 덩어리의 분포에 따른 어떤 "실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물리적 실체를 보지 않고 그림이 표방하는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그것이다. 이는 보들리아르 Baudrillard 가 "시뮬라시옹"에서 실체에 대한 이미지의 전복(그리고 잠식) 으로 매우 중요한 철학적 담론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쯤에서 나는 당신들에게 문득 다음의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우리에게 미국 America 은 무엇인가?..."

아마 다양한 이미지가 여러분들 머릿속에 떠오르며, 오만가지 대답이 교차할 듯 하다. 예를 들어, 뉴욕의 마천루, 넓디 넓어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는 광활한 대자연, 화려한 라스베가스나 마이애미의 불빛들이 반짝이는 기회의 땅 등등... 기존에 우리가 가진 미국의 이미지는 크고 광활한 대륙, 전 세계의 중심인 패권의 나라,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대중 문화의 끝판왕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더욱이 그들을 우리와 최근의 현대사(해방이후 6.25전쟁, 베트남전) 를 함께한 "혈맹" 으로 간주하고, 늘 부러운 대상으로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문득 나는 우리의 이 모습이 마치 큰 코끼리의 몸 여기저기를 부분적으로 만지며 느낀데로, 그 거대한 전체의 집합인 코끼리를 속단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늘 든다. 누군가 미국인들에게 "당신의 나라를 설명해주지 않겠어?"라고 부탁하면, 전혀 예상치못한 대답이 나올거라는 기대마져 하면서 말이다. 소위 "디커플링" 시대에 들어서 이제는 그들을 객관적으로 봐야할 상황이 자꾸 발생하니, 적어도 그들의 민낯은 고사하고 도데체 무어라 우리에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소개하는지 이해를 하고 싶은 마음에 특히 더 그러하다. 그리하여 다음의 질문을 또다시 던져본다.

"과연 미국인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2. 저자의 의도...

이 책의 저자인 존 제러마이아 설리번 John Jeremiah Sullivan 은 미국 중부 테네시 출신의 기자 겸 저널리스트이다. <GQ>, <하퍼스 매거진> 등을 비롯 유수의 잡지사에 기고를 하고, 현재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전속 필진으로 활동중인 작가이다. 본 작, 펄프헤드로 2011년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이후로 언급할 "뉴 저널리즘 New Journalism"으로 특징되는 에세이 작가로 인식되고 있다.

이 뉴 저널리즘은 영미권의 잡지들에서 관찰되는 특징으로서 기사와 에세이의 절충적인 양식으로 자리잡은 장르이다. 일반적인 신문 기사들이 그렇듯이 시계와 같이 딱딱하고 정확한 사실 전달, 기자의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건조한 문제가 아니라, 마치 문학의 그것처럼 세부 표사의 극적인 디테일, 필자의 의도나 느낌을 숨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 개입까지 한다. 따라서 논픽션의 기틀은 유지하되 소설적인 기법을 다양하게 차용하여 독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마치 사건을 "목도하게" 만드는 호소력이 있다.

본 작은 이러한 뉴 저널리즘의 현재적 대표작으로 볼 수 있으며, 한국에서는 잘 접하지 못한 그 특유의 문체를 경험해보기 좋은 작품이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피상적으로 가진 미국의 이미지와 다른, 미국인 저자가 느끼는 진짜 그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접해보기에 상당히 강점이 있다 하겠다.(그리고 책 말미에 출판사의 후기에서도 이 목적을 언급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이미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를 모은 일종의 모음집 성격을 가지고 있고, 각 글들의 주제나 동기는 정말 제각각이지만 근본적으로 작가가 가진 주제의식 한 가지는 일관되게 느껴진다. 그것은 현재 미국을 살아가는 한 시민으로써, 동시대에 느끼는 자신들의 모습과 그 뿌리, 그리고 나아가는 여정을 그들의 시각으로 그려내는데 그 주안점이 있다. 그러므로 내가 위에서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에 효과적인 답을 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였다.

3. 인상적인 부분...



처음 이 책을 접하면 - 약간이나마 이 책에 대해 전달받은 사전 정보와 달리 -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분명 에세이 집이라고는 하는데 소위 벽돌 두께의 큼지막한 분량이란! 더군다마 펼쳐든 목차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몇 군데를 제외하고, 미국 문화에 꽤 익숙하다고 평소 자부하던 나부터도 도데체 종잡을 수 없으니... 그러나 호기심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던진 내 질문을 스스로 찾아보리라는 의무감마져 동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그 제목들을 선정한 작가의 심정을 이해하고, 또 다른 면을 접해본 기쁨이 나름 존재했다. 

기대 반, 우려 반인 그 외형과 달리 선정한 주제들은 꽤나 현시적이다. "트럼피즘"의 지지 기반이 된 미국 보수 복음주의의 반동을 연상케하는 대형 "크리스쳔 록 페스티벌"을 다룬 첫 장 "이 반석 위에서"로 서두를 시작한다. 그리고 꽤나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상흔이 남은 태풍 "카트리나"의 기억들, 그 속에서 벌어진 일련의 재난 영화같은 일화들을 그 이후의 장에서 다룸으로써, 현재 미국인들의 무의식 속에 분명히 큰 트라우마를 안겼음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더욱 노골적인 표현이 엿보이는 "아메리칸 그로테스크"에서는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는 면을 보여준다. 전前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뿌리깊은 인종 차별과 매카시즘적인 공격들은 결국 "메디케어 Medicare"로 대표되는 복지정책에 대한 극렬한 반대 시위로 귀결되며, 이 준동의 밑바닥에는 "폭스 뉴스"로 대변되는 극우 레서시 미디어와 티파티 Tea-party 로 잘 알려진 보수 공화당을 지지하는 로비스트들을 등장시킨다. (심지어 이 자들이 자기 친척들이다.) 짐작컨데 민주당 지지자인 저자가 느끼는 이 극우 보수주의자들의 행태에서 훗날 "미 의회 점거 폭동(2021)"의 기원을 찾을 수 있는 건 나만의 우려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가진 과도한 황홀감도 어두움도 없다. 다만 현장으로부터만 느낄 수 있는 날 것의 생생함이 묻어있다. 이러한 현장감이 내가 당신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들의 "뿌리"를 기억하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들을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 인상적이다. 아직도 대륙(유럽)에 대해서 느끼는 문화적, 역사적 열등감의 발로라고 느끼기에는 이미 오래전에 미국은 패권주의에 익숙해진 시점 아닌가. 오히려 그것보단 자신들의 고립된 대륙에서 아직도 그 기원에 대해 불분명한 고대의 문명들의 탐사와 재발견("이름 붙여지지 않은 동굴들")이라든지 "남부"로 대표되는 자연주의(때론 낭만주의)적 문학 운동의 마지막 장의 결말("미스터 라이틀:에세이), 미국 대중 문화의 한 부분이었지만 과소평가된 "블루스"의 알려지지 않은 흔적들과 그를 둘러싼 문화적 의의 평가와 보전에 대한 글("알려지지 않은 시인들") 등을 통해 자신들의 서사를 외부 시선과 상관없이 쌓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그렇게 갈망한 자기들만의 서사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의 발로로 보인다. 결국 "전통"이란 것은 역사의 어느 시점에 형성되어 그것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역량과 세대의 자세에서 생겨나는 법이니까 말이다. 어느덧 우리가 기억할법한 헐리우드 고전영화의 많은 작품들이 이제는 당당시 "고전 Classic"의 반열에 올라 끊임없이 오마쥬를 바치는 것만 보더라도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밴드 출신의 저자 자신의 경험은 숨길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록 문화를 포함한 MTV 시대의 성장, 그리고 미디어 산업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은 확실히 감정이 있다. 그 누가 우스스탁 페스티벌 Woodstock festival의 안티 테제로 크리스쳔 록 페스티벌을 상상이나 했겠는가("이 반석 위에서"). 게다가 "액슬로즈의 마지막 컴백"에서 엿보이는 노골적인 락에 대한 경배와 - 나는 이것이 편협하다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 - "마이클"에서 나타나는 모타운 사운드를 넘어선 한 위대한 뮤지션의 최대 논쟁 지점 - 아동 성추행 혐의 - 는 지금도 명백히 유효한 미국 대중 문화의 한 모습이다. 우리가 오늘도 펍 Pub 에서 들려오는 각종 록 음악들, 이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하는 우리의 아이돌 그룹들의 뿌리에는 마이클 잭슨의 업적이 자연스레 녹아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레게 음악의 시발점인 밥 말리 & 더 웨일러스 Bob Marley & the Wallers 의 바로 그 에윌러를 취재하는 모습까지! 이 모든 것들이 현재 빌보드로 대변되는 미국 대중 음악의 한 가운데에서 온 몸으로 그 문화적 세례를 받은 저자의 예리한 느낌이 살아서 숨쉬는 느낌이다. 

4. 아쉬운 부분...

이 책은 너무나도 미국적인 에세이 집이고 그들의 현재 시각과 공감대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그 정도로 미국 문화에 대해 선지식이나 당대의 이해도가 없는 독자들에겐 다소 뜬금없는 이야기로 비춰질 여지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마치 지금 화면에 나오는 미국 현지의 스탠딩 코메디 쇼를 볼때, 청중들은 박장대소를 하는 부분에서 자막을 보아도 유머의 맥락을 몰라 어리둥절한 느낌과 유사하다. 따라서 이 책은 주석이나 해설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엄밀성을 요구하는 학술서나 전문 서적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작품도 아니다. 따라서 주석이나 해설글이 장황해지면, 자칫 가벼운듯한 느낌의 저자의 글들과 어우러지지 않을거라는 지점이 존재한다. - 그리고 나의 우려를 반영한듯 최대한 주석을 자제한 편집이 보인다. - 그러므로 이 책을 보다 더 다양한 독자들과 조우하게 하려면, 기존의 방식보다는 "영상"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미디어에서 그 역활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또한 내가 보기에 미국의 현대사는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편이라고 믿는다. 1,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전 세계의 패권 다툼의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되고, 6.25 전쟁과 베트남전으로 우리 역사와도 조우하는 지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독립 전쟁과 남북 전쟁으로 대변되는 미국 건국 초기의 역사나 그들 이전의 원주민들에 의한 역사들은 여러 이유로 인해 잘 알려져있지 않다. 그저 단편적으로 헐리우드 영화 내에서 등장하는 "백인 중심"의 시각에서 다룬 일부만을 알 뿐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기원 즈음에 가까운 에피소드들은 독자들이 따라가기에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구글 검색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의 소스가 존재하고, 접근성도 꽤 용이한 편이므로 보다 더 깊은 논의를 접해보고 싶은 독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읽어나가면 어떨까하고 추천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너무나도 익숙하게 구현하고 있는 "뉴 저널리즘" 문체의 한계성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앞서 밝혔듯이, 이 글들은 뉴스 기사와 소설사이의 어딘가 지점을 점유하고 있다. 이는 분명 우리에게 낯선 글들이며 신선할수도 있지만, 거부감이 드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미 부연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만큼 그들의 시장에서 자리잡은 이 쟝르가, 전혀 규모가 다르고 독자의 성향이 다르며, 언어가 다른 우리의 그것에서 얼마나 인상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인듯 하다. -그리고 출판사도 이를 비판하는 문제 인식을 거론한다.- 그러나 나는 대중들에게 이 문제를 굳이 "강요"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취향의 문제일뿐, 어떤 목적성이 들어갈 문제는 아니라 보기 때문이다. 다만 꾸준히 이러한 글들을 소개한다면, 꽤나 가독성이 보장되는 이 쟝르의 글들이 대중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지는 결실을 맺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

5. 나오며...

다시 돌아와 미국을 바라보도록 하자. "신대륙, 신국가"라는 의지의 표상으로 의회 민주주의를 기초로 하고, "구대륙"의 모순들을 피해 모여든 이민자들의 다양성이 혼재하는 사회, 그리고 이를 넘어서 현재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기회의 땅"의 모습, 물질 문명의 극치를 선보이며, 그 이미지적 헤게모니를 장학한 거대 국가... 이 정도로 그동안 정리된 이미지를 뒤로 하고, 오로지 이 책에서의 느낌으로 재정의 해보는 것이다.

문자를 남기지 않아 지금도 그 신비함의 비밀을 간직한 원시적 대륙, 가장 현대적인 도시 문명과 가장 전원적인 자연 환경이 공존하는 드넓은 나라, 이제 비로소 자신들의 문화적 근간들 - 흑인음악, 남부문학, 헐리우드 영화 - 을 구축해낸 역동성의 나라, 그러나 아직도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와 복지국가간 견제가 팽배한 국가.. 이 정도가 아닐까?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오늘도 외신을 장식하는 그들의 뉴스를 좀더 이해해보면 어떨까...

그렇게도 자유 지향적이면서도 극도로 보수적인 그들의 내면, 패권주의를 보이지만 자신들의 대륙을 우선시하는 "고립주의"의 뿌리, 상대적으로 늦게 발달한 문화적 배경을 대중문화와 영상매체를 통해 완전히 자기들 것으로 재편한 그들의 모습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가? 이 모순적인 부분들을 보다 더 잘 드러낸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좋은 텍스트가 될 것이다. 비록 지금은 낮은 단계의 시도일지라도 서서히 우리의 인식을 바꿔주는 좋은 계기를 꾸준히 제공하고자 하는 출판사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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