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고 나니 배고파졌어요 (든든 에디션) - 사는 게 버거운 당신에게 보내는 말
전대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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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실컷 울고 나니 배고파졌어요>: 삶이 힘들 때 생각나는 문장들

(2021. 7. 16.)

 

 

1. 이 책의 구성

 

<실컷 울고나니 배고파졌어요> 라는 제목이 아주 현실적인, 그래서 어떤 책인지 궁금하고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 나왔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하루 종일 밥도 먹지 않고 울 수는 없다. 울기 위해서라도 밥을 먹어야 한다.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그러나 한편으로 모든 슬픔은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시집은 아니고 에세이에 가깝지만 시집처럼 편집해서 가독성이 뛰어나다. 아마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어디서 한번 쯤 들어본 말인데, 딱히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아마 사람들 사이에 회자하던 말을 잘 정리해 놓은 것인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이 한번 쯤 느꼈던 생각이나 느낌을 잘 포착해서 문장으로 완성했다.

 

특히 각 단원이 끝나는 곳에 쓴 네임스토리 이행시 또는 삼행시는 작가의 톡톡 튀는 생각을 잘 보여주기도 한다. 농심, 너구리, 신라면, 잘살자, 자신감, 행복, 자존감, 지금이란 단어로 멋진 문장을 완성하여 독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먹는 것으로 푸는 사람들이 많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행복감을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자꾸만 단짠 맛을 찾게 되다보면 살이 쪄서 그것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운동을 싫어한다면, 음식 대신 이 책의 문장을 씹어 먹어보면 어떨까?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은 문장의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다만 유사한 단어를 나란히 배치하여 독자가 서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간절함, 유연함, 담대함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우에 따라 필요한 자세이다. 이 세 가지 자세 중에서 이것이 저것 보다 더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저자는 이 세 단어를 다음과 같이 아주 절묘하게 설명하고 있다.

 

똑같은 꿈을 품은 세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위기가 닥쳤다. 똑같이 주어진 위기 앞에서 그들은 오래도록 고민하다가 결국 각자가 다른 선택을 내렸다.

 

첫 번재 사람은

계속 그 길을 고집하고 밀고 나갔다.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두 번째 사람은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에

잠시 다른 길로 가보는 유연함이 있었다.

 

세 번째 사람은

오랜 목표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는 담대함이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아 셋 중에서 누가 옳았을까?

그런 건 없다!

 

첫 번째 사람은 계속 버티고 밀고 나가면서 인내를 배울거다.

두 번째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겪으면서 지혜를 배울거다.

세 번째 사람은 새로운 길을 도전하면서 용기를 배울거다.” (p. 33~34)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꼭 필요한 감4

 

네 삶 속에 감4

넘쳐났으면 좋겠어.

감사, 감탄, 감격, 감동.

너는 분명 그렇게 될거야.

4가 넘치는 사람이.

p. 204

 

, 작가의 언어감각이 돋보인다. ‘감사, 감탄, 감격, 감동으로 모두 모아놓고 보니까 무엇인가 으로 시작되는 긍정적인 단어가 참 많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감탄할 수 있고, 감격스러워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감동적이다.

 

썸데이 투데이

 

썸데이(Someday)’

언젠간 잘될거란

막연한 기대를 품고 살기보단,

투데이(Today)’

오늘을 어제와 다르게

분명하게 노력하며 살아내자.

 

올지, 안 올지 모를

막연한 썸데이보단,

지금 손안에 있는

확실한 투데이에 집중하자. (p. 214)

 

이 문장은 위트가 넘친다. 우리가 아주 자주 쓰는 영어표현과 절묘하게 인생의 가르침을 확실하게 해준다. 때론 영어가 주는 단어의 뉘앙스가 더 확장될 때도 있다. ‘불확실한 내일 보다 오늘에 집중하라는 말은 그냥 상투적이지만 이것을 영어로 살짝 비틀면서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썸데이가 아닌 투데이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4. 추천사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힘들 때 먹는 것부터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또 너무 어렵고 무거운 책은 싫은데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인 책이다. 책장을 펼치면 공감 가는 문장들이 마구 쏟아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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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세계 - 80가지 식물에 담긴 사람과 자연 이야기
조너선 드로리 지음, 루실 클레르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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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식물의 세계>: 80가지 세계 식물 이야기

 

1. 이 책의 구성

 

자칭 식물 덕후라고 부르는 조너선 드로리가 쓰고, 루실 클레르가 꽃 그림을 그려서 <식물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아름다운 책이 나왔다. ‘80가지 식물에 담긴 사람과 자연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것처럼 이 책은 단순한 꽃 소개가 아니라 각 나라를 대표하는 식물과 그 나라 사람들의 꽃에 대한 정서를 함께 들려주고 있다. 백과사전처럼 꽃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꽃을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 한 그림이 담겨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80여개의 식물은 대체로 많이 알려진 것들이 많다. 그러나 그 식물 속에 감추어진 스토리를 읽다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대륙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그 대륙을 대표하는 식물이 어떤 것인지도 저절로 알게 된다.

 

식물의 과학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인간의 역사, 문화와 얽히면 배로 흥미진진해진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 대부분은 식물 못지않게 인간의 면면을 드러낸다. (p. 11)’고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녀가 들려주는 식물 이야기 속으로 푹 빠지게 만들어 준다.

 

조너선 드로리(Jonathan Drori)는 캠임브리지 대학 식물원 위원이며, BBC50편이 넘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할 정도로 식물에 대한 권위를 자랑하는 사람이다. 2006년에는 <나무의 세계>를 이미 출판하였다고 한다.

 

다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씨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아마도 큰 책으로 출판된 것을 국판으로 줄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10포인트 글자체에 표준인데, 이 책은 8포인트 정도의 글씨여서 책을 읽는데 피곤함이 몰려왔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원산지가 있는 세계의 식물이라고 하지만, 벌써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식물이라는 것도 뿌리지 않아도 자생력이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은 널리 퍼지면서 자신의 개체를 보존하고 보전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식물이 자라는 데는 기후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위도가 같은 지역으로 식물이 퍼져나가고, 또 어떤 식물은 새로운 지역에서 정착하면서 경쟁력을 갖게 되어 많은 식물들이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식량이 되어주는 식물들 덕분에 인간은 생존하는 데 훨씬 유리한 조건을 조성할 수 있었다. 인간에게 식물이란 언제나 고마운 존재다. 이러한 식물이 잘 지탱할 수 있도록 인간이 식물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절제한 소비와 남용은 환경오염의 주범이고 그것은 기후 위기를 불러왔으며, 식물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서문에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노력,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연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식물, 동물, 곰팡이, 그리고 모든 작은 생물들이 다양하고 놀라운 생명의 복잡한 거미줄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나무토막으로 탑을 쌓은 다음 번갈아 가며 하나씩 빼는 놀이에서 서서히 탑이 흔들거리다가 결국 무너지는 것처럼, 개별 종들이 하나씩 위협을 받을 때 우리 생태계는 차츰 복원력이 약해지고, 마침내 살짝만 건드려도 시스템 전체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생태계 안에서의 관계에 전적으로 달려 있지만 안타깝게도 생물 다양성은 인간의 걷잡을 수 없는 소비, 농업 방식, 기후 변화에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이 위험 요소들은 모두 하나로 맞물려 있다. (p. 11)

 

임계점이라는 것이 있다.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전혀 다른 상태로 바뀌는 지점을 임계점이라고 한다. 물이 100도에서 끓으면 액체 상태의 것이 기체가 되듯이 상황이 전혀 다르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자연도 어느 정도까지는 회복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자연이 회복되는 속도보다 파괴되는 속도가 더 빠르게 되면 어느 순간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 순간을 시스템이 무너지는 순간이며, 그렇게 되면 복원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소비, 농업방식, 기후 변화는 바로 이러한 자연의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식물을 관찰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자연의 경고를 누구보다도 빨리 인식할 수 있었다. 작가가 모든 사람들에게 외치고 있는 이러한 목소리가 외로운 절규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세상에는 문제의 본질을 흐려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자들의 로비가 만연하다. 우리에게는 여기에 분연히 저항하는 배짱 있고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대중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메시지를 전달할 투지, 사람들이 마음을 흔들고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사려 깊은 의사 결정자들이 필요하다. 각국은 상대의 승리가 곧 나의 패배라는 제로섬 게임의 관점에서 벗어나 이 세계가 기후 변화라는 공동의 적에 대항하는 하나의 연합체임을 확신해야 한다. (p. 12)

 

기후 변화는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문제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작가는 위정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되고, 쓴 소리를 할 줄 아는 뚝심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러한 지도자에게 표를 줄 수 있는 깨어있는 시민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식물이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자연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 바로 배려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4. 추천사

 

단지 식물만이 아니라 그 곳에 담긴 사람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식물에 그렇게 정겨운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식물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식물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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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식물책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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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쉬운 식물책>: 이 야생화의 이름을 알려줘!

 

   

 

1. 이 책의 구성

 

살다보면 야생화에 눈길이 가는 때가 있다. 사람에 따라 들꽃에 눈을 일찍 뜬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늦게 관심이 생겨서 눈여겨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야생화가 모양과 빛깔이 서로 다른 것임을 알게 되면 이제는 그 식물의 이름에 대해 알고 싶어지게 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꽃을 관찰하게 되고, 어떤 열매가 맺히는지, 어떤 시기에 꽃이 피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지게 되면 식물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고 관련 책을 찾게 된다.

 

야생화의 이름을 알려주는 반가운 책이 나왔다. <쉬운 식물책>은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초보자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관상수, 가로수, 산나무, 야생초, 화초, 고사리식물, 곡식, 채소 등 1,164종의 식물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특히 꽃의 구조, 꽃부리의 모양, 여러 가지 꽃차례, 잎의 구조와 잎의 모양까지 구분하여 사진자료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초보자들에게 궁금증을 해소시켜 준다.

 

 

이 책은 봄에 피는 풀꽃, 여름에 피는 풀꽃, 봄에 피는 나무꽃, 여름에 피는 나무꽃, 화초와 관엽식물, 논밭에서 기르는 작물, 홀씨로 번식하는 고사리식물과 이끼식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들추면서 꽃사진을 보며 내가 알고 있는 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런데 꽃이름을 찾다보면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꽃과 식물의 세계란 무궁무진함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요즘 식멍’, ‘식집사’, ‘반려 식물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식멍은 식물을 보면서 멍때리는 것을 말한다. 식집사는 식물을 관리하는 사람, 반려 식물은 말 그대로 가족처럼 식물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이런 말이 유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식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웰빙, 자연주의가 강조되면서 더욱더 식물이 인기가 많아졌음을 뜻한다. 꽃이름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꽃의 유래 및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까지 첨부하면 책의 분량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나는 개인적으로 올해 야생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그냥 들꽃이라는 보통명사로 보였는데,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모든 꽃에는 고유명사인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름 모를 들꽃에서 꽃이름을 불러주게 되면 꽃은 더 이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꽃이 사랑스럽다. 바로 그런 마음이 꽃을 바라보면서 얻게 되는 힐링이 아닐까?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꽃을 알게 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세계를 알게 되는 것과 같다.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식물에서 가장 눈에 띄고 식물을 구분하는데 중요한 기관은 입니다. 꽃이 피는 계절과 꽃 색깔, 꽃잎 수로 구분해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나무는 꽃과 함께 열매 사진도 같이 실어서 찾기 쉽게 구성하였습니다.

 

식물을 만나 이름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되면 식물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를 좋아하고 어떻게 자라는지, 이웃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친척은 누구인지를 차차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책머리에서, p. 3.)

 

꽃은 식물의 개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다. 잎사귀나 가지만 보고 잘 몰랐던 것도 꽃이 피면 비로소 이름을 알게 된다. 꽃이 피는 모든 것들은 다 아름답다. 그래서 인생의 아름다운 시기를 꽃피는 시절이라고 비유하지 않던가. 또 꽃이 피어야 열매와 씨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꽃은 식물의 영속성에서 보아도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꽃과 열매를 같이 비교하여 보는 것은 그 식물을 더 잘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4. 추천사

 

이 책은 야생화에 관심이 생기면서 꽃이름을 알고 싶어 하는 초보자들에게 더없이 유용한 책이다. 백과사전처럼 정리되어 있어서 옆에 두고 보면서 꽃과 가까워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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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 - 도발하는 건축가 조진만의 생각노트
조진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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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 건축 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다

 

 

1. 이 책의 구성

 

좋은 건축은 우리 삶을 도발한다.”고 주장하는 건축가 조진만의 책이 나왔다. 그는 편리함과 익숙함을 넘어 일명 뒤통수치는 건축’, ‘당황시키는 건축을 표방하는 젊은 건축가이다. 제 역할을 잃어버린 도시의 죽은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관습화된 공간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키는 건축가이다.

 

은평구에 있는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 동대문구에 있는 창신 숭인 채적장 전망대’, 성동구 옥수동 고가하부의 다락옥수’, 동작구 대방동 지하벙커의 청소년 창의혁신 체험 공간을 설계하면서 건축적 실험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조진만은 문화체육관광부 젊은 건축가상, 김수근 건축상 프리뷰상, 국토부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국토부 신진 건축가상, 서울시건축상, 월드 아키텍처 어워드 세계건축상, 미국 <아키텍처럴 레코드>선정 디자인 뱅가드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건축가이다.

 

이 책은 조진만 건축가가 2년 전부터 도발하는 건축이라는 제목으로 일간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으로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 ‘건축은 도발이다.’에서는 건축을 지을 때 왜 여백 즉 공간이 중요한지에 대하여 세계 곳곳의 건축물을 소개하면서 건축가의 생각을 보여준다.

 

Part 2. ‘우리가 그 도시를 사랑한 이유에서는 모든 건축은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축가는 현대적 의미에서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건축이 필요한 이유와 그러한 의도로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Part 3. 만들다가 아니고 짓는다일까? 에서는 건축물은 감동과 메시지가 없다면 구조물 공학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의 삶과 연결하는 공간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건축이 필요하다고 설득하고 있다.

 

건축 설계란 늘 새로운 장소에서 생활하게 될 새로운 사람들과 그들이 새로운 꿈을 잇는 작업이다.(p. 13)’라고 생각하는 조진만 건축가는 건축을 설계함에 있어 공간의 여백을 중요시 한다. 그가 말하는 여백의 의미는 아무 목적도 없는 무의 공간이라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아이디어에 의해 무한하게 가능성이 확장되는 시작으로서 비워진 공간(p. 30)’이다.

 

이 책은 건축가 이름과 어려운 용어는 각 꼭지 글이 끝나는 곳에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간단히 소개하여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하였으며, 또한 가장 핵심이 되는 문장을 크게 다시 한번 정리하고 있다. 건축가가 강조하는 공간과 여백을 책 속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해방 후, 서양 문물을 거침없이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그 내면의 가치를 중요시한 것이 아니라 겉으로 보여 지는 것들을 따라 하기 바빴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6.25 전쟁을 거치면서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빨리 건물을 복구하거나 짓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다. 경제발전이 급격히 이루어지면서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건설은 필연적이었다. 빨리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똑같은 설계에 따라 똑같은 아파트를 찍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개성 없이 성냥갑 같은 아파트가 도시 곳곳에 들어섰다. 그곳에 공동의 삶을 위한 열린 공간이 부재한 상태였다.

 

다행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건축물에 대한 비판이 일고, 공간의 중요성과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건축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리고 건축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고, 건축에 가치를 반영하고자 하는 건축가들이 등장하면서 우리 사회의 건축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 책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우리나라 건축법을 한번 살펴보자. 건축에 대해 건축이란 건축물을 신축, 증축, 개축, 재축하거나 건축물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건축법 제1조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건축은 문화의 표현이다. 건축적 창조성, 건물의 품격 주변 환경과의 조화, 자연적 경관, 도시환경 및 건축 유산의 존중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p. 94)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건축에 대한 생각이 적어도 법적으로는 후진국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 건축물 뿐 아니라 사적으로 내가 건물을 짓더라도 그 건물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 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땅을 산 것이지 공간을 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간은 모두의 것이라는 공간권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될 때 그 사회는 공공의 이익을 담은 품격 있는 건물이 지어지게 될 것이다.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우리의 전통 건축물들이 극도로 단순한 공간과 재료를 통해서도 풍부한 공간감과 다양한 표정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안에 시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 바람과 소리, 사계의 다양한 변화를 담기 위해 선조들은 일견 단순함을 통해 풍부함을 꾀하였다. 좋은 건축가는 그 건축이 견뎌야 하는 시간을 잴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런 지혜를 담은 건축은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한다. 생명력 있는 건축은 공사의 완성이 아니라 머무는 사람의 시간이 만든다. (p. 87)

 

건축물은 한 번 지어놓으면 적어도 50년 이상은 그 장소에 있게 된다. 따라서 건축을 설계하는 사람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그 이후의 시간까지 그 건물이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그냥 집을 뚝딱 지어서 이윤을 남기고 판매하는 집장사가 아니라 적어도 그 건축이 지니고 있는 가치까지 생각할 줄 아는 건축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건축은 단순히 콘크리트와 벽돌로 된 구조물이 아니며, 도시는 길과 건물들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역사이자 과거와 현재의 비밀이 담긴 책이며, 그 속에 영위된 오랜 삶들이 층층이 쌓인 드라마다. 도시의 매력은 오랜 시간 동안 공동체의 고유한 기억들이 도시 곳곳의 장소와 건축물에 축적되어 나타나는 고유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장소와 건축은 어떤 매체나 형식을 능가하는 기억의 저장고일 뿐 아니라 끊임없이 미래를 재생산하는 기억 그 자체다. (p. 91)

오래 된 도시라고 해서 다 관광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명한 건축물이 있는 곳은 다 관광지가 된다. 그만큼 건축물은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가치를 닮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건축물은 과거를 표상하는 유물로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많은 사람들과 호흡하고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일수록 더 위대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특이하게도 집을 만든다고 말하지 않고 짓는다고 말한다. 집 말고 우리가 짓는것에는 밥, 농사, 시 등이 있다. 이를 짓는다고 표현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뚝딱뚝딱 되풀이해서 만드는것과 달리 짓는것은 이러한 행위가 우리 개개인의 삶을 이루는 바탕이 되는 중요한 창조이기 때문이다. (p. 212)

 

만든다는 것은 매뉴얼에 따라 그대로 하면 똑같은 상품이 만들어 지지만, ‘짓는다는 말 속에는 그 결과가 사뭇 달라지는 것들이 포함된다. 그래서 만든다짓는다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짓는다는 말 속에는 정성의 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축은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에 나타나는 인간의 본질을 묘사하고 규정하는 역학을 해왔다. 우리가 유적의 발견을 통해 과거 생활과 그 사회에 대한 많은 것들을 밝혀낼 수 있는 것은 바로 건축이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모든 공간은 어떤 의미로든 그 내부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행동까지도 강요하고 규정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다양한 가능성에 활짝 열려있어, 창의적 행위를 유발하는 공간이 중요한 것이다. 공간의 지속가능성이란 공간을 통한 관계성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건축을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사회와 그것이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삶의 방식, 또는 공간을 매개로 한 관습화된 관계성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건축은 창조적 대안을 모색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결국 공간으로 말해지고 새로운 건축이 새로운 시대를 연다.” (p. 269)

 

건축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해주는 문장이다. 서유럽까지 지배해서 한 때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했던 징키스칸이 오래 존속할 수 없었던 이유는 정복지에 건축물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왜냐하면 몽골족은 유목민족이었기 때문에 빠른 이동을 중요시해서 건축에 대한 마인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곳에 오래 정착하면서 주거문화를 만들고, 공공 건물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건축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건축을 짓느냐는 것은 그 시대 사회상을 반영하는 좋은 증거라고 할 수 있다.

 

 

4. 추천사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지평을 넓혀주는 책이다. 저자의 건축에 대한 가치와 신념을 엿볼 수 있는 책이며, 이러한 멋진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공유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건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은 곧 그 사회의 품격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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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리커버 에디션)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383. 주제: 독서

 

제목: [서평-188] <양들의 침묵>: FBI 여자 수사관 이야기

(2021. 7. 10.)

 

1. 이 소설의 줄거리

 

이 소설은 30여 년 전 발표된 소설이다. 작가 토마스 헤리스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서스펜스 소설인데, 1991년 조디포스터가 나오는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나 역시 소설보다는 영화로 이 작품을 먼저 만났다. 재미있고 스릴 넘쳤던 기억은 나는데 어떤 스토리였는지 가물거리기만 했다. 그러면서 왜 영화의 제목이 <양들의 침묵>이었는지 영화를 보고 나서도 궁금하기만 했었다.

 

소설 <양들의 침묵>은 그런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영화와 소설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영화가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요소를 좀 더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소설은 독자의 상상 공간을 어떻게 구축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서스펜스 소설일수록 그 상상 공간의 크기는 무궁무진하다.

 

FBI 연수생 중에서 사격 실력이 좋은 클라리스 스탈링은 어느 날, 잭 크로포드 부장의 호출을 받는다. 잭 크로포드 부장은 클라리스가 버지니아 대학교 시절 범죄학 세미나특강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수업을 듣고 감동해 FBI에 들어가기로 결심하게 만든 사람이다.

 

그 당시 엽기적인 연쇄 살인을 수사 중인 FBI는 정신과 의사인 한니발 렉터 박사가 이 사건의 이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렉터 역시 자신의 환자였던 사람들을 살해하여 특수 지하 감옥에 복역 중이다. 클라리스의 임무는 바로 렉터 박사를 면담하여 엽기적인 살인죄의 범인에 대한 단서를 발견해 내는 것이었다.

 

다행히 렉터 박사는 자신을 내방한 여자 수사관 클라리스에게 관심을 갖는다. 렉터 박사는 그녀에게 몇 가지 단서들을 제공하고 자신은 감방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클라리스는 남자가 보지 못하는 여자 특유의 예리한 추리력으로 살인자가 어떤 특성을 지닌 사람인지 알아낸다. 살인 피해자들은 덩치가 큰 여자라는 것, 피부를 도려낸 후 강에 버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클라리스는 살인자의 입에서 번데기를 발견하게 되고, 범인과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그녀는 피해자들의 집을 방문하여 어떤 지점에서 살인자와의 접점이 있는지를 알아내고, 마침내 범인을 사살하고 실종된 루스 마틴 상원의원의 외동딸 캐서린 베이커 마틴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한편 클라리스는 불우한 어린 시절에 양의 울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다. 가난했던 시절 시골의 친적 집에 맡겨진 적이 있는 데 그곳은 양을 도축하는 곳이었다. 양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클라리스는 큰 충격에 빠지고 어느 날, 양 한 마리를 데리고 도망친다. 그러나 결국 잡히게 되고, 그 양 역시 죽게 된다. 양을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늘 양의 울음소리가 그녀를 괴롭히게 된다.

 

렉터는 클라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 셀프 성형으로 유유히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렉터는 클라리스의 활약으로 연쇄 살인 범인을 검거했다는 소식을 방송으로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양들은 울음을 그쳤나? 그 울음은 아마 영원히 멈추지 않을거야.’라는 편지를 쓴다. 그러나 클라리스는 캐서린 베이커 마틴을 무사히 구출해 냄으로써 양들의 침묵 속에 곤하게 잠잘 수 있게 된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이 소설은 치밀한 구성, 반전, 엽기적인 소재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제재가 바로 번데기이다. 나방이나 나비처럼 날개를 달고 진화를 꿈꾸는 범인의 염원이 담겨 있다. 동시에 이 번데기는 범인을 추적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배경과 인물 묘사를 통해 사실감을 불어 넣어주고, 성격묘사를 디테일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의 힘은 무엇보다도 스토리였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을 잘 교차하고, 살인자를 추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인물들에게도 특징을 부여하여 다음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30여 년 전에 출판된 이 책이 서스펜스 소설의 교과서처럼 회자 된다고 한다. 30여년을 뛰어넘어도 여전히 숨막히게 읽힌다. 지금은 이 보다 더 엽기적인 살인이 많아지고 있어서 이 소설에 등장한 이야기가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인간의 잔인성도 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우리에게 마음을 써야 할 곳과 쓰지 말아야 할 곳을 가르쳐 주시고, 침착하도록 이끌어주소서.”

T.S. 리엇의 시 <재의 수요일>의 일부, p. 203 재인용

 

마음을 써야 할 곳과 쓰지 말아야 할 곳을 아는 것이야말로 고난이도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마음이 분분하면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야 말로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삶의 자세이다. 많이 가졌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학교는 미래를 향한 기회의 창이었고 스탈링은 그 기회에 매달렸다. 스탈링은 학교에 충실했고 시험 성적을 무기로 삼아 살아남았다. 그 세월동안 달리 갈 곳이 없기도 했다. 열심히 살다 보면 힘든 삶에서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 후 늘 원해온 삶이 있었고 열심히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연수원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고 인정받으면, 그들 중 하나로 선택받으면, 밀려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열심히 일하고 신중을 기하면 되는 것이다. 스탈링은 성적이 좋았다. 앞으로 4주 후면 스탈링은 FBI 특수 요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돼도, 평생 렌들러 같은 작자의 눈치나 보고 살아야 하는 건가? 스탈링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울컥했다. (pp. 399~400)

 

부모의 지원 없이 성실성 하나로 열심히 살아 온 스탈링이 울컥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열심히 버티고 견디어 내서 도착한 출구에서 마주한 상사가 조직이 아니라 오로지 출세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허탈감이 밀려올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 비하적인 사회 분위기가 많이 읽힌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 폄하적인 분위기나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의 발전된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그러한 변화의 물결들이 좀 더 사회를 발전시킬 것이라 기대한다.

 

스탈링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잠시 눈을 감았다. 문제를 푸는 일은 사냥과 비슷하다. 답을 맞히면 벅찬 기쁨이 몰려온다. 우리는 그렇게 타고났다. (p. 439)

 

이 소설에서 스탈링은 사격에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 나온다. 바로 그 이유가 이 문장에 있지 않을까 한다. 사격만큼 정직한 경기가 있을까? 과녁을 맞힐 때 느껴지는 짜릿함은 벅찬 기쁨이다. 아주 오래전 사격반이 있는 일터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1년에 1번 직원들이 아마추어 사격대회를 했다. 그 때 몇 번 공기총 사격을 해 본 경험이 있다. 10발 중에 한 두 개 과녁을 맞히곤 했는데 그때의 짜릿함이란? 목표에 명중했다는 것 그 자체가 기쁨 그 자체였다. 올림픽 경기 때 사격경기를 보여줄 때도 내가 직접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가 과녁을 모두 마쳤을 때도 짜릿함이 밀려온다.

 

4. 추천사

 

더운 여름이면 사람들이 즐겨 공포영화나 소설을 찾는다. 이 책은 탄탄한 구성과 추리력으로 몰입감을 높여준다. 30년 동안 사람들이 즐겨 이 책을 찾았다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지루한 일상이 답답할 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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