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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맛 - 행복으로 이끄는 언어 레시피
김나영 지음 / 북코리아 / 2021년 6월
평점 :
제목: [서평] <언어의 맛>: 언어에는 어떤 맛이 있을까?
(2021. 7. 18.)
1. 이 책의 구성
언어의 맛을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 속에도 음식처럼 ‘맛’이 있다고 생각하고, 행복 언어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말에는 씨가 있다’, ‘발없는 말이 천리 간다’ ,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을 쥐가 듣는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등 ‘말’에 관한 속담이 많은 것은 그만큼 말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준다.
저자 김나영은 응용언어학 박사로서 현재 앨앤씨 랩(L&C Lab) 대표이다. 이 회사는 언어・문화・디지털・영어교육・커뮤니케이션 등의 콘텐츠 연구 및 융합적 개발과 인문학 콘텐츠 활성화를 연구하는 회사이다.
저자는 달달한 맛, 간간한 맛, 고소한 맛, 새콤한 맛, 매운맛, 씁쓸한 맛, 떫은맛, 구수한 맛, 진한 맛, 걸쭉한 맛으로 나누어 각각의 맛에 대한 상황과 그에 대한 대처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각 챕터를 소개하는 첫 장에 맛있는 음식 그래픽 이미지를 넣어서 그 맛을 상상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그림까지 모두 저자가 완성했다고 하니 그림에 대한 저자의 감각도 보여준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맛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한 점에 착안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출판했다는 점에서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다만 책을 읽고 난 뒤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다. 그 이유는 상황을 나열만 했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편이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 챕터별로 정리해서 독자가 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천 팁이 제공되어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의 저자가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것은 언어에도 품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품격 있는 언어란 다름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해 주는 마음에서 나온 진심이 담긴 말이라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툭툭 내뱉는 말이 상대방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한 법칙으로 저자는 ‘7:2:1의 규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저자는 대화 전체를 10이라고 보고, 그것을 다음과 같이 나누어 말하는 규칙을 정했다고 한다.
* 7: 상대방의 말에 경청
* 2: 상대방의 말에 대한 피드백
* 1: 상대방의 말에 대한 나의 의견 피력
*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때 자신의 장황한 말이 대화의 전체 시간을 점령해 버리지 않도록 조심 한다.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어떤 사람의 언어에서 그 사람의 삶이 보일 때가 있다. 또한 그의 인생관을 읽을 수도 있다. 타고난 성품이 그의 언어를 고착하기도 하고, 특정 시기의 삶의 고단함이 그의 언어에서 고스란히 묻어나기도 한다. 포용력이 있고 겸손한 사람의 언어는 관대하고 따뜻하다. 우리는 그런 언어를 쓰는 사람을 보며 고매한 인격을 느끼곤 한다. 독서와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힌 사람의 언어에서는 자신만의 지식에 기반을 둔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온다. 그런 사람의 언어는 그를 더욱 멋진 모습으로 돋보이게 해준다. 그러나 인성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의 지식은 그저 현학적 우쭐거림의 언어로 전락할 뿐이다. 따라서 제아무리 멋진 척 떠들어도 청자로부터 완전한 공감을 얻지 못한다. (P. 276) |
→ ‘말투’, ‘말 센스’와 같이 어떤 사람의 말은 기분 좋게 들리고, 어떤 사람의 말은 귀에 거슬리기도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속담과 같이 말에 대한 감각을 익혀 가는 것도 인성을 갖추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말은 둘 이상의 사람과 하는 의사소통 방법이므로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것은 대화에서 가장 큰 결례이다. 혼자 떠들고 싶으면 차라리 말하고 싶은 것을 글로 쓰는 것이 더 좋다.
자랑과 PR의 차이 어떻게 하면 자기 PR이 자랑으로 비치지 않을가를 생각해 보았다. 두 가지 차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자랑은 상대방이 전혀 듣고자 하지 않는데도 나의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것이고, 자기 PR은 상대방이 솔깃해서 듣고 싶도록 각색이나 스토리텔링을 함으로써 듣기 좋게 가공된 하나의 콘텐츠로 다가서는 것이다. 자랑할 때는 말하기 전부터 이미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먼저 지니고 있었던 것이기에 자칫 뽐내듯 말하게 되기 쉽다. 그에 따라 상대방도 당연히 그것을 자랑이라고 여기게 된다.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과해서 ‘나 잘났다’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PR은 인정을 받고자 하는 상황은 같지만 좀 더 겸손한 태도로 임하면서 완성을 향해 노력 중임을 알린다는 점이 포함된다. 또한 그것을 위해 언젠가 ‘너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자랑과 자기 PR이 모두 말로써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그 출발점이 같다. 그렇기에 결국은 말하는 방법에 따라 차이점이 생긴다. 달리 말하자면, 자랑도 지혜롭게 해야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득이하게 자신을 알릴 필요가 있다면, 자랑하는 것으로 들리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자신의 소신이 더 잘 전해지도록 다음의 다섯 가지를 항상 마음에 담아두자. 1. 자신의 PR이 상대에게 가치 있다고 느껴지도록 신념과 소신을 담아 당당하게 피력한다. 2. 은근히 돌려서 말하기보다는 차라리 ‘자랑’이라고 밝힌다. 돌려서 말해도 상대방은 PR을 빙자한 자기 자랑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때가 많다. 3.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기꺼이 들어줄 마음이 생기도록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다. 예컨대, 쌍방이 공유하는 영역에 먼저 관심을 보여주며, “너도 그래?”, “나도 그런데”, “너는 어때?” 등의 말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크게 반감을 사지 않는다. 4. 상대방의 자랑을 3개 이상 듣고 나서 나의 PR 1개를 말한다. 자기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칭찬해주면 대부분 사람은 상대방의 PR에도 귀를 기울여주게 되어 있다. 5. 내가 더 잘났다는 마인드가 아니라 ‘넌 참 대단해’, ‘네 생각에 동의해’라는 마인드로 PR한다. 우월감을 가지고 PR하면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거나 반대로 그에게 시기심과 미움을 살 수 있다. (PP. 351~352) |
→ 이 부분에 주목한 이유는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랑과 PR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저자의 구분이 참 돋보였다.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을 저자는 자랑과 PR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자랑과 PR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자랑과 PR은 모두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에서 출발하는 것은 공통점이다. 자랑이 그저 자신이 잘나 보이는 사실을 열거하는 것이라면, PR은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잘 포장할 줄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4. 추천사
이 책은 언어의 맛을 생각하면서 말에 대한 센스를 높여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말을 잘하고 싶은 사람, 대화를 잘하고 싶은 사람, 무엇보다 언어의 품격을 높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