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김순효 씨 - 제4회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
이수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엄마의 삶을 방송작가인 화자 '나'(이경주)가 '인생 인터뷰'라는 프로그램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엄마의 비밀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서사를 서사대로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 고창의 역사와 유적지를 스토리와 연결하여 소개하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능숙함을 볼 수 있다. 뻔하디 뻔하게 유적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유머와 센스로 들려주는 고창이야기도 있다.

아하,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운명처럼 고창이란 고장이 저자 이수정 작가에게 찾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전율이 일었다. 


'엄마와 딸'을 소재로 한 소설은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차별성을 갖는 것은 엄마의 비밀과 딸의 비밀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 것들의 장면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곧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스토리의 힘이 세고, 멋지다.


이 소설은 쉽게 읽히고, 읽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소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이 소설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오랜만의 전화에서 엄마는 어디 좀 가자고 했다.
지방이라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고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심의 바깥
이제야 지음 / 에피케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집을 읽는 것은 소설을 읽는 것과 사뭇 달랐다.

소설은 인물의 감정을 따라간다면,

시는 시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나만의 감정을 만날 수 있었다.



 

잘 몰랐던 이제야 시인의 시를 읽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 행운이었다.


이제야 시인의 다른 책도 읽고 싶을 만큼, 이 시집에 담긴 시들을 읽으며 작가에 대한 신뢰도가 쌓였고,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인간적인 면도 궁금해졌다.




시집을 펼치면, 시인 이은규와 신용목의 추천의 글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제야 시인의 말이 실려 있다.

 

시의 제목에서 유추가능한 것들이 연상되는 것들도 있고,

전혀 다르고 새로운 시각으로 시인이 선택한 시어들이 즐비해서

시를 읽는 맛이 났다.

그리고 점점 이제야 시인이 만들어 놓은 시의 장면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또 시를 소개하면서 중간중간 이제야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도 담겨 있어서 좋았다.

뒷부분에 시인과의 인터뷰 내용에서 이제야 시인이 사진찍는 것을 특별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진과 시는 닮아 있는 데, 그것은 순간을 장면으로 남기기 때문이란다.

하루를 무조건 커피로 시작한다거나, 원고를 쓰고 음악을 듣고 소설 몇 쪽이나 시 몇 편을 읽는다는 이제야 시인의 루틴도 알 수 있었다.


또일상 속에서 주목받지 못하거나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서 시인만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시를 쓰고 싶다는 말도 어쩐지 마음에 들었다.

 

봄햇살처럼 따스하고,

감성충만한 시를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스키, 스틸 영
박병진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있거나 또는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스키에 대한 편안한 시각을 열어줄 안내서가 나왔다.

이 책은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위스키의 제조 방법이나 시음하는 방법, 그리고 위스키의 연도별 특징 같은 내용은 없다. 다만 위스키를 중심으로 한 역사와 정치, 인문과 지리, 최소한의 문화젹 배경에 관한 내용을 닮았을 뿐이다.' (p. 5) 위스키에 대한 인문서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여행기이기도 하다.

'위스키' 하나로 이미 전문가의 반열에 오른 박병진 님이 위스키를 찾아 떠났던 여행 기록을 책으로 출판했기 때문이다.

 

여행기지만 또한 이 책은 위스키에 대한 역사와 문화적 현상을 틈틈이 알려준다. 위스키에 문외한인 독자들에게도 쉽게 위스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적어도 위스키의 계열과 종류가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준다.

또한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위스키와 함께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함께 중간중간 사유의 문장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위스키에 이렇게 오랜 역사가 있고, 위스키의 맛과 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자신만의 위스키를 찾아내고 싶고, 그런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게 한 것만으로도 이 책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것이 아닐까?

위스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책 속에서 다음 문장들을 만났을 때, 잠시 멈추고 깊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 어쩌면 위스키 한 잔을 마시며 이 책을 읽으면 금상첨화겠다.


 

위스키와 관련된 속담 중에, ‘세상에 나쁜 위스키는 없다. 좋은 위스키와 더 좋은 위스키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나 첨언하자면, 모든 위스키는 자신만의 특별한 무엇인가를 병 속에 품고 있다. 위스키의 가치는 숙성 연수나 캐스크 품질이 아니라 각각의 위스키마다 가진 개성과 표현방식에서 나온다. 거기에는 어떤 절대 기준과 차별도 없으며, 오직 마시는 개인들 각자의 판단과 수용 정도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누구에게는 그렌피딕 30년보다 12년이 더 잘 맞을 수 있으니 모든 위스키는 그 자체로 온전히 동등하다. (p.62)

 

이 적시의 의사 결정은 돌이켜보면 대단한 혜안이었다. 당장의 수익을 포기하고 더 큰 미래를 준비하려는 시도는, 그 시기와 방향을 잡기가 대단히 어렵지만, 성공한다면 커다란 물결에 올라탈 수 있다. 인생이든 사랑이든 사업이든 중요한 건 역시나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 Carpe Diem! (p.101)

 

술병에 적힌 음주 경고 문구는 우리나라와 미국과 영국이 서로 다르다. 여기서도 우리와 그들, 영국과 미국 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몇 가지 버전이 있지만, ‘지나친 음주는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키며, 운전이나 작업 중 사고 발생률을 높입니다처럼 의료 처방전 같은 느낌이다. 영국은 조금 우아하게 ‘Drink Responsibly(책임질 수 있을 만큼 마셔라)’인데 비해 미국은 직설적으로 ‘Know Your Limits(네 주량껏 마셔라)’이다. 우리의 문어체적인 음주 경고보다는 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주량이 아니라도, ‘Know Your Limits’는 우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나의 분수, 나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면 대부분 일들이 순리대로 풀리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그다음 단계인 Know Yourself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바로 소크라테스가 될 수는 없으니, 그전에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 (pp.262-263)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병진 2025-01-1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자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포브스 1월호엔 특히 이번 책의 출간과 관련한 제 칼럼이 두개 있습니다. 책 탈고 이후에도 계속 연재해온 칼럼이기에 이 책의 속편에는 들어갈 내용들입니다. 계속 응원 부탁드립니다.
 
네가 되어 줄게 문학동네 청소년 72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은 상상이고 픽션이다. 그러면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

이 소설은 그 상상력이 얼마나 자유롭고, 구체적인지 알려주고 있다. 소설을 읽는 재미가 생겨나는 그런 소설이었다.



작가 조남주는 그동안 여러 소설을 완성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82년생 김지영>은 영화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사회적 반향까지 불러온 소설이기도 했다.

이 소설은 딸과 엄마의 이야기다. 딸이 부탁한 하얀 맨투멘 티셔츠를 빨래를 해 놓지 않은 엄마에게 투정을 하게 되고, 엄마는 내가 빨래를 하는 세탁소니, 가정부니 하면서 갈등이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023년 중학교 1학년 딸과 1993년 중학교 1학년이었던 엄마가 서로 시간 여행을 통해 각자의 삶으로 들어가 1주일을 살면서 벌어지는 일과 그때 느꼈던 경험을 담았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인터스텔라'가 생각났다.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딸이 마주친 장면이 있었지만, 이 소설에서는 딸은 엄마의 과거로 돌아가 이모와 할머니, 그리고 엄마 친구들을 만난다. 그러면서 엄마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또 엄마는 2023년의 중학생 1학년이 되어 딸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딸 윤슬의 어려움과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엄마와 딸의 마음이 모두 이해가 된다. 특히 1993년의 중학교 생활을 디테일하게 잘 표현하여서 잘 스며들 수 있었다.

맞아, 그때는 그랬지. 1993년에는 체벌이 있었고, 성적이 공개되었고, 쌤들의 권위가 무서웠을 때였지.

지금에서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그때는 당연하다는 듯이 일어났던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문화 수준과 의식 수준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만 흐르는 건 아닌 것 같아. 미래의 일 덕분에 과거가 다시 이해되기도 하고,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선택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사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살고 있지.”(p.113)

 

나이를 먹으니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알게 되더라고. 예지력이 생긴다는 게 아니라, 테이터가 쌓이고 재조합되면서 과거의 일들뿐 아니라 미래의 일들도 그냥 알게 돼. 의미를 몰랐던 일들을 뒤늦게 깨닫고 나면 과거 어느 지점에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도 하고.”(p.113)

 

 

우리는 시간을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직선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처럼 시간이란 과거, 현재, 미래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지점을 소설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엄마와 딸이라고 해서 매순간 좋을 수는 없다. 다른 인간 관계보다 더 때론 별것 아닌 일에도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또 말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는 관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딸과의 감정이 상해서 속상했던 에피소드를 많이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랬던 딸이 어느덧 직장인이 되어 근사한 선물을 하고 큰 용돈을 내미는 딸이 되었다.


이 책은 자녀와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부모나, 지금 막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모두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이 책을 읽는다면 서로 이해하는 간격이 더 좁아질 수 있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문학을 사랑한다면 - 잃어버린 감수성을 찾아 떠나는 열아홉 번의 문학 여행
이선재 지음 / 다산초당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0만 공무원 수험생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일타 국어강사 '이선재'가 문학이 어떻게 우리에게 힘이 되고 위로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펴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모든 삶은 문학이다."고 말하는 저자 이선재 강사는 강의실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수강생들을 합격시키는 유명 학원강사가 아니라 자신이 얻은 것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진정한 어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선재는 2016년에 '선재학술장학재단'을 설립하여 매년 5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포스트 잇을 많이 붙였다. 저자는 이 책에 누구에게나 문학을 사랑한 시절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바쁜 현실 속에서 잠시 문학을 잊고 살았다면 책을 통해 다시 문학을 사랑하게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다.


저자가 언급한 문장 중에서 특히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문학이 정해진 답을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문학은 우리 앞에 수많은 선택지를 놓아주죠. 활자로 가득 찬 문학을 꺼내 드는 순간, 수많은 인물의 삶이 언어로 형상화되어 생생해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숨 막히게 돌아가는 현실에서 벗어나 한없이 너그러운 시간을 경험합니다. '아, 나만 헤매는 게 아니었구나', '나만 인생의 답을 모르는 게 아니었구나', '나만 쓸모없는 존재라는 자괴감에 빠진 게 아니었구나' 와 같이 문학은 우리가 모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을 문학이 일깨워주고, 우리가 그 사실로 위로 받는다면 이것만으로도 문학은 그 쓸모를 다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p. 14)



"문학은 여행과 같습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고민이 깊어질 때 우리는 멀리 떠나곤 합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난 그곳에서 커다란 위안을 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죠. 새로운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여행 대신 문학을 읽으며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인물들에게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시간도 공간도 다른 그곳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고 삶의 선택지를 늘려가는 경험도 해보면 좋겠습니다. 인생에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정답을 찾기 위해 헤매는 시간보다는 많은 삶을 읽어보고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 (p. 18)




저자는 유명한 작가가 쓴 소설이나 시를 소개하고 그 소설과 시가 저자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온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솔깃해서 이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언급한 책을 찾아보고 싶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부록으로 그 책의 출처를 다 밝히고 있어서 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유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꼭 읽어볼 만하다.


특히 목차의 제목처럼, 문득 어느 날 읽어버린 나를 찾고 싶을 때,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문득 외로움이 찾아올 때, 풀리지 않는 질문 앞에 섰을 때, 이 책을 펼치면 그 안에서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마법 같은 순간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롭게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