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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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날 모르는 전화번호로 휴대폰이 울린다.   누굴까? 

나야, 오늘 불현듯 네 생각이 났어, 잘 지내지?   응 너도? 

네가 선물한 시집과 너의 글씨를 보니 옛날이 그립다.   내가 그랬니? 

언제 얼굴 한번 보자.   응 시간나면. 

그리고 부탁인데 시집 한 권 보내주라. 그래도 되지?   응, 그러고말고. 

그래 또 연락하자. 잘 지내고.   응 너도 잘 지내. 

전화를 끊고 선물한 책이 어떤 시집이였나를 생각한다. 

이생진 시인의 성산포였나?  헤르만 헤세의 시집이였나? 

알라딘에서 시집들을 뒤적인다. 

흑백사진의 편안함과 추억이 묻어나는 것 같다. 

책을 받아들었지만 붙이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 내 소소한 감상이 이 책에 질게 베지 않아서 일까? 

나를 아는 친구고, 시를 함께한 친구와의 시간을 사랑한다.

친구야, 한 밤만 더 이 책의 사진과 시와 보내고 네게 시집보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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