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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7월
평점 :
‘공간혁명‘ 다음에 이 책을 읽은 건 무슨 애꿎은 책순서란 말인가?
생태학 분야에서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함께) 고전 같은 책인데 미뤄두다 지금에 무슨 작심인지...
한 책을 만나는 인연도, 타이밍도 따로 있는건가?
레이첼씨는 생물학 전공의 우리로 말하면 이과고 헬레나씨는 언어학 전공의 문과 계열이다.
'침묵의 봄'은 생태학에 더 정돈된 내용을 제공하고
'오래된 미래'는 인간, 사회(관계), (개발)경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
'DDT, 제초제가 부르는 환경 재앙'은 생물학적 다양성 보존에 더 집중하고 있고
'라다크의 변화와 새로운 개발 모색'은 (인간-환경-사회)관계, 문화적 다양성 보호까지 더 천착한다.
그러나 둘 모두 생명 문제와 생명 지속 조건이 궁극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다양성 보존"에 의존한다는 결론에서는 결이 같다.
고작 한 갑자 이전 우리 나라 개발시대 잔상과 검소하고 선량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책 속 변모하는 라다크의 이전 모습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이든 남보다 재빠르게 해야만 하고, 상대의 예측을 뛰어넘어 또 할 수 있는한 더 많이 더 크게,
대책없이 열심히 하는 경쟁 일방보다,
이젠 이것저것 따져보고 관계와 영향까지 살피는 느린 지혜가 더 필요한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목욕물 버리려다 대야 속 아기까지 함께 내버려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고 정운영 교수의 말이다.)
자본은 "기소불욕 물시어인"하거나 '知足' 하는 법이 없구나.
'공간혁명'을 '오래된 미래'에 앞서 읽기는 천만 다행이였다.
자연은 ('공간혁명'으로 구축된 환경만큼) 세련되지 않았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삶은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며 표피적인 도시생활보다 환경을 덜 해친다는 자부와 자연과 삶의 본질에 더 가까움으로 보상받으며 건강한 자연 속에 안온할 수 있는 것이리라.
개발과 산업화 이전의 시골 모습을 몸소 체험도 기억도 못하는 도시화 세대에게는 반드시 일독을 추천한다.
(자본이 기획하고 기어코 달성하려는 세상과 다르게) 인간 삶의 모습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환경과 어떤 관계를 다양하고 지혜롭게 가져가야 하는지 느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