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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6 - 제2부 유형시대 ㅣ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2부 '유형流刑시대'라는 것이 해외로 떠날수 밖에 없는 해외 유형뿐만이 아니라 나라 안에서도 별개로 존재하는 유형이 존재했음을 이야기 한다.
해외 유형流刑에서는 파독 한국인들이 느꼈던 인종차별과 광부와 간호사의 연분과 애환, 베트남에서 벌어지는 현지처와 라이따이한을 두고 무책임한 방기와 몰래 귀국 행태를 얘기한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유형流刑 얘기는 전태일의 분신으로 공론화된 노동환경과 불법행위 만연 모습, 가발공장 호황, 복부인들의 땅투기, 두 번 윤보선과 대선 경쟁 이후 1971년 박정희 3선을 두고 김대중과 벌인 대통령선거전 풍경들, 같은해 8월에 벌어진 광주대단지사건과 도시 빈민의 삶과 분투를 보여준다.
돈이 들어오며 변해가는 사회상과 혼탁한 세태를 보여주고, 빈부격차의 등장과 인식 그로인한 인간 의식이 변해가는 모습을 다양하게 그린다.
29p. 권력 있는 자들이 돈 있는 자들을 끼고 돌고, 돈 있는 자들이 권력 있는 자들을 알아서 모시면서 그렇고 그렇게 돌아가는 세상이라는 말을 생각하면서도 전태일은 복도의 나무의자에 몸을 부렸다.
225p.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정치가 무슨 정치입니까?
저는 미력이나마 바쳐서 이 참혹한 현실을 개선해 보려고 그동안 관공서에도 많이 찾아다니고, 탄원서를 내고 했습니다. 그러나 관공서에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가 마침내 이번 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짐승도 이런 악조건에 몰아넣으면 물고 덤비게 됩니다. 하물며 사람이 어찌 참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곳 사람들은 그동안 너무 오래 참고 견디어온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터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푹발입니다. 이것은 완전히 정치의 잘못입니다.
227p. 문제는 잘못된 '공업입국'의 경제정책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국제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계속 신장시키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저임금 정책을 확정했고, 저임금을 유지시키려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고, 물가가 안정되려면 노동자들의 주식인 곡물가격을 통제해야 하고, 곡물가격이 억제되면 농민들이 몰락해 이농을 하게 되고, 이농한 농민들은 살길을 찾아 도시로 몰려들고, 그러면 도시 노동력은 과잉이 되어 임금이 싸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이중효과를 나타냈다. 그런 이농현상으로 해마다 50만 명 이상이 도시로 몰려들게 되었고, 그것은 결국 도시빈민 문제를 야기시켰다.
그 표본적인 비극이 바로 광주대단지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