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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3 - 제1부 격랑시대 ㅣ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쿠데타 정권의 강압적 군대 문화에 짓눌린 민초들의 삶과 사회정화 명분 강제 집행으로 빚어지는 탄압과 인권유린, 그리고 궁핍의 만연함.....
67p. (정보살의 마음 비우기) 베풀고 베풀어라. 그리고 베풀었다는 그 일 자체를 잊어버려라. ......
왜냐하면 도움받은 사람이 도움받은 것을 잊고 있을 경우 도와준 사람이 도와준 것을 기억하고 있으면 당연히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그 배신감은 미움이 되고, 미움은 새로운 번뇌가 되어 지난날의 순수한 자비까지 안치게 되기 때문이라 했다.
82p. 아까 누가 케네디한테 실망했다고 하던데, 제발 그런 순진한 소리 하지 마. 그건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미국 대통령 케네디한테 무슨 기대를 했었다는 뜻인데,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내에서만 민주정치를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을 뿐이지 국외인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민주정치를 하든 독재정치를 하든 아무 관심도 없어. 그런데, 미국은 자기네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의 지배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불변의 조건이 한 가지 있어. 그게 뭐냐! 바로 투철한 반공주의야. 혁명공약 제1항에 반공주의를 내세운 박정희를 결국 케네디가 미국으로 초청해 백악관에서 손 어루만진 건 당연한 결과야. 우린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해. 거기서 우리의 앞길에 대한 해답도 나오는 거니까.
120p. 중정은 한마디로 이 나라 모든 수사기관들의 왕이었고, 간첩사건이나 반혁명사건만이 아니라면 중정 요원들의 입김이 얼마나 신속하고 큰 효과를 나타내는지 한정임은 이니 몇 번의 경험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236p. (영암댁이 도망한 며느리 해남댁을 생각하며) 시물 과부는 혼자 살아져도 서른 과부는 혼자 못 산다등마......
321p. (한일협정 반대데모에서) 학생들이 분노하는 것은 두 가지 사실 때문이었다. 첫째는 뒤늦게 공개된 김종필과 오히라 사이의 메모가 이미 2년 전에 작성되어 국민을 속였다는 것이고, 들째는 36년에 걸친 민족적 피해에 대한 보상이 고작 3억 달러에 자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나머지 3억 달러는 되갚아야 할 빚인 차관이었다.
허진이 그렇듯 유일표도 학생들의 그런 비판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었다. 3억 달러는 아무런 구체적 근거 없이 주먹구구로 정해진 액수였고, 마땅히 제2의 매국으로 매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학과나 경제학과 교수들에 의하면, 36년 동안에 직접 간접으로 저질러진 400만에 달하는 살상, 농산물, 광산물, 임산물의 탈취,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전국적으로 농토를 강탈해 챙긴 부당이득, 강제 징병. 징용.정신대의 피해와 림금 착취 같은 것들을 세목별로 따져야 하고 국제기준의 인플레에 맞춰 계산하면 30억 달러로도 모자랄 것이라는 추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