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음, 송영인 옮김 / 동녘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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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김산의 삶에 비추어보며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경험을 여러번 갖게되었다.

김산이 살아가던 세상과 당시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와 판단능력, 그리고 배움에 대한 열정과 배움으로 그치지 않는 실천가로서의 결단과 추진력 그리고 끈기와 인내에 여러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번의 체포와 일경의 고문 과정에도 의연히 버텨내는 김산의 모습과 다시 이전 혁명가로서 삶을 계속 이어나가는 결의에 깊은 존경심이 우러나오게 된다.

나라 잃은 민족의 한없는 설움과 수많은 외세가 다투어 억압하고 우리 민족을 이용하려들고 세계 정세 틈바구니에 끼여 처절히 희생당하고 약소국에서 다시 일제 식민의 처지로 떨어져 무시와 살육을 당하는 모습에서는 독립된 조국의 소중함과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난 해방과 자유의 절실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

이 책 속 김산의 체험과 시야를 통해 한일합방 전후의 모습과 3.1운동의 전개와 그 세계적 진행, 20세기 초반 한반도, 중국, 만주의 모습 그리고 여러 독립운동 세력의 알려지지 않은 내면과 활동을 깊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더불어 김산(장지락1905~1938)을 지구 반대편 남아메리카의 체 게베라(1928~1967)와 비교해본다. 

20여년 터울의 두 사람 김산과 체는 다른 사람의 고통과 억압에 깊게 공감하는 양심과 정치, 경제,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분석할 줄 아는 양식을 지녔으며, 끊임없이 독서했고 글을 쓰고 몸으로 앞장서 활동했으며 다른 사람과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깨어있으려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둘 모두는 죽음을 맞이했다.


66p. 혁명가에게 있어서 나라를 넷이나 가진 인간은 나라를 하나도 갖지 못한 인간보다도 훨씬 비참하다. 각국에서 받는 것이라고는 오직 천국행 차표 한 장이다. 우리 조선인들은 일본인, 중국인, 상하이의 영국인과 프랑스인, 조선 경찰 등에 의해서 '합법적으로' 체포된다. 아무데서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


104p. (3.1운동 이후) 극동 여러 나라의 열성적인 국민들 사이에서-조선 이상으로 일본과 중국, 인도에서-얼마나 커다란 환멸이 일어났던가! 식민지 문제의 해결방식은 완전히 사람을 농락한 것이었다. '자결권'은 오로지 열강들이 자기네 제국을 굳히기 위한 구호였을 뿐이었다. 미국은 국제연맹을 저버렸으며 영국과 프랑스는 자국에 유리한 현실을 유지하기 위해 국제연맹을 이용하였다.


117p. 일본에서는 30전 하는 쌀을 조선농가에서는 강제적으로 7전에 매입했던 것이다.


217p. 장제스가 좌익 우한정권에 대항하여 반동적인 난징정권을 세우자 모든 조선인들은 즉시 우파세력을 떠나서 좌익을 지원하기 위해 우한으로 달려갔다.


331p. 그 당시 재만 조선인들은 중국 국적을 얻기 위해 투쟁하고 있었다.왜놈들은 모든 조선인들을 일본 국적 하에 두려고 하였다. 하지만 중국에 귀화하려고 애쓰는 조선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결과는, 왜놈들은 왜놈들대로 그들을 아직도 조선인이라 하여 체포하고 또한 중국인은 중국인대로 그들은 자기 나라 국민이라 하여 처형한다는 식이었다. 나는 1922년 상하이에서 중국시민이 되었지만 나중에 이 시민증을 없애버렸다.


365p. 모든 일본인들은 용기 있는 삶을 찬미하며, 겉으로는 혁명가를 미워한다 할지라도 속으로는 존경한다. 중국인이라면 혁명가를 바보 아니면 돈을 가져다주는 대리인 쯤으로 여길 것이다.


367p. 해외에 파견되는 일본인 관리는 말단 직원까지도 교육이 잘 되어 있다. 이들은 일본제국의 전위인 것이다. 조선 국내의 경찰은 이들과는 질이 다르다. 그놈들은 이만큼 정중하지가 못하다. 조선에서는 이미 패권을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2류 행정관리들이 파견되는 것이리라. 


414p. 당의 노선은 변경될 수 없다고 고집하던 관료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바로 그 사람들이 제일 먼저 배반하였다. 


431p. (두 번째 체포 후 일제 경찰주임이 전향을 회유하며 말하길) "중국놈들은 비가 오면 모여들고 비가 그치면 다시 흩어져 버리지. 그 비란 바로 돈이야. 공산당원들도 다른 어느 중국놈 못지않게 돈을 좋아하지. 난징정부가 돈을 많이 뿌리기만 한다면 공산당 간부들도 다른 자들과 조금도 다름없이 모두가 배신하고 말거야. 하하하!"


467p. 자기의 신념을 위하여 싸우는 것은 모든 사람의 의무이다.


471p. 비극은 인생의 한 부분이다, 억압을 딛고 일어서는 것은 한 인간의 영광이요, 굴복하는 것은 한 인간의 수치이다.


503p. 1949년 마오쩌뚱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선언함과 동시에, 미국이 중국을 '잃어버린' 원인에 대해 속죄양을 찾으려는 캠페인이 확산되었다, 이것이 부분적으로는 이름바 매카시즘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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