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자학과 양명학
시마다 겐지 지음, 김석근 옮김 / 까치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학자 시마다 겐지가 1967년에 발표한 책을 1986년 한글로 번역한 책이다.
춘추전국시대 공자, 맹자를 지나서 양한시대의 유학(정현)을 지나 송대에 신유학이 열린다.
흔히 불교(체용론)의 유행에 대한 유학 정통주의 부활을 노리는 대응, 영향 설명으로 책은 시작된다.
공자 - 맹자 - 한나라 정현 - 당나라 한유의「원도」- 송나라 주돈이(주렴계) - 정명도(형) - 정이천(동생) - 장재(장횡거) - 소옹(소강절) - 주희(주자) - 육구연(육상산) - 명대 왕수인(왕양명) - 이탁오(이지) - 청대 왕선산(왕부지), 일본 에도의 오규 소라이(적생조래), 현대 마루야마 마사오(환산진남) 등등
원시유학을 신유학으로 변모시킨 여러 유학자들에 대한 설명이 관계를 지어가며 실려있다.
원시유학의 여러 전적에서 송대 신유학자 주장의 근거를 밝혀서 실는데 우리나라 역자들이 힘들인 책으로 이 부분이 내겐 많은 계발과 유익을 선물했다.
시마다 선생의 후기에 우리나라 조선의 고봉과 퇴계의 기발설, 이발설 및 일본유학에 영향을 주었다는 언급이 나온다.
신유학의 내부의 세가지 큰 흐름을 이 책의 내용으로 정리해보면
①유물론/기氣의 철학 (장횡거-왕부지)
②유심론/송학 중 객관적유심론/주자학(동생 정이천-주희)-성즉리性卽理
③주관적유심론/양명학(형 정명도-육상산-왕양명)-심즉리心卽理-양명우파, 양명좌파(이지)
대체적인 신유학의 흐름과 학자 이해 부분에 탁월하고 주자학 기본 개념어 이해에 유익했던 책이다.
8. 체용體用의 논리란 과연 무엇인가.
'체용'은 요컨대 '인과因果' 대해서 하는 말로서, 「대승기신론」의 비유를 빌어 말하면,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바람과 파도의 관계인 데 대해서 체와 용의 관계는 물과 파도의 관계이다.
133. 성性이란 물이 맑은 상태를 말하고, 정情이란 그 물이 흐르고 있는 상태를 말하고,
욕심欲心이란 물에 파도가 범람하고 있는 상태에 이름 붙인 것이라고 한다.
양명학의 설명을 보는 순간 개인적으로 불교의 교종에서 선종으로의 진행이 연상되며
주자학에서 갈라진 양명학에서 선禪불교의 이미지를 보는 것 같았는데 대저 저자가 책 180쪽에서
"왕기(왕용계)는 그렇지 않아도 선禪적인 양명학에서 유교적인 마지막 편린을 제거해버림으로써 양명학을 온통 선禪학으로 만들어버렸다." 느낌의 유사성을 확인해 주었다.
(※ 뚜 웨이밍, 귄미숙 역, 김용옥 해제, 한 젊은 유학자의 초상, 통나무, 1994
12쪽_ 양밍은 주자의 대중화 과정의 결정적 계기다. ......
주자가 수당불학이라는 외래적 패러다임에 대한 반동의 계기로 성립했다고 한다면 양염은 다시 주자 패러다임에서 불학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잉태된 것이다. ......
양명학은 주자학이 주장하는 격물格物의 리고리즘의 해체과정에서 인태된 것은 너무 분명하다.)
196. (양명학의) '심즉리心卽理'의 설은 성性과 정情(정은 본질적으로 '욕망'으로까지 흐르는 경향을 가진다)을 구별하지 않은 그대로의 심心을 '이理'라고 하기 때문에
정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는 욕망(소위 인욕)까지도 긍정하게 되고,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주장하여 주자학에서 그렇게 중시하는 '경敬'뿐만 아니라 '경전은 우리 마음의 주석'이라는 데서 나타나는 권위에 대한 경시 그리고 이단에 대한 포용적 태도 들을 몰아 왔다.
주자학파는 이런 점을 엄중히 경고해 마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