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 정도전의 건국철학 - 도올문집 4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려말선초의 스산한 분위기를 새로운 각도로 그린 영화와 드라마들이 과거 상당히 많았다.

하나는 인물 정도전과 정몽주의 대비로 혁명과 개혁의 대립구도였고, 

다른 하나는 정도전과 이방원, 신권과 왕권의 대립 그리고 권력의 분점이냐 독점이냐의 대립구도였다.

거기에 세종조까지 엮어 꾸며진 "뿌리깊은 나무2011, 정도전2014, 육룡이 나르샤2015, " 이런 드라마였던 걸로 기억한다. 

뒤이어 세종조의 영화로 "천문2018, 나랏말싸미2019"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영화, 드라마의 출발을 보여주는 저변 사고의 태동을 보는 느낌이였다. 

 

이 책(2004년 발간)은 두 가지, 인간 정도전과 삼봉이 완수한 조선건국의 철학적 의미를 말한다.

나주 유배와 고향 영주에서 시묘살이 그리고 친구 정몽주가 선물한 '맹자' 심독으로 정도전은 역성혁명의 새로운 큰 꿈을 꾸게된다.

결국 삼봉은 도올선생의 표현처럼 사상의 맑스와 실현의 레닌을 함친 역사적 인물이 되었다.

도올선생은 삼봉의 사상에 더 천착해 말하길 결국 삼봉은 고전과 성리학에서 계발을 받아 

려말선초에 혁명, 건국을 완수하였고 고려말 당시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한 독창적 사상체계를 수립했다고 역설한다.

내식으로 표현한다면 불교국가 고려의 스산한 왕조 끄트머리에서

성리학의 사유방식으로부터 계발을 받은 정도전은 기존의 체제, 사고방식으로부터 뚜벅뚜벅 제발로 걸어나와 혁명을 완수한 역사 유일의 사상가다.

당시 고착된 현실을 혁명한 삼봉의 사상은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도 동시대적이며 의미가 크다.


삼봉의 사상을 그의 문집 "삼봉집"의 "조선경국전"과 "불씨잡변"을 통해 알아보는데... 

"조선경국전"에 대한 글에서는 "주례", "주관"과의 비교로 삼봉의 사상을 일변한다.

35쪽 "조선경국전"은 유가와 법가의 철학을 창조적으로 결합한 것이다.

도올선생 특유의 해박하고 비범한 비교와 통찰로 흥미로눈 대목이다.

"불씨잡변"에서는 불교와 유교를 아무르는 설명이 압권이다.

앞서 "조선경국전"에서 보여준 동양고전에 대한 통관과 비교에 이어서 다시 삼봉의 "불씨잡변' 글을 통해 불교와 유교를 버무리는 솜씨는 범접이 어렵고 탁월하다.

그러나 "조선경국전"과 "불씨잡변"에 대한 도올선생의 해석과 설명은 일부분에 그치고 있다.


(※ 여기서 삼봉의 "조선경국전"과 "불씨잡변"을 포함한 정도전의 "삼봉집" 전체의 한글번역은 이미 마련되어 있고 누구나 인터넷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 한국고전종합DB - 고전번역서 - "삼봉집" 아래에 "불씨잡변"과 "조선경국전의" 한글해제가 이미 마련되어있다. 

너무 감사드린다.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 https://db.itkc.or.kr/)


삼봉에 대한 도올의 평가는 

122쪽 "(정도전에 의해) 우리나라 여말선초에 이루어진 문명의 패러다임의 전환(불교고려→성리학조선)을 전근대적 역사의 한 터닝포인트로 간주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여말선초 삼봉 정도전의 도전과 성취를 동시대적으로 받아들여볼 때

지금 우리는 무엇으로 계발받아 우리 현실 중 어디로부터 이제 그만 뚜벅뚜벅 제발로 걸어나와

장래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