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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눈사람 ㅣ 리틀씨앤톡 그림책 1
앙드레 풀랭 글, 친 렁 그림, 김혜영 옮김 / 리틀씨앤톡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정말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동화책이다. 읽는 내내 마음한켠이 따뜻해짐을 느낄수 있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다시한번 되새길수도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사랑스런 시간을 보내는 포포 선생님의 모습이 우리아이들의 선생님의 모습과 닮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요즘 들어 너무나도 무섭고 살벌한 이야기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학교라는 공간에 이런 선생님들이 많고, 선생님을 따르는 순수한 학생들이 많다면 절대로 나쁜 소식이 들리지 않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볼록해진 선생님의 배를 줄을 서서 만지면서 태동도 느끼고, 아기의 이름도 각자 지어주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고 일일이 하나하나 적어놓는 선생님. 정말 이상적인 모습이다.
당근을 가지고 와서 아이들과 눈사람을 만들기도했던 포포선생님에 예기치 않은 슬픈일이 일어난다. 손꼽아 아기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선생님이 그만 아기를 볼수 없게 되어버린것이다.
그 슬픔때문에 학교는 물론이고, 집밖으로도 나오지 않고 커튼을 꽁꽁 내려놓고 지내는 선생님에게 웃음을 찾아주기 위해 아이들이 생각해낸것은 선생님 집앞에 100개의 눈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들이 배운 숫자중 가장 큰수가 100이고, 그 숫자를 가르쳐준 사람이 포포 선생님이고, 선생님이 무엇보다 눈사람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아이디어를 내놓은 아이의 순수함이 묻어나와 너무 좋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무리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도 100개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고, 친구들도 지쳐가기 시작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아이들의 이런 순수한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동네 모든 사람들이 100개의 눈사람 만들기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도와준다.
마침내 100개의 눈사람이 완성되었는데, 선생님이 나오지 않아 마냥 아쉬운 클레망틴. 결국 눈사람에게 발길질을 하는데, 당근 바구니를 들고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선생님.
그보다 더 아름답고 사랑스런 광경은 없지 싶다.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힘든 '유산'이라는 문제를 이렇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 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어른들에게도 말할수 없는 고통과 슬픔이 존재함을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고 깨달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아픔을 다독여주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눈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다니기 불편할뿐만 아니라, 녹은 후 질척거리는 흙탕물때문에 싫다는 생각을 하곤 했던 나 자신을 반성도 해봤고, 아이들이 언제까지나 맑고 새하얀 눈처럼 깨끗한 마음을 가진채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