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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 개항부터 해방 후까지 역사를 응시한 결정적 그림으로, 마침내 우리 근대를 만나다!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1년 6월
평점 :
역사의 한면면을 들여다볼때마다 안타깝기도 하고, 자부심을 느낄때도 있고, 복합적인 감정의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의 근대사는 아직도 확고하게 정리된 것 같지는 않다. 다들 그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이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고, 또 아직은 현시대에 같이 공존하는 이들이 많아서인지 말을 아끼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근대사는 단 몇줄로, 아주 짧은 지면에 대략적인 메시지로 전달하고 두리뭉술하게 지나가버린다.
그렇기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재미나겠다 라는 호기심이 발동되었다.
어디서부터 근대사라고 정의내려야 할까? 역사는 항상 읽을때마다 새로운 면을 선사해주는 신비로운 매체임은 분명하다.
이 책은 개항부터 해방후까지의 역사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그때의 순간들을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쳐 설명해주고 있다. 일단 그림으로 소개된 내용들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뜬금없는 소리일지 모르겠으나, 그래서 아이들의 만화학습서가 꽤 좋은 호평을 받고 있는 근간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그냥 설명하고, 주입식으로 전달해주는 내용전달이 아니라 지면상에 화려한 색감으로, 각각의 개성을 갖춘 캐릭터들의 주고받는 대화에 담긴 내용으로 사실을 접하게 되면 더 오래 기억되지 싶다.
이 작가의 놀라우리만치 꼼꼼하고 치밀한 사료수집과 증언을 토대로 한 사전작업이 놀라웠다. 한편의 책을 내기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준비를 했고, 수차례의 검증과 고증을 받아 확인해낸 사실을 작성했다는 것이 부럽기까지 했다. 그만큼 그분야에서 월등히 탁월한 실력을 갖췄다는 이야기가 되니 말이다.
국내외 화가 총 86점의 작품을 보면서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안중근의사의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내용과 함께 저격사건을 보도한 신문기사를 보면서 과연 그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또 그당시의 사건을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기억도 났다. 이토 히로부미가 역에서 내려서 저격당했던 시간까지를 담은 필름이 있다는 설도 있는것 같은데, 과연 진짜일지도 궁금해졌다.
또 영국 화가 엘리바제스 키스의 그림속에 담긴 우리네 민족의 그당시 생활사를 담은 모습들도 다른 책에서 보지 못했던 부분이지 싶다. 몇년전 갑자기 급조명되었던 덕혜옹주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동창인 민용아의 한복입은 모습이 담긴 초상화도 처음 봤다. 그렇기에 더 신기했다. 또 크리스마스씰에 얽힌 일화도 소개되었는데, 예전과 달리 요즘은 크리스마스씰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것은 아닌가 되돌아봤다.
점차적으로 문명은 발달하고, 놀라우리만치 발달된 신기술의 영입으로 인해 사람들은 너무나도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시간이 주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과 열정이 역사속에 배여있는지를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제감정 36년의 상처와 잔재가 엄연히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공간에도 존재하는데, 과연 우리가 그 시절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겨누고 서로에게 씻을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던 한국전쟁에 대해 과연 기억하는 이 얼마나 되는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아프고, 치욕스럽기까지 했던 과거의 시간들에 대해 그 의미조차 희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려니 가슴이 아파왔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소리는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뿌리가 되는 역사를 잊어버리고 살지는 말자는 것이다. 나부터도 학교다닐때 역사공부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요즘은 아이때문에 같이 책을 읽다보니, 역사를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좀더 능동적으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내 아이들에게만큼은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시킬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