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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원은 유튜브
스가야 신이치.민진홍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12월
평점 :
요즘은 유튜브가 새로운 수익원이 되어 가는 시대입니다. 유튜버를 전업으로 하는 이들도 있고, 이를 전업으로 삼을 수는 없어도 쏠쏠한 부업으로 잘 활용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개인뿐 아니라 회사 역시 자사의 영업 활동에 인터넷을 적절히...라기보다 거의 필수 요소로 잘 적용하여 몇 배의 성과를 올리기도 합니다, 저는 처음에 원격 근무 정도를 말하는 줄 알았으나, 이 책에 소개되는 여러 일본 기업의 사례에서는 훨씬 넓은 범위까지 그 응용의 효과가 실현되고 있었습니다.
영업 활동의 주요 3가지 상황은 1) 고객 모집 2) 클로징 3) 고객 관리라고 합니다(p40). 그런데 많은 이들은, 1) 고객모잡 단계에서 영업이 끝나는 줄로 착각한다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모집은 어디까지나 모집일 뿐 "클로징"이 없으면 계약도 현금 거래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2)까지를 마친 고객이라 해도 이후 크게 실망하여 이탈하거나 재구매 등을 하지 않는다면 영업은 도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아마 원점 재시작 정도가 아니라 이미 평판이 나빠졌으므로 훨씬 어려운 영업 단계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매출이란 무엇일까요? 책 p42에서 그 공식을 소개하는 대로, "고객수x객 단가x재구매(소개)"에 의해 결정됩니다. 어떻게 하면 전년도 대비 매출을 2배로 올릴 수 있을까요? 책에서는 1) 밸런스형은 저 세 요소를 각각 1,26배로 올려서 달성하는 유형이라고 합니다. 1.26이라는 숫자는 아마 2에 √(루트) 말고 세제곱근 루트를 쳐서 구한 수치일 것입니다. 1.26을 세 번 곱하면 2에 가까워지는 거죠.
2) 고객 의존형은 객단가와 재구매는 그대로 두고, (신규) 고객 수를 두 배로 늘려 목표를 달성하는 유형입니다. 이런 사람은 대단한 능력자임에는 틀림 없으나, 책에서 말하는 대로 불경기에 닥치면 이런 식으로는 성장의 지속이 어려울 뿐 아니라, 모집한 고객을 만족 못 시킨다면 장기적으로는 매출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중시하는 유형은 3) 고객 유지형, 즉 고객수와 객단가에 변화를 안 줘도 재구매 팩터를 2배로 늘려 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유튜브 등을 활용해 바로 이 세 번째 팩터를 어떻게 늘릴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합니다.
유튜브의 효과를 그렇게나 강조한다니, 아마 웹에 올려지는 영상 등은 기교를 많이 넣고 효과적인 편집을 통해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와는 다른 주장을 합니다. p65에서 이런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영상 테크닉보다는 "경영자가 카메라 앞에 서서 성실한 메시지를 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p69에는 우리가 잘 아는, 유튜브 제목에 사용되는 키워드에 관한 표가 나옵니다. 눈물샘 자극, 충격적인 결말, 중대 발표... 그런데 저자는 이런 원칙은 조회수를 증가시켜 광고 수익을 높이려는 개인 유튜버들의 시청률 지상주의에나 쓰일 법한 것이며, 적어도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유튜브 마케팅과는 무관하다고 힘 주어 강조합니다. 영상 마케팅에는 1) 자사 관점 2) 고객 관점 3) 경쟁사 관점 세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앞서 "CEO가 카메라 앞에 서서 진실한 메시지..."란 대목이 있었으므로 아마 1)을 강조하는 내용 아닐까 하고 우리 독자들은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그런 생각이었다면, 안타깝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그럼 무엇이 중요한가? 고객들은 어떤 키워드를 검색창에 넣고 영상을 찾아옵니다. 이 키워드는, 경쟁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고객의 고민, 이 고민을 반영하는 키워드라야 한다는 거죠. 어떤 회사건 간에 자사 제품의 장점을 공격적으로 강조하고 해시태그로 띄웁니다. 그러나 그건 자사의 관점일 뿐입니다. 소비자는 "혹시..?"라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이런저런 불안감을 갖습니다. 회사는 미처 이런 니즈를 캐치 못 했거나, 아니면 알았다 해도 어차피 그 고민을 해결해 줄 자신이 없거나 해서 이를 키워드에서 빠뜨립니다. 이런 회사는 설령 아무리 서비스와 제품이 좋다 해도 사업에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저자는 앞으로 음성 검색이 늘어날 것이므로, 무조건 짧고 간단한 키워드만 염두에 둘 게 아니라 길이가 긴 어구도 유념해야 한다고 권합니다. 이 부분은 1) 고객 모집에 관한 내용입니다.
아무래도 인터넷은 공간의 제약을 극복했으므로, 개별 수요로는 크지 않은 자잘한 수요를 모으고 모아 큰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이른바 롱테일 마케팅에 강합니다. 1년에 몇 번 정도밖에 검색 안 되는(p76) 자잘한 키워드도 이를 잘 축적하면 결국 그런 게 모여 전체 매출의 80%까지도 차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줌(zoom) 등의 앱(프로그램, 혹은 솔루션)은 특히 영업의 두 번빼 상황인 2) 클로징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적절한 키워드 설정으로 1) 고객 모집에 효과를 봤다면, 이제는 2) 클로징에서 확실히 고객을 잡아야 합니다. 과거에는 강제 혹은 테크닉으로 클로징하기가 대세였다면, 요즘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여 상대에게 결정권을 충분히 주는 방식이 훨씬 낫다는 겁니다. 저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일생에 한 번도 힘든 거액을 지출하는 순간인데, 어떤 강요라든가 말재주로 홀리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안 통한다는 거죠.
낡은 방식이긴 하나 저자가 예로 드는 과거의 테크닉이라는 것도 제법 재미있습니다. 고객이 어떤 단점을 걱정하면,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다른 장점으로 곧바로 치고들어가는 거죠. "무료, 긴급, 한정" 등의 문구를 쓰면 고객은 안 쓸 것도 쓰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어떤 서비스 연장할 때 모집인으로부터 "이 혜택은 오늘까지"라며 은근 압박하는 멘트를 들었는데, 이미 저는 다른 경로를 통해 그 정도의 혜택은 혜택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으며, 오히려 그런 무책임한 소리를 하는 모집인에 대해 신뢰를 완전히 잃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런 방식이 다 낡았으므로 더 이상 활용하지 말라고 합니다. 정보가 넘쳐나므로 고객도 알고 경쟁사도 알기 때문에 역효과나 안 나면 다행이라는 겁니다. 고객은 영업력이 강한 특정 에이전시에서만 사는 게 아니라, (정보가 이제는 많으므로) 다양한 판매처를 거치며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이거다 저거다 결정하기가 힘들면 "더 신뢰가 가는 판매자"에게서 산다는 거죠.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안심한다(p108)"는 격언,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클로징 동영상은 첫째 자기소개와 자기만의 강점 설명, 둘째 자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의 호소, 셋째 불안과 의문의 해소라는 요소를 담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게 유튜브 동영상에 의해 구현된다(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종전에는 개별 영엽사원이 맨투맨으로 하던 걸 이제 영상이 대신하는 거죠. 이 세 요소를 통해 고객의 마음에 심어지는 게 바로 "신뢰"입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스가야 씨를 분명 처음 만나는데도 처음 만나는 것 같지 않다"는 말을 무척 자주 들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게 영상을 실제로 만들어야 모든 게 완성되겠으므로 특히 p128 이하에 나오는 영상 스크립트 작성이나 촬영 연습 요령 같은 걸 잘 읽어 봐야 하겠습니다.
공격적으로 모객을 하여 신규 구매자, 가입자를 대거 끌어들여도, 이쪽에만 회사 역량을 다 쏟아부어 기존 고객 관리가 소홀하면 결국 대거 해약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회사는 "일일이 기존 고객을 대면하여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면 결국 회사 자원이 한쪽에만 쏠리므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포인트에도 유튜브 영상을 잘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가능하면 많은 고객을 응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일단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며, 재구매를 촉구하는 듯한 인상은 주지 말아야 합니다. "구매 감사 동영상"도 성의를 다해 제작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고객은 "한번 팔아먹었으니 끝"이 아니라 반대로 "이 업체는 지금부터 서비스가 시작(p151)"된다는 이미지를 받아 더욱 로열하게 된다는 겁니다. 또, 성의 있게 만들어진 FAQ 영상은 별도의 고객 응대 비용, 반복되는 서비스를 모두 대체하므로 더욱 효과가 있습니다. 또 이런 것은 고객 말고 직원 교육 동영상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비용이 절감됩니다.
p191에서는 부진한 영업력으로 고전하던 마가라 씨의 사례가 나오는데 이분 역시 부족한 부분을 영상 제작으로 돌파하여 직장인 경력의 대전환점을 마련한 경우입니다. 대면으로 실적 올리는 유형보다, 한 번에 수천 명도 만날 수 있는 웹상의 스타가 더 힘이 세어지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제5장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요령을 소개합니다. 검색에서 잘 노출되기, 썸네일 잘 만들어 클릭률 올리기, 브라우징 기능, 고객모집 동선 개선 등이 잘 설명되네요. 이를 통해 비용도 절감하고, 구글의 플랫폼을 대신 쓰니 자본 투자도 줄일 수 있습니다. 동영상이 함께 있는 컨텐츠가 대체로는 먼저 검색되는데, 유저(셀러) 중 동영상을 함께 올리는 비율은 불과 3%라고 합니다(p242). 이 마지막 장은 한국인 공저자 민진홍씨의 집필 부분이므로 "최근 네이버가 한국에서도 구글에 밀리는 이유" 같은 게 잘 설명되어서 한국의 환경 이해에 특히 도움을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