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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초보투자자를 위한 돈 되는 지식
신년기 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대선 후보들도 코인 관련 공약을 많이 내어놓고, 트럼프 미 대통령도 자국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코인과 깊은 관련을 맺은 각종 정책을 지원하거나 만들어내는 게 현재의 상황입니다. 주변을 보면 MZ 직장인들은 이런저런 소스를 통해 코인 공부를 많이 하며, 10년 전처럼 대충 차트 보다가 도박하듯 거금을 박아넣고 한순간에 밑천을 다 날리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습니다. 각 코인이 무슨 특징이 있는지, 어떤 구조로 설계되었기에 이런저런 이슈에 이렇게 반응하(겠)는지 면밀한 연구가 있어야 하지, 대충 들어갔다가 대충 팔면 돈만 까먹습니다. 그래서 코인 책은 최신 책이라야 하며, 개념 자체가 슬슬 달라지는 게 코인판의 현실이기 때문에 입문서도 최신판을 읽어야 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코인 시장의 본질은 내러티브에 있다(p10)." 이런 말씀이, 10년 전 같으면 이 판에서 안 나왔습니다. 글쎄, 주식시장 같으면 서사와 맥락의 폭풍이기 때문에, 그 북새통 속에서 돈의 흐름을 찾아내는 게 하나의 예술입니다. 10년 전 코인판은 그냥 노름판이었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사람도 없었고, 있었다 해도 허세로만 들렸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공부를 해야 살아남고 그래서 이런 책도 나오는 것입니다.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만 어떤 원칙대로 사는 척하며 "코인판과 주식판은 노름판이다"라고 떠드는 것만큼 우스운 꼴도 없습니다. 지보다 머리가 십만 배나 좋은 사람들이, 뭐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서 저렇게 힘들게 공부하고 머리를 쓰겠습니까? 뭐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고, 본인의 나쁜 머리로는 세상만사가 다 랜덤 주사위놀음으로만 인식될 것입니다.
p25를 보면 어떤 극단적인 예측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비트코인이 얼마까지 폭등할 것이다, 반대로 정부가 코인을 모두 금지할 것이다, 등등 말입니다. p112를 보면 어떤 정치인이 코인 관련 기본법을 입안했었는데 이분이 작년에 낙선하는 바람에 제도화가 될 기회를 일단 놓쳤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누구를 통해서건 어떤 시스템화의 기반이 속히 마련되기는 해야 하겠습니다. 활력 있는 자본주의는 정부가 방해만 안 하면 알아서 제 살 길을 찾아나갑니다.
5년전쯤에 갑자기 중국 정부가 코인을 탄압해서 큰 소동이 일었는데, 물론 중국만의 독특한 사정이 있어서 그런 조치를 내렸고, 또 (그 직전에) 중국 사람들도 다 이유가 있어서 갑자기 코인에 집중했겠지만, 만약 이걸 그대로 놔뒀다면 현재 세계의 부(富) 중 훨씬 큰 부분이 중국으로 이미 흘러들어갔을 겁니다. 그럼 몇 년 전의 내수 침체도 오지 않았겠고, 이구환신이니 뭐니 해서 인위적으로 난리를 칠 필요도 없었겠고 말입니다. 미국인들이 재빨리 눈치를 채고 암호화폐 자산에 관심을 돌렸고 결과적으로 중국인들이 초기에 희생해서 미국인들만 좋은 일 시킨 셈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대세가 완전히 굳어서, 코인이라는 게 자산으로 완전히 성격이 굳었습니다. 코인은 실체가 없다느니 뭐니 하는 소리는 완전히 시대에 뒤처진 말이니 귓등으로도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알트코인 중 대부분의 잡코인들이 결국 휴짓조각이 될 뿐이라는 점만 유념해야 하겠고요.
p81을 보면 우크라이나가 가상자산을 통해 군자금을 확보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이미 많은 조직, 개인들이 환율 리스크, 수수료, 송금 시간 지연 걱정 없이 코인을 잘 쓰는 중입니다. 물론 코인도 변동성이 커서 환율보다 더한 위험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미 가치저장수단으로서 비트코인과 몇몇 메이저 알트코인들은 확고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또 코인거래소가 있는 나라 사이라면, 비교적 시세가 안정된 아무 코인이나 골라잡고 사서 단기간 안에 상대방 지갑으로 쏴 주면 정말 편합니다. 무슨 은행에 갔다오고, 수수료를 떼이고, 당국에 신고를 하고 어쩌구할 수고가 들지 않습니다.
p158을 보면 이더리움의 장점이 나옵니다. 이게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저는 그 어린(당시에는요) 러시아의 천재가 만든 이 시스템이 앞으로 표준이 될 것이라 봤었는데, 책에도 나오는 대로 광범위한 유저 커뮤, 부가기능(스마트 컨트랙트 등)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뭐 커뮤야 어디서건 만들면 되는 거고, 저런 부가기능의 빈틈을 파고드는 보안 문제 때문에 지금 골치이며 그래서 얘가 잘 크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간 코인판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론적 바탕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현황의 소개가 자세한 최신 서적이라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