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사람을 읽는 성공 심리학
김승길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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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농담삼아 하는 말 중에 "관상은 사이언스다"라는 게 있습니다. 외모로 사람을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 되겠지만, 남을 속이려고 혈안이 된 사기꾼의 외모, 태도, 말투 등 겉으로 드러나는 뭔가 "쎄한" 낌새 같은 건,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며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팩터라고 하겠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도 나이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생전에 쓰던 말은 빠알리(Pali)어라고 하는데, 스리랑카 빠알리 불교대학을 졸업하시고, 문인으로 강연자로 다채로운 경력을 쌓으신 저자 김승길 선생의 현대적 관상론은 우리에게 많은 실용적 지혜를 던져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87에는 대화 중에 눈을 자주 깜빡이는 버릇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때에도 이 사람이 평소부터 그런 습관을 가졌던 사람인가, 아니면 유독 특정 상황에서만 저런 특징을 노출하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게 평소에도 습관이 된 사람이라면 어려서부터 뭔가 강박에 시달리며 주위의 눈치를 보는 게 습관이 되어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저자의 분석입니다. 재미있는 말씀은, 이런 이들이 대체로는 소극적인 성격이라서 이성에게 잘 접근은 못 하지만, 일단 이성을 사귀고 결혼에까지 이르면 배우자에게 지극히 잘하는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초년에 설령 좀 고생을 하더라도 말년에 이르러 재물 운이 터져 풍족하게 사는 이들이 많다고 하니 관심 깊게 볼 일입니다.

p121에는 흥미롭게도 "커피숍에서 꼭 어두침침한 자리에 앉는 사람"에 대한 분석이 있습니다. 대체로 소극적인 이들이 이런 경향이 있다고 하시네요. 밖에서는 어두운 자리를 선호하면서 집에만 오면 거꾸로 이런 자리를 싫어하며 답답해하는 유형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성격이 히스테릭한 구석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하라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자세나 습관에서도 이런 경향이나 개성이 드러나는데, 저자가 이 대목에서도 강조하는 바는, 상대방의 특징을 이렇게 사소한 것으로부터도 먼저 간파하는 사람이야말로 대인관계에서 어드밴티지를 잡고 선제적인 스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181에는 저자께서 살아온 이력의 한 편린이 나옵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더라는 19세기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 경의 말처럼 저자도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운이 트이신 사례라고 하는데, 유명해졌다는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서 그런 운이 절로 트이게끔 계기가 마련되었는지에 대한 서술도 우리 독자들은 좀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은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조직 안에서 상사와 부하에게 두루 원만하게 관계를 설정하며, 일을 추진할 때에는 긍정적인 전망을 항상 갖고 추진 과정에 있어 공연한 장애물이나 비관론이 끼어들지 않게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광대가 돌출된 여성은 성격이 드세고, 기혼자의 경우 남편의 기를 꺾으려 드는 등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며 가정에 불화를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고 나옵니다(p212). 그러나 저자께서는 덕담도 곁들이는데 이런 여성들이 추진력이 좋고 자녀 교육에도 열성이며 생활력도 강한 편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사실 관상보다 앞서는 게 심상(心相)이라는 말도 있듯, 당사자들이 서로 화합하며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다독인다면 그 어떤 부부보다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겠습니다. 또 여성이 말을 더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남성이야말로 관계를 잘 가꾸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훌륭한 남편감이라고도 합니다.  

경영학 마케팅에 4P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product, price, promotion. place가 그것인데, 저자께서는 이것을 관상학과 인간관계, 조직론에 적용하여, 나라는 상품을 어떻게 계발하고 최상의 포장을 씌워 사람들 앞에 버젓이 제시할지가 사회 생활의 요체라고 힘있게 가르치십니다(p268). 조직 안에서 남들을 통솔하는 직에까지 오른 이런 사람은 부하들의 실력과 자질까지도 한눈에 꿰뚫어볼 줄 알아야 합니다. 겉으로만 성실한 척하고 뒤에서는 온갖 꾀를 부리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염불처럼 외우는 무능자의 속셈을 바로 간파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칭찬에 인색하던 자가 갑자기 칭찬을 늘어놓는다? 반드시 뒤로는 무슨 속셈을 감추고 있다는 뜻이니 잔뜩 경계해야 합니다. "사람을 읽고 세상을 이기는 전략"이 무엇인지 자세히 배운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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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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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명언>, <실리콘밸리의 천재들> 등을 쓴 인문학자 김태현님의 새 책입니다. 지금으로부터 600여년 전 체사레 보르자라는 유력 정치인을 모시며 이탈리아의 통합된 국가 체제를 꿈꾸었던 책사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고전 <군주론>에 대해서는 패도정치를 옹호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냉혹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날카롭게 포착했고 인간 본성의 한 단면을 정확히 통찰했다는 찬사도 같이 받습니다. 어떤 고전이 그저 듣기에만 좋은 소리를 달달하게 늘어놓은 것도 아닌데 이처럼 오래 읽힌다면 그에는 뭔가 특별한 장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고전의 맥락과 의의를 꿰뚫어볼 수 있는 인문학자의 솜씨로 요약, 분석된 책은 바쁜 현대인들의 노력과 시간을 크게 덜어 주며 고전의 정수는 정수대로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할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33을 보면 "군주는 자신이 한 약속을 언제든 깰 권리가 있다"는, <군주론>의 유명한 구절이 나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를 우리는 속된말로 양o치라고 하죠. 사람 사는 사회에서는 원활한 기능의 작동을 위해 일정한 규약을 정해 두고 이의 준수를 성원들에게 당연히 요구합니다. 이는 모두가 암묵적으로, 혹은 명시적으로 동의했던 바라서, 이런 걸 지키지 않는 자가 늘어나면 질서와 체제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이런 상식과 이치를 마키아벨리가 몰라서 저런 주장을 하지는 않았겠습니다.

김태현 저자의 유려한 필치로 분석되는 바에 의하면, "과거의 약속이 현재 상황에 맞지 않게 되면, 성공을 위해 보다 유연한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우리 동아시아에서도 미생지신이라 하여 미련할 만큼 문언에만 집착하는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고, 민사재판에서도 이른바 사정변경의 원칙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김태현 저자가 이 챕터의 서두에서 <동물농장>의 명언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를 잠시 거론한 건, 저 마키아벨리의 명언이 여전히 우리에게 남기는 당혹스러움을 솔직히 표현한 의도로도 읽힙니다. 라틴 금언에 pacta sunt servanda라는 것도 있습니다.

"대중은 항상 외관에 속고 세상은 주로 대중으로 이뤄져 있다.(p72)." 그래서 일부 사악한 정치인들이 언제나 어리석은 대중을 선동하여 자신의 불측한 목적을 달성하려 들고, 이런 역사는 수백 수천 년을 통해 반복되었습니다. 저자도 히틀러를 책 곳곳에서 거론하는데 실제 <나의 투쟁>도 이런 점을 거듭하여 강조함으로써 대중을 현혹할 걸 가르치는 대목이 많습니다(물론 마키아벨리의 고전과 달리 독창성은 아주 부족합니다). 마키아벨리의 교훈을 현대에 맞게 해석하자면, 우리들도 그저 남들이 좋다며 우루루 몰려가는 생각없는 소비, 개성 몰각, 속물적인 유행 가담에 대해 아무 자각이 없다면 저 마키아벨리가 꼬집은, 선동정치인의 먹잇감이 되기 좋은 어리석은 대중을 자처하는 꼴이겠습니다.

적대 세력을 처리함에 있어 아예 반격의 빌미조차 주지 말라는 마키아벨리의 가르침은 아마 이 살벌한 세상을 사는 우리들에게 가장 통쾌한 느낌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복수는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해야 하며, 상대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또 재기 불능에 빠지도록 강력한 타격을 가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끔찍한 한 방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지극히, 지극히 타당합니다. 저자는 p86에서 코폴라의 고전 <대부>를 인용하는데, 그 영화에서 부친의 장례식이 끝난 후 주인공 마이클은 4대 패밀리의 수장들을 한날한시에 모두 처단하는 과감함을 보입니다. 마치 오다 노부나가가 오케하자마에서 이마가와 군(軍)을 기습하여 한큐에 쓸어버린 고사와도 비슷합니다. 결코 자비를 베풀어서는 안 되며, 어설픈 동정심은 자멸을 부를 뿐입니다.

p128에는 "목적 달성을 위해 모든 덕목을 다 가진 양 위장하라"던 마키아벨리의 말이 인용됩니다. 저자는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거론하며, 결과적으로 정의로운 상황을 복원하기 위해 남자로 분장하고 살 1파운드에 피 한 방울도 섞이면 안 된다는, 이른바 필요적 부수행위의 개념을 무시한 채 궤변으로 연인 안토니오의 목숨을 건진 포샤, 그녀의 과감함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셰익스피어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마키아벨리가 김태현 저자의 이 대목을 읽으면 무척 좋아할 것 같습니다. 법을 곧이곧대로 지키다가 샤일록 같은 인간쓰레기 좋은 일만 시킨다면 그건 악질 고리대금업자의 범죄에 공범으로 가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고전을 읽을 때에는 그 고전이 쓰인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인문학자 김태현 저자의 좋은 해설이 곁들여져, 이 험한 세상에서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남는 멋진 방편들을 더 재미있게 익힐 수 있었던 독서였습니다(그러나 다들 이웃과의 약속은 지키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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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로 보는 오페라, 막장 드라마!
우주호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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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음악은 재즈, 블루스, 포크송 등 분야를 막론하고 고전 명곡이란 걸 들어 보면 선율의 아름다움, 빼어난 형식미와 대조되게 그 가사(있는 경우)가 아주 저속하거나 끔찍한 내용을 담은 게 제법 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곡 자체와 가사를 대조시켜야 곡의 아름다움이 더 부각된다고 여겨 온 듯합니다. 반면 한국은 곡에 어울리게 가사도 점잖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입니다. 악장 문학을 가사로 삼은 궁중 음악, "명월이 천산만락에 아니 비친 데 없다"로 끝나는 <관동별곡> 등 엄숙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우리들이라서 유명 오페라의 대본을 막상 확인하면 그 저질스러운 극 전개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오히려 더 재미있어하기도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주호 교수님이 쓰신 이 책은 스핀토 테너 백인태씨와의 가상 대담 형식으로 쓰여서 저 같은 문외한인 독자가 읽기 편합니다. 모두 열 편의 오페라가 소개되는데 각 장 앞마다 "작가: 이윤이"라는 문구가 있어 무슨 뜻이지 했었습니다. 장 앞마다 실린 모노톤 일러스트를 그린 분이며 우주호 교수의 부인이기도 한 소프라노 이윤이 교수를 가리킨다는 걸 머리말을 다시 읽고 알았습니다. p45 중간쯤에 보면 <오텔로>의 악역 이야고(우주호 교수의 "출세작 배역"이기도 한)를 두고 "미워 죽겠다"고 하셨다는 바로 그분입니다. 이 책 뒷날개를 보면 이윤이 교수가 쓰신(직접 그리신 그림도 함께 실린) 오페라 책도 따로 있는 듯합니다. 

장 앞에는 일러스트(포스터?) 하단에 오페라 감상 포인트가 요약되었는데 이 대목에서도 저자의 재치가 드러납니다. p2의 일러두기를 보면 "인명 지명 오페라 용어들의 경우 외래어표기법을 따랐으나 저자의 뜻에 따라 현지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표기하기도 했다"고 나오는데 사실 제가 읽어 보니 전자의 예는 좀 드물고 후자의 예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오셀로도 베르디의 오페라 제목일 때는 "오텔로"라 표기되는데 이건 이탈리아어로는 Otello라서 외래어표기법에 따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쥬셉뻬 베르디(p44)" 등의 표기에서는 이 책의 개성이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오페라는 가사가 붙은 아리아로 이뤄지므로 현지어의 발음이 존중되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며, 저는 개인적으로 이편이 훨씬 좋습니다. 

모든 챕터가 어려운 말 하나 없이 구수하게 솔직하게 설명되므로 다 재미있지만 저는 특히 2장에서 다뤄지는 베르디의 오텔로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서도 희곡의 무대는 베니스 공화국이며 유독 베르디 오페라에서 베네치아로 새로 각색된 건 아닙니다. 반면 3장의 주제인, 같은 작곡가의 작품 <라 트라비아타>에서는 제목, 배경, 주인공 이름들이 모조리 프랑스식에서 바뀌어 이탈리아식으로 현지화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상연될 때 일본식을 따라 "춘희"라고 이름붙였다고 하셔서 "음, 뒤마 피스의 원작도 제목이 동백꽃의 아가씨인데, 나중에 후기 쓸 때 아는척 좀 해야겠군"이라고 생각했는데 p93 이하에서 그 이야기까지 저자께서 다 해 주십니다. 음악적 요소 외에도 이런 인문 배경까지 자세히 나와서 더욱 유익한 책입니다. 

"간단한 것을 특별하게 사용하는 능력(p64)" 레치타티보 이중창을 <오텔로>에서 베르디가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두고 저자가 쓴 표현입니다. 이런 게 천재들의 놀라운 재능 그 본질입니다. 저자께서 큰 애정을 둔 작품이어서인지 이 챕터의 설명은 특히나 최고였습니다. 이아고는 이탈리아식이라면 자코모로 불려야 맞는데 무슨 까닭인지 원작자 셰익스피어부터가 이름을 이렇게 스페인식으로 붙였습니다. 사실 무어인들도 이탈리아 여러 나라들보다는 스페인하고 자주 엮였기 때문에 원작자의 이런 세팅 동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데스데모나는 셰익스피어가 만든 이름인데 앞의 "데스"가 어려움을 뜻하는 그리스어 어근이며 난독증이라고 할 때 dyslexia의 dys-와 같은 계열입니다. 

p160 이하에 <리골렛또>가 소개되는데 이 역시도 베르디의 작품입니다. 저자께서는 oo마트 TV 광고 음악으로 소개되었다고 하시는데 사실 이 곡은 그게 아니라도 한국인들이 무척 좋아하긴 했죠. 아무튼 그렇게 기억을 살려 주시니 독자들이 더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습니다. "La donna e moblie"는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로 우리에겐 예전부터 알려졌는데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여자(의 사랑)는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여자가 갈대 같다고 한 사람은 19세기 영국의 신학자 리처드 웨이틀리입니다. 

제목엔 막장드라마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나 내용이 풍부하고, 재미있으면서도 깊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행간에 저자의 오페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 배어나는 게 독자에게 바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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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프랑스어 문법 - A1 - B2 필수 문법 완벽 정복
손윤지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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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재는 특히 DELF의 A1에서 B2까지의 급수를 따기 위한, 문법 파트 정복을 위한 내용입니다. B2까지 커버가 된다는 점에서 웬만한 학교 문법은 다 다루는 셈입니다. 모두 25과로 구성되며, 딱딱한 문법 용어보다는 예문을 제시한 후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문법 사항을 끌어냅니다. 본문 학습이 다 끝난 후에는 연습 문제를 통해 앞에서 배운 바를 체크합니다. 올컬러 편집이며 일러스트도 많아서 학습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시원스쿨 프랑스어 사이트, PC버전 학습자료실에서 음원(압축 전 55Mb, 압축 59Mb), pdf 문서 4종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받을 수도 있고, 예를 들어 p25의 QR을 스캔하면 그 트랙의 음원만 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leçon 1의 트랙은, p24에서 시작하는 exercices의 문장들을 원어민 여성이 읽어 주는 문장으로 채워졌습니다. 그런데 p24 이하의 문제들은 그 일부에 블랭크 처리가 되었기 때문에, 이 음원들은 받아쓰기 연습용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본문에서 충분히, 유사한 문장들을 배웠으므로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습니다. 교재에서 누누이 강조하듯, 프랑스어는 특히 연음 현상에 유의하여 듣고, 이해하고, 받아써야 하겠습니다. 

5과에서는 소유형용사를 배웁니다. 영어의 인칭대명사 소유격과 비슷합니다. 책에서는 "한정사 구실도 하므로 소유형용사가 올 때에는 관사가 오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이 점도 영어의 소유격과 매우 닮았습니다. 또 3인칭 단수 il, elle는 소유 형용사가 son, sa, ses로서 모양이 같습니다. 소유대명사에 대해서는 저 뒤 p210에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또 p59를 보면, C'est la maison des amies de Lisa?가 "이것은 Lisa의 친구들(여자들)의 집이냐?"라는 뜻이라고 나오는데, 답도 Oui, c'est leur maison.(네, 이것은 그녀들의 집입니다.")입니다. 즉 의문문이나 평서문이나 어순이 같은 셈인데, 이에 대해서는 p99 이하에, 프랑스어에서 의문문을 만드는 세 가지 방법을 설명할 때 배우면 되겠습니다. 즉 저 문장은 억양만을 바꾸어 의문문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p78 이하에서는 준조동사에 대해 배웁니다. 일반 동사로 쓰일 뿐 아니라, 별다른 전치사 없이 바로 동사원형을 쓸 수도 있어서 이걸 준조동사라고 부릅니다. 영어에서 이것 비슷한 동사라면 need나 dare 같은 게 있겠습니다. 또 고전 라틴어를 배운 분들은 알겠지만, p79의 vouloir, pouvoir, devoir(모두 원형)는 라틴어의 volo, possum, debeo(모두 1인칭 단수형)와 각각 생긴 것부터가 너무도 닮았습니다. 뜻도 같고 거의 직계 후손이라고 해도 됩니다. 이래서 고전 라틴어를 배워 두면 유럽의 언어들을 잘 배울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p111에서는 간접목적보어를 배웁니다. "Il me parle."에서 me 같은 것이 간접목적보어입니다. 또 "Elle nous donne des cadeaux."에서 nous 같은 게 간접목적보어입니다. 특히 두번째 문장은 영어로 치면 "She gives us some gifts."이겠는데 이건 영어 문법 용어로는 간접목적어(4형식의)죠. 그러나 프랑스어에서 간접목적어라고 하면 영어 문장 "She gives some gifts to us."에서 us 같은 걸 가리키므로 이것과 구별되는 간접목적보어라는 말이 따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영어에는 간접목적보어라는 말이 없습니다. 

p154에서는 복합과거를 배웁니다. 왕래발착 동사들은 조동사로 etre를 사용한다고 나오는데, 마치 독일어에서 현재완료형에 sein을 조동사로 쓰는 것(원칙대로라면 haben을 써야 하지만)과 닮았습니다. 이 페이지에 대명동사도 언급되는데 se lever(일어나다), se reveiler(깨다) 등 재귀대명사를 목적어로 갖는 동사를 가리킵니다. 영어에도 seat oneself, behave oneself 등이 이것과 닮았습니다. 이 설명은 p81에 나옵니다. 

설명이 쉬우면서도 체계적이고 예문이 많아서 이해가 쉽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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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중국어 단어장 - 단어 암기 무료 영상 + 원어민 MP3 음원 GO! 독학 시리즈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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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는 한자의 본고장이라서 우리 한국인들이 배우기에 편한 데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인들도 한자를 그리 잘 이해한다고 보기 힘들고, 구어 중국어를 구사하는 능력과 한자 실력 사이에는 딱히 상관관계가 없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혹은 업무에서 중국어를 제한적으로라도 잘 말하려면 먼저 단어를 잘 알아야 할텐데, 이 자그마한 단어장은 꼭 필요하고 우선순위도 높은 단어들만 잘 추려 학습자들에게 제시합니다. 사이즈가 작아서 휴대하기에도 좋습니다. 예전에 나왔던 이 출판사의 여행 중국어책과 규격, 볼륨이 비슷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모두 10일 동안 공부할 분량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루에 익혀야 할 단어의 개수는 60개입니다. 특이한 건, 챕터 맨처음에 단어 자기 점검 리스트가 나오는데, 내가 이 단어를 아는지 모르는지 체크하게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초보 학습자들에게 여기 제시된 단어들은 모르는 것 투성이이므로 체크리스트가 x표로 채워지더라도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단계를 일단 거치고 나서야 본격적인 단어 학습 단계로 들어갑니다. 

모든 단어에는 번호가 매겨졌고 병음도 같이 표기됩니다. 단어의 순서는 그 발음을 기준으로 정해졌습니다. 아무리 병음이 표기되었더라도 중국어는 실제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익혀야 합니다. 음원은 이 책 챕터 시작마다 우측 최상단에 찍힌 QR을 통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시원스쿨 중국어 사이트, 학습자료실에는 이 음원 뭉치가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게 좀 이상한 점인데, 여튼 사정이 이러하므로 음원에 일반 학습자가 접근할 방법은 오직 QR을 통해 개별 트랙에 엑세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단, 개별 음원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링크가 있고, 개별 음원에서 바로 전체 목록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그런데도 자료실에서는 이 파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트랙별 음원은 각각 11Mb 정도이니 참고하십시오. 

데이2(p34)를 예로 들면, 원어민이 하나하나 단어를 먼저 읽어 주고, 한국말로 그게 무슨 뜻인지를 설명해 주는 식입니다. 帶는 따이라고 읽고, 그 뜻은 "가지다, 몸에 지니다"라고 나옵니다. 우리말로 휴대라고 할 때의 그 "대"라는 글자입니다. 地는 우리말로 땅 지인데, 중국어로는 "떠" 비슷하게 소리가 나고, 이걸 음원에서는 "술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함"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得도 떠 비슷한 소리인데, 이건 "술어와 보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함"이라고 나오네요(이 글자는 한국어로는 얻을 "득"입니다). 다들 형식 형태소 노릇을 할 때의 뜻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게 한자다 보니 우리말과 뜻이 그대로 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名字는 우리식으로 "명자(명짜라고 읽습니다)"인데 예전 책을 읽다 보면 이게 "이름"이라는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요즘은 잘 쓰지 않죠). 중국어로는 "밍쯔" 비슷하게 읽습니다. 병음 기호에서 다이어크리틱 없는 i는 [이]가 아니라 [으] 비슷한 발음입니다. 能은 "넝"처럼 읽는데 e도 [어] 비슷하죠. 女儿은 [뉘얼] 비슷하게 읽는데 "딸"이란 뜻입니다. 이건 우리식으로는 女兒(여아)죠. 妻子는 [치즈] 비슷하게 읽는데 이게 "아내(wife)"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국어에서 妻子는 말그대로 아내+자식을 가리키고, 處子는 결혼 않은 젊은 여성을 뜻하니 재미있습니다. 

하루 분량이 끝날 때마다 연습문제가 붙어 있습니다.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고 본문만 충실하게 공부했으면 다 풀 수 있는 수준입니다. 10일치 학습이 다 끝난 후에는 자주 출제되는 명사 관련 단어, 동사 관련 단어 모음이 나오는데 일종의 갈래사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10일치를 전부 한어병음 순으로 재배열하여 페이지수, 급수까지 함께 보게 한 인덱스가 권말에 있어 더욱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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