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사람을 읽는 성공 심리학
김승길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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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농담삼아 하는 말 중에 "관상은 사이언스다"라는 게 있습니다. 외모로 사람을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 되겠지만, 남을 속이려고 혈안이 된 사기꾼의 외모, 태도, 말투 등 겉으로 드러나는 뭔가 "쎄한" 낌새 같은 건,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며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팩터라고 하겠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도 나이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생전에 쓰던 말은 빠알리(Pali)어라고 하는데, 스리랑카 빠알리 불교대학을 졸업하시고, 문인으로 강연자로 다채로운 경력을 쌓으신 저자 김승길 선생의 현대적 관상론은 우리에게 많은 실용적 지혜를 던져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87에는 대화 중에 눈을 자주 깜빡이는 버릇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때에도 이 사람이 평소부터 그런 습관을 가졌던 사람인가, 아니면 유독 특정 상황에서만 저런 특징을 노출하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게 평소에도 습관이 된 사람이라면 어려서부터 뭔가 강박에 시달리며 주위의 눈치를 보는 게 습관이 되어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저자의 분석입니다. 재미있는 말씀은, 이런 이들이 대체로는 소극적인 성격이라서 이성에게 잘 접근은 못 하지만, 일단 이성을 사귀고 결혼에까지 이르면 배우자에게 지극히 잘하는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초년에 설령 좀 고생을 하더라도 말년에 이르러 재물 운이 터져 풍족하게 사는 이들이 많다고 하니 관심 깊게 볼 일입니다.

p121에는 흥미롭게도 "커피숍에서 꼭 어두침침한 자리에 앉는 사람"에 대한 분석이 있습니다. 대체로 소극적인 이들이 이런 경향이 있다고 하시네요. 밖에서는 어두운 자리를 선호하면서 집에만 오면 거꾸로 이런 자리를 싫어하며 답답해하는 유형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성격이 히스테릭한 구석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하라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자세나 습관에서도 이런 경향이나 개성이 드러나는데, 저자가 이 대목에서도 강조하는 바는, 상대방의 특징을 이렇게 사소한 것으로부터도 먼저 간파하는 사람이야말로 대인관계에서 어드밴티지를 잡고 선제적인 스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181에는 저자께서 살아온 이력의 한 편린이 나옵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더라는 19세기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 경의 말처럼 저자도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운이 트이신 사례라고 하는데, 유명해졌다는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서 그런 운이 절로 트이게끔 계기가 마련되었는지에 대한 서술도 우리 독자들은 좀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은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조직 안에서 상사와 부하에게 두루 원만하게 관계를 설정하며, 일을 추진할 때에는 긍정적인 전망을 항상 갖고 추진 과정에 있어 공연한 장애물이나 비관론이 끼어들지 않게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광대가 돌출된 여성은 성격이 드세고, 기혼자의 경우 남편의 기를 꺾으려 드는 등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며 가정에 불화를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고 나옵니다(p212). 그러나 저자께서는 덕담도 곁들이는데 이런 여성들이 추진력이 좋고 자녀 교육에도 열성이며 생활력도 강한 편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사실 관상보다 앞서는 게 심상(心相)이라는 말도 있듯, 당사자들이 서로 화합하며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다독인다면 그 어떤 부부보다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겠습니다. 또 여성이 말을 더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남성이야말로 관계를 잘 가꾸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훌륭한 남편감이라고도 합니다.  

경영학 마케팅에 4P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product, price, promotion. place가 그것인데, 저자께서는 이것을 관상학과 인간관계, 조직론에 적용하여, 나라는 상품을 어떻게 계발하고 최상의 포장을 씌워 사람들 앞에 버젓이 제시할지가 사회 생활의 요체라고 힘있게 가르치십니다(p268). 조직 안에서 남들을 통솔하는 직에까지 오른 이런 사람은 부하들의 실력과 자질까지도 한눈에 꿰뚫어볼 줄 알아야 합니다. 겉으로만 성실한 척하고 뒤에서는 온갖 꾀를 부리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염불처럼 외우는 무능자의 속셈을 바로 간파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칭찬에 인색하던 자가 갑자기 칭찬을 늘어놓는다? 반드시 뒤로는 무슨 속셈을 감추고 있다는 뜻이니 잔뜩 경계해야 합니다. "사람을 읽고 세상을 이기는 전략"이 무엇인지 자세히 배운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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