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시간 오후 4시
이주형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도책은 역시 에이든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실린 제작자 일동의 편지를 보면 "아날로그는 나쁘거나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구태여 이런 말을 안 해도, 요즘은 디지털을 맹종하고 아날로그를 폄하하는 사람은 잘 없지 싶고, 혹시라도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야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지털은 사소한 에러가 망(網)에서 잦은데, 문제는 이게 not humane이라서 실수인지 뭔지를 사람이 알아서 경계, 보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즉 디지털이 실수를 하면 사람은 불의타를 맞고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날로그는 대략 어디서 삐끗하는지 예측이 되기 때문에 알아서 거를 수가 있죠. 하물며 장인들이 만든 아날로그 명품이라면 어설프고 불안정한 디지털보다 훨씬 믿을 수 있을 때가 많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에이든 지도는 언제나 최고지만 저는 특히 한국과 일본 편이 좋았습니다. 지금 이 책은 도쿄 편입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에이든 지도에서 메인 아이템은 한 장으로 뽑힌, 대형 지도입니다. 재질이 특수해서 쉽게 찢어지지 않습니다(하지만 공연히 힘을 주거나 하면 당연히 안 되겠고요). 이 지도 단품도 대단히 퀄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 지도를 재편집해서 맵북, 상세지도 각 1권씩이 더 들어 있습니다. 여행노트에도 노트 블랭크 말고 요긴한 정보가 많이 들었으므로 이것도 책이고 본품으로 봐야 합니다. 박스를 열고 아 이거는 광고지인가 보다 해서 뭘 하나라도 버리면 안 됩니다! 하나도 버리지 말고 쟁여 두면 여행 갈 때 다 쓸 데가 있습니다.

상세지도는 메인 지도의 재편집이라는 점 앞서 말했습니다. 휴대하면서 참조하기에는 맵북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도쿄를 중부, 남부, 서부, 동북부, 서남부로 나누어 담았는데 이런 분류도 해당 도시를 자주 찾은 분들은 알겠지만 매우 실용적입니다. 서부가 있는데 또 서남부를 나눈 이유가 뭘까 할 수 있는데 지도를 펼쳐 보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서부는 신주쿠[新宿], 시부야[澁谷] 일대에 초점이 놓였으며, 서남부라고 하면 좀 내려와서 롯폰기[六本木]와 에비스 중심입니다. 이렇게 권역별 지도가 먼저 나오고, 다음에야 긴자(중부), 우에노(동북부), 아키하바라(동북부) 등 세부 지역을 더 자세히 담습니다. 지도에는 랜드마크, 중요시설 표시 외에 간단한 설명도 적어 두었습니다.

권역별 지도에는 먼저 한국어로, 다음에 일본어로 지명이 적혀 있습니다. 대축척판은 더 자세한 설명이 있는데, 예를 들어 시부야 파트에는 츠키시마 몬자 쿠우야(아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가 지도에 표시되는데 밑에 月島(월도)もんじゃ(몬쟈)くうや(쿠-야)라고 일본어로도 병기했습니다. 현지 간판 확인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이게 원래는 17세기 과자가 文字(문자. 일어로 もんじ[몬지]) 모양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나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빈대떡 비슷한 음식이고 한국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도 해당 부분에 澁谷이라고 붙은 건, 공식 명칭이라서 정확하게 소재지까지 다 인용한 것입니다.

아사쿠사[淺草. 천초]는 센소지[淺草寺]로 유명하다고, 도쿄를 상징하는 절이 이 센소지라고 책에 나옵니다. 보시다시피 한자가 같은데도 지역명은 훈독하고 절의 이름은 음독한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이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도쿄 아사쿠사의 화월당(花月堂)은 메론빵 맛집으로 잘 알려졌는데 花를 か[카], 月을 여기서 げつ[게츠]라 읽으므로 현지에서는 가케츠도(카케츠도)라 부르지만 한국인들은 국내 유명 빵집이 연상된 때문인지(아니면 한자가 쉬워서인지) 그냥 한국식으로 화월당이라고들 합니다.

여행책 구실을 겸하게끔 텍스트로 된 세부 정보도 제법 많아서 더욱 유익한 지도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핵심 영어 단어 (스프링) - 바로 찾아 쓰는 바로 찾아 쓰는 핵심 영어
Jocelyn Jee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흔은 예순에게서 삶의 깊이를 배워라. 예순은 마흔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저자께서는 이제 마흔의 연령을 지나는 분입니다. 글쓰기 코칭을 하시며 시니어분들과 자주 소통하는 저자께서는, 마흔과 예순이라는 세대 사이의 차이점과 생산적 교차점이 어디일지 자연스럽게 깊이 분석하는 시간을 갖게 되셨다고 합니다. 아마 2030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40대나 60대나 똑같이 올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60대가 보기에는 40이라는 나이가 아들 같고 아직도 많은 걸 더 배워야 하는 미숙한 영혼처럼 파악될 수도 있습니다. 백세시대를 맞아 끝없이 생산의 일선에 참여하고 인생도 신선한 감각으로 계속 가꿔나가야 하는 건 40대의 중년이나 60대의 노년이나 사정이 같으며, 그러한 세대 간 생산적 교류에 이 책이 아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좋사 카페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실제로 저자께서 상담하고 코칭한 사례자, 상담자 분들의 실제 이야기가 많이 담겨 더 재미도 나고 독자(60대이시라면)가 자신과 맞는 예에 공감해 가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p98에는 담서제미라는 분의 사례가 나오는데, 글에 대한 애정, 끈기와 신념, 공감과 사랑의 능력 면에서 탁월한 시니어분(이제 퇴직을 앞둔 분이셨다고 합니다)이어서 코칭에 있어서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직장에서 자기 일에 열심이고 헌신이었던 분이, 글쓰기라든가 다른 과제 다른 상황에 직면해서도 탁월한 진척을 증명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글쓰기야말로 전인적 교육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런 제자를 상대하다 보면 코치도 오히려 배우는 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p73에도 "인생의 스승"이라며 이 비슷한 말이 나왔습니다.

p153 이하에는 빨강솜사탕이란 분의 사례가 나옵니다. 저자님은 처음에 이분의 글을 읽고 맞춤법이 틀린다든가 어색한 표현 같은 게 눈에 띄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러나 글에 서린 풍부한 감성, 정직한 마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열정 같은 게, 노련한 글쓰기 장인인 저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고 말씀하시네요. 기교가 좀 서툴러도 그 안목, 시선 같은 게 순수하고 독창적이어서 독자가 마음을 뺏기는 경우는 많습니다. 어쩌면 현재 우리 니라에서 이름난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심금을 효과적으로 장악하는 재주를 지닌 게 그 비결일지도 모릅니다.

p229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마흔은 지금 당장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예순은 지금 이 선택이 나에게 앞으로 무슨 결과릂 가져올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관조할 줄 안다는 게 다르다." 이게 지금 시니어 예순의 입장이 아니라 마흔인 저자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책 앞부분에도 그런 말이 나왔지만, 마흔이란 예순을 아직 못 겪어 본 입장이고, 반면 예순은 이십 년 전쯤에 마흔을 이미 겪어 봤으니 보는 시야가 다르다는 거죠. 얼마 전부터 유행한 "넌 늙어 봤니? 난 젊어 봤다"도 같은 맥락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42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글은 투명한 창과 같다. 우리는 글을 읽거나 쓰며 그에 나이를 붙이거나 사회적 지위, 재산 등을 감안하지 않고, 오로지 그의 영혼과만 소통한다." 사실 우리는 다들 속물들이기 때문에 별것도 아닌 말이나 글도 성공한 사업가의 것이라고 하면 뭔가 엄청난 진리나 이치가 담긴 양 과장하고 치켜세우곤 합니다. 저는 몇 달 전 어느 유명한 소설가에 대해 그 외모가 복스럽다며 무턱대고 칭찬하는 사람과 잠시 이야기한 적 있는데, 그 소설가가 무슨 작품을 썼는지 단 한 권도 읽어 본 적 없는 사람이 이런 소릴 하니 그 천박한 인성에 실소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나만 독점해서 칭찬해야 한다고 여겼는지 그 부친에 대해서는 또 근거없는 폄하를 일삼는 게 참으로 가관이었습니다. 일생을 두고 주류에 끼어 본 적 없는 인생이 카톡 프사만 손흥민으로 해 둔다고 갑자기 축구 선수가 되는 게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생을 겉껍데기가 아닌 진정성으로 산 사람이라야 말 한 마디에도 무게가 실리기 마련입니다.

"정답은 없다. 마흔과 예순은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성장시킨다.(p28)" 이처럼 세상에는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는 개념이 없으며 누구나 누구로부터도 뭘 배울 게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되지도않은 권위의식에만 가득차서 조직 안에서 부하들을 거칠게 다루는 자가 어느 회사에건 꼭 있는데, 이런 사람이 그렇다고 자기 일을 유능하게 잘 해내지도 못하며 애초에 이런 사람이 뭘 배우려는 유연한 두뇌나 심성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썩은 고목으로 죽지 않으려면 우리는 독서나 글쓰기를 통해 꾸준히 배움에 임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삶이 전에 얼마나 치열했겠는지(p147) 먼저 생각해 보라고 저자는 말씀하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핵심 영어 문법 (스프링) - 바로 찾아 쓰는 바로 찾아 쓰는 핵심 영어
Raymond Tsai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사람들의 출근길 하나하나에 맞춤형으로 그 관심사에 걸맞은 광고가 뜹니다. 그 영화가 개봉할 때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마련되지 않았겠으나, 이 책 서문 p3에 나오는 대로 십여 년 전 이른바 플랫포머 유형의 사업자들이 등장하여, 기술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활용하여 여러 업체의 마케팅에 제공합니다. 이처럼 고객의 데이터라는 게 광고기법과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세상에서, 모든 기업은 그런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사업모델의 핵심 요소로 쓸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서 막상 (그나마 쌓인) 데이터에 주목하면 이걸로 뭘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우선 소중히 모인 데이터로 당장 영리하게 해 낼 수 있는 작업, 언제나 기업 서버를 귀찮게 하는 최적화 이슈, 데이터와 연관하여 항상 미세조정과 거시적 정립이 동시에 필요한 기업 전략 전술 지평에 이르기까지, 의외로 많은 경영 현안에 대해 상당히 자세한 조언을 폅니다. 책을 펼쳐 보면,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이런 지적, 또는 설명도 나오네?"라며 놀랄 수 있습니다. 이 일본 저자분들의 평소 경향을 봐도, 많은 이들이 당연하게 여겨 온 개념이나 상식의 허점을 예리하게 짚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데이터는 객관적 실체이며 정보의 덩어리이므로 그 모습이야 일정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그런 관점이나 예상들 중에 기업의 경영에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들은 또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이 독자에 대해 통렬히 일깨우는 점들 중 하나는, 경영자나 관리자는 평소부터 서비스나 상품(자신들이 시장에 내어놓는), 고객에 대한 관점이 바르게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데이터가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도 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잘못되었다면 나의 현장에 적실한 결론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사회적 성장'이란 말도 간혹 눈에 띄는데 어떤 특정한 뜻이라기보다, 샵이 위치한 블럭이 활황이라야 내 업체도 잘된다는 맥락 정도입니다.  

나는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고 매우 성실합니다. 고객도 이를 알지만(친절매너와 성실한 태도를 못 알아보거나 무례하게 무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실 고객이 원하는 바가 이게 아니었을 경우 경영성과로 이어지질 못합니다. 과도한 친절매너는 종업원의 피로를 불러 정작 필요한 서비스의 제공, 대응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최신 장비나 시설의 장착도 그 사용방법이 익숙지 않을 경우 고객의 사용빈도가 여전히 낮게 머물고, 직원들의 업무강도 저하로 곧바로 이어지지도 않아 비용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 자원재배치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면 괜히 돈만 버린 것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데이터를 통해 짚어내려면 정량적 분석에만 치중해서는 안 됩니다. 데이터가 올바른 결론을 빤히 도출하는데도 경영자, 실무자가 고정관념에만 집착하고 "돈 투자했는데 왜 성과가 없지?"라며 피해의식에만 사로잡혔다면 이 기업의 방침에 개선 가능성이란 없습니다. 정성적(qualitative) 어프로치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죠. p50의 "좋은 서비스가 좋은 경험은 아니다"는 말은 바로 이런 걸 가리킵니다. UX, UX 말은 요즘 많이들 하지만 그 진정한 의미가 뭔지 깊이 성찰한 경영자는 드뭅니다. 

p94에도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나오는데, 기업은 일단 자사 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시작합니다. 기존 데이터와, 앞으로 우리 회사 고객이 될 수 있는 이들에 대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 못 시키면, 제아무리 데이터를 산처럼 요즘은 잘 쌓아 놓아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책은 현재의 데이터, 즉 잠재 고객들이 우리 회사 사이트에 머물며 무슨 정보를 탐색했는지 그 경로을 꼼꼼히 분석하고, 이것이 기존 고객 데이터와의 점접을 어디서 마련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예리하게 지적합니다. 여기서 책은 소구(遡求)라는 표현을 쓰는데, 고객한테 어필한다는 소구력(訴求力)이라고 할 때의 그 뜻이 아닙니다. 현재의 새로운 정보가, 과거의 유력한 경향성과 거슬러올라가 만나는 맥락 형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QCD 사고방식(p134)라는 게 있습니다. 품질이나 비용, 전달의 3면이 고루 균형을 이뤄야지, 어느 한 요소를 대폭 희생하여 근시안적 목표를 날림으로 달성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이 새삼 왜 나왔냐 하면, 요즘은 기업환경의 변화가 너무도 빨라 이른바 워터폴(waterfall) 유형으로 시스템을 짜서는 안 되며, 애자일(agile)하게, 조건의 다양한 인풋에 빠르게빠르게 잘 적응하는 시스템이라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입니다. 애자일한 데에만 치우쳐서, 이 방식 저 구조에서 얼기설기 이것저것 떼어와서는 짜깁기식으로 시스템을 만든다? 결국은 큰 사고가 난다는 겁니다. 항상 근본적인 원칙을 지키고, 그러면서도 고객의 니즈가 최우선의 고려사항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는 교훈으로 가득한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핵심 영어 회화 (스프링) - 바로 찾아 쓰는 바로 찾아 쓰는 핵심 영어
Sylvia Cheng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사실 중에, 드론을 날리려 해도 조종자 자격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저 취미생활로 공터에서 소일거리 삼는 대상이 아니라는 거죠. 또 드론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게, 책 표지에도 나오듯 드론 플라잉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중요 섹터 중 하나입니다. 중국만 해도 원체 인구가 많은 데다, 우리보다 일찍 드론이 대중화하여 그 자체로 이미 경제성장의 동력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정규교육 과정에 이를 편입하여 우수 인력을 양성해야 하지 않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고등학교 때 지구과학을 좀 어렵게 공부한 편이었습니다. 특히 기상현상은 암기할 것도 많고 제법 복잡한 열, 부피, 습도 등 물리, 화학적 원리가 개입하는데, 지금 드론 자격증 시험에도 이런 기상사항이 출제 범위에 포함되어 교재를 펼쳐 보고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성안당 교재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인쇄가 깔끔하고 편집이 미려해서 일단 눈이 편안합니다. 또, 오타가 거의 없고 내용이 믿을 만합니다. 어떤 책은 그저 앞뒤없이 암기사항만 잔뜩 나열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설명이 좀 끼어주는 교재가 믿음직한데, 이 교재도 그런 장점이 그대로 유지되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안당 교재 특유의 어떤 스타일이라는 게 있거든요. 

p68을 보면 일기도 기호가 나오는데, 저런 기호 하나를 설명해도 뭔가 완결적으로 설명이 됩니다. 어떤 책은, 이렇게만 써 놓으면 학습자가 대체 어떻게 알아먹으라는 건지 어리둥절해질 때도 있죠. 물론 연계된 동영상 강의가 따로 있는 경우라면 예외입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교재는 교재 그것만으로 완결적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차 말하지만 성안당 시리즈는 내용이 충실해서 어떤 신뢰라는 게 생깁니다. 이 책뿐 아니라 제가 예전에 기사 준비할 때 여기서 나온 책들로 공부해 본 적이 있어서 하는 소리입니다. 또 p69를 보면 시계비행방식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런 곳도 visual flight rules라고 해서 원어가 정확하게 명기되기 때문에, 인터넷 등에서 추가 정보를 얻고 싶을 때 도움이 됩니다. 

20세기 초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발명한 이들이 라이트 형제입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는 물리학, 유체역학의 몇 가지 법칙으로 바로 도출되는 게 아니고,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여러 과학적 진리의 융합 형태로 정립되었습니다. 드론은 크기가 작은 무인비행기라고 봐야 하니, 저 비행기의 비행 원리 상당수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p103을 보면 날개골(에어포일)의 구조가 설명되는데, 이에 대해서도 1929년 미국 국립항공자문위원회에서 표준화, 정의한 바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나옵니다. 

이 파트를 잘 읽어 보면, 비행기가 과연 이런 이치로 날게 되는구나 하며 새삼 항공역학의 단편적 원리라도 맛보는 어떤 쾌감이 다가옵니다. p107을 읽어 보면, 공력중심(aerodynamic center)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받음각이 증가해도 피칭모멘트 값이 일정한 지점을 가리킨다는 게 책의 설명입니다(받음각에 대한 설명은 바로 앞에 나옵니다). 이렇게만 접하면 정말 추상적이고 어려운 것 같아도, 실제 드론을 날려 보면 거꾸로, 받음각이라는 개념이 애초에 왜 고안되었는지, 피칭 모멘트, 나아가 물리학 일반에 나오는 모멘트라는 것의 뜻이 무엇인지도 다시 깊이있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예전에 드론 같은 게 없을 때에도 항공역학을 어거지로 공부해야만 했던 이들이라면, 이제는 새로 상용화한 드론을 직접 조작해 보면서 이 학문의 진짜 경지를 탐닉할 수도 있겠습니다. 

진짜 비행기와는 달리 드론은 전자모터로 구동되는 기기입니다. p163을 보면 모터의 개념부터 설명하는데, 모터에는 BDC가 있고 BLDC가 있습니다. 교재에 그 각각의 장단점이 설명되며, BLDC는 테슬라 등 전기자동차에도 적용되는 모터라서 그 이름이 익숙합니다. 또 드론에는 마치 전기자동차처럼 2차전지가 쓰이는데 p168에 그 자세한 개념과 화학적 구조가 설명됩니다. 이 파트를 자세히 공부하면, 왜 2차전지 배터리가 화재 위험에 취약한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p174 이하에는 비행역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추력, 항력, 양력 등에 대해 설명이 나오는데 드론 교재 중에서는 가장 깔끔하고 시원한 설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챕터가 끝나면 나오는 적중예상문제들도 최신 경향에 잘 맞는 듯하여 도움이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 - 시카고에서 차려 낸 엄마의 집밥
조앤 리 몰리나로 지음, 김지연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똑똑한 역사신문 시리즈 너무 좋아합니다. 어린 학생들도 좋아하고, 어른이 읽어도 유익하며 꽤나 심도 있는 지식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역사를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시야까지, 어린 독자들에게 그리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차분하게 전달합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어렵게 가르치면 어린 독자들에게는 그라 효율적인 독서가 되지 못하는데, 이 책은 "신문 기사"의 형식을 빌려 전달하기 때문에 역사도 재미있게 배우고, 더불어 "신문"이 어떤 매체인지도 함께 공부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커서 신문이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경제, 문화, 정치 등을 이해할 운명이기 때문에, 신문이 무엇인지도 알아야만 합니다. 일부 유튜브 채널처럼 편향적인 통로로만 뭘 배워 버릇하면 커서도 그 정도 그릇으로밖에 못 큽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국인들이 원래부터 풍류를 좋아한다는 건 중국의 유물 양직공도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남북조 시대 양 무제에 조공 온 각국 사신들 차림을 보면, 백제의 차림은 호사가 극에 달했고 신라의 사신은 세련되고 유니섹스하며 힙합니다. 반면 왜에서 온 자의 몰골을 보면 이게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책 p53을 보면 우리 조상들이 삼국시대부터 얼마나 멋을 부리며 살았는지 자세한 설명이 컬러 도판과 함께 나옵니다. "백제 사람들은 키가 크고 깨끗하다" 등이 중국 사서에도 나오는 기록이라고 합니다. 신라 흥덕왕(이 사람은 통일신라, 혹은 남북국 시대 군주입니다)은 사치 금지 풍조를 경계하여 특별한  명령을 내렸으나 역효과만 났는데, 신분제 강화라는 부작용은 이때뿐 아니라 어느 시대에도 빚어진 바 있습니다. 

"무덤 속 그림에는 죽음이 아닌 삶이 있었습니다(p33)." 참 멋진 말입니다. 무덤 자체야 죽음의 공간이지만 그 안에 부장품으로 묻힌 물품들은,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열렬히 삶을 사랑한 이들이었는지를 여실하게 증명합니다. 책에서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해 설명하는데 사신도, 무용도, 수렵도 등은 사실 알고 보면 정말 흥미롭게 읽히는 제품들입니다. 이런 멋진 작품들이 무덤 안에 들어가니, 죽음의 귀신이 스멀스멀 들어왔다가도 그 생의 기운에 눌려 화들짝 도망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는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단어가 있을까봐 좀 어려운 말들에는 일일이 설명을 달아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변진(弁辰)은 변한의 다른 말이라고 나옵니다. 어떤 분들은 변진=변한+진한 아니냐고 하는데 아닙니다. 이는 사서의 용례를 따른 것이지 현대인이 편의대로 부르는 게 아니므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한(韓)이 고대 국가 진(辰)과 통하기도 했으므로 이런 이름도 가능합니다. 

불교는 신라에만 있었을까?(p79) 당연히 아닙니다. 다만 워낙 불교가 신라에서 문화를 화려하게 꽃피웠으므로, 또 반도 남부를 통일한 게 신라이므로 그런 착시가 생길 뿐입니다. 삼국 모두 불교를 성공적으로 수용하여 동아시아 최고의 문화를 이뤄낸 게 맞습니다. 우리 고대 사회에서는 불교가 들어와야 백성 상하가 두루 화합하고 고급정신문화가 자리할 수 있으며 사람의 인성도 순화됩니다. 책에 보면 일정한 사회적인 필요와 맞물려 불교가 수용되고 널리 확산되었음이 잘 서술되었습니다. 미개한 샤머니즘은 서서히 도태될 수밖에 없었는데 21세기인 지금도 이딴 걸 믿는 이들이 있으니 그저 한심할 뿐입니다. 

이 책은 삼국시대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예쁘게 꾸미고 다녔는지(?)를 책 여러 곳에서 강조하는데, 어떤 문화권이 얼마나 외양을 세련되게 꾸몄냐는 문제가 그 전반적인 문화적 성숙도와 일정 상관관계를 가지므로 이런 태도가 교육적으로도 무난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더군다나 아이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니,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들이란 그 성향이 비슷하므로 역사에 대해 두루 흥미를 갖게 하는 접근 방식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모피(毛皮)는 매우 귀한 의류재료이며 상품인데 고구려, 발해 등이 이 부문에 있어 특별히 강점을 가졌다고 책에 나옵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문화, 사회, 경제, 과학, 그리고 정치입니다. 순서는 일반 신문과 좀 달라도 신문 역시 이렇게 섹션별로 구분되어 발행됩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문화, 과학 파트가 매우 자세하면서도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서술되었습니다. 역사 과목이 아이들에게 진정한 지혜의 통로로 작용하려면 개별 말단 지식의 의미없는 나열이 되어서는 안 되며 이처럼 일정 맥락 하에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읽는 재미까지 잃지 않기 때문에 매우 유익한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