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20 법칙 - 2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
리처드 코치 지음, 공병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리처드 코치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다 준 <80/20 법칙>의 개정증보판입니다. 개인적으로, 우연히 다른 명저들의 개정증보판이 요즘 많이 나와서 몇 권을 같이 읽는 중인데, 이 책 역시 큰 틀이나 주제, 기조는 그대로이지만 논지가 보강된 구석이 많아, 예전 기억을 되살려가며 반갑게 읽으면서도 몇 가지 포인트에 대해 다시 생각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은 80보다 크다" 요즘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상식이 되어 버린 사항이지만(그 역시 이 책의 성공에 기인한 바 큽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우리 주변엔 비능률적인 노력과 자원 투입 때문에, 애는 애대로 쓰면서도 소기의 성과를 못 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핵심적인 20을 찾아내어 이곳에다 모든 정력을 쏟아야 타깃이 적중될 텐데, 그렇지 않고 "조자룡 헌칼 쓰듯" 하는 게 안타깝죠. 사실 솜씨가 조자룡이기나 하면 그나마 언젠가는 적중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겠으나, 문제는 우리들 중 절대 다수가 그런 고수로 태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노력마저 비능률적으로 행한다면 결과는 길게 지켜 볼 것도 없겠지요.

제가 일주일 전 리뷰를 썼던 <언스크립티드>의 저자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만, 노력만큼 성과가 안 나오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작용합니다. 그 중, 아주 비생산적으로 우리의 정력과 포텐을 갉아먹는 것이 바로 "쓸데없는 죄의식"이라든가, "특별히 소질도 없는 일"을 한다든가(마인드세팅이 잘못 되어 있어 소질은 없는데 애착은 강합니다. 최악이죠. 본인이 착각까지 한다면 트리플 크라운입니다), 사회적인 관습에 괜히 얽매인다거나 하는 게, 다 우리들의 아까운 정력과 잠재력을 낭비와 파탄, "꽝"으로 이끄는 지름길입니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달성하기 위한 최단의 경로가 분명 있습니다. 예전 어느 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도 한데, "나는 게을러서 좀 더 편한 방법을 찾다 보니 이런 발명을 하게 되었다."입니다. 쓸데없는 죄의식에 빠진 이들은, "아 게으름 피울 게 아니라 남들 하는 대로 정석대로 살아야지" 같이 애를 쓰다, 진짜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린다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요행만 바라고 대책없이 게으르게 지내라는 건 절대 아니겠고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운명"에 대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까요? "운명"이라는 말 자체가 "통제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암시하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소소한 잡동사니에서 인생을 바꿀 대결단까지, 우리의 잔손이 미치는 거의 모든 과정에 대해 통제, 규율해 보려 노력은 해야 하고, 그래서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결과는 우리 자신에게 (가깝든 멀든) 책임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노력도 않고 남탓을 하는 거야 그 사람의 명백한 잘못이지만, 노력은 하는데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건 확실히 문제입니다. 노력을 해도 결과가 안 좋은 걸 두고 "운명"을 거론하는 건, 만약 그 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쓰였다면 분명 결과가 달랐을 터이므로 이는 합리적 개선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단 경로를 모색하는 사람은 분명 남는 시간에 "삶의 질"을 염두에 둠이고, 이런 "삶의 질"은 노력과 성과의 적당한 인과관계(함수관계)가 확인될 때에 선순환으로 극대화합니다. 어쩌면 알짜 경로를 모색하는 노력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진정한 귀착점일지 모르겠습니다. 20만 들여 80을 얻으려는 건 도둑놈 심뽀가 아니라 참된 성실성의 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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