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메타버스 이야기 - 메타버스는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종호.조성호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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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시리즈 메타버스 편입니다. 일단 청소년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알듯 모를 듯, 쉬운 듯 은근히 어려운 메타버스를, 여러 일러스트와 자료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사실 청소년도 청소년이지만, 어른들도 누가 메타버스에 대해 알려 달라고 하면, 아무도 시원하게 설명 못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른들도, 이 책을 읽고 기초부터 확실하게 개념을 잡고 다음 단계의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에는, 주식 투자자들도 참고로 하면 유익할 듯한 여러 유익한 정보들도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데다, 서술과 구성은 청소년용으로 쉽게 짜였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물론 기본 취지는 청소년 장래 설계를 위한 교재, 혹은 수행 평가용 레퍼런스지만, 그 내용은 제법 깊이 있는 사항을 다룬 파트도 많습니다. 일단 저는 이 책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p67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아직도 메타버스의 정의를 쉽게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학자들도 이러할진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어떻겠습니까. 행여 어떤 청소년이, 대입 면접 시험에서 이런 질문("메타버스가 무엇인가요?")을 받았다면,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어떤 표준적인 문구를 말할 게 아니라, 이 책처럼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아직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서두를 잡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엄연히, 학계의 현황부터가 의견이 갈리는데, 어린 학생이 입시 참고서 몇 권 읽고 와서는 지나친 확신으로 대답하면 교수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방이건 혹은 자기집에서건 요즘은 VR용 헤드셋을 자주들 이용합니다. p86에서는 그 유형을 셋으로 나누는데 테더링, 독립실행형, 스마트폰 등입니다. 요즘 책들은 결론만 앙상하게 내세우지 않고, 대체 왜 그렇게 되는지 이치와 원리까지를 쉽게 설명해 줍니다. p89를 보면 VR헤드셋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데, 우리도 왜 컴퓨터에서 합당한 코덱을 깔지 않은 채로(혹은 3D 글래스 없이) 입체 영상을 보면 그냥 둘로 나뉜 기이한 화면만 보지 않습니까. 이 책에서도, "두 개의 독립적인 이미지를, 헤드셋 각도와 렌즈의 구조를 통해, 입체로 착각하게, 왜곡하여 보여 주는 것"이라고 그 이치를 설명합니다. 모르고 즐겼을 때에는 신기했는데, 그 이치를 알고 보면 이처럼 허무합니다. 그래도 우리 청소년들은 그저 소비자의 위치에 머물지만 말고, 이치와 원리를 알아 장차 똑똑한 개발자, 창조자, 스타트업 경영자로 자라나야 하겠습니다. 

p142를 보면 메타버스에 대한 저자들의 의미 부여가 나옵니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을 연결하고, 거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모두가 메타버스 안에서 윈-윈 하려면 큰 전제로 신뢰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온라인 모두에서 사회의 기초가 바로 신뢰이기 때문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는 격언도 있습니다. 같은 기술도 어떤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반대로 만인을 이롭게도 만듭니다. 메타버스는 기본적으로 단단한 현실이 아니라 일종의 대안을 빚어내는 체계이기 때문에, 그를 향유하는 참여자들, 소비자들이 냉철한 현실 감각, 혹은 타 참여자들에 대해 신실한 연대의식, 공감대를 구축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메타버스 활용만큼 윤리의식과 인성이 요구되는 국면도 또 없습니다. 

메타버스는 그저 즐거운 엔터테인먼트에서만 쓸모를 갖는 게 아닙니다(그랬다면, 주식 시장에서 그렇게나 많은 종목들이 테마로 엮여 올랐다 내렸다 하지 않았겠죠). 이 책 p162을 보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어떻게 적용되고 또 얼마나 그 생산성과 효율을 증가시켰는지가 나옵니다. 특히 작금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데, 책에서는 BMW社의 사례를 들며 이 자율주행 공정에서 메타버스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설명합니다. 어떤 사람은 메타버스가 과대평가된 트렌드, 테마라고 하던데, 책의 이런 부분을 읽어 보면 과대평가는커녕 우리는 아직 메타버스의 가장 작게 드러난 일부마저도 제대로 평가 못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메타버스 담론은 그저 기술만으로 채워진 비인간적인 콘크리트 더미도 아니고, 감각적 쾌락만을 추구하는 환상의 놀이공원도 아닙니다. p196을 보면 과연 로봇이란 무엇인가의 주제를 놓고 깊이 있는 분석과 탐구가 이어지는데, 이게 잘 뜯어 보면 "What is a robot?"이 아닙니다. 거꾸로,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모색 과정입니다.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로봇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결국 인간에 비해 여전히 못 미치는 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 인간은 그럼 무엇인가?"의 질문을 다시 만나고 그 해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죠. 메타버스의 긍정적 영향, 부정적 영향까지 두루 살피며 결국 얻게 되는 인식의 경지는 "인간, 인간,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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