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교과서 4 : 직원편 - 직원을 변화시키는 사장의 교육과 장사 철학 장사 교과서 4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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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환 저자님의 장사 교과서 시리즈 1권부터 3권까지 모두 읽고 리뷰를 다 쓰고 있으며 그 전작 <안경 혁명>도 2022년 2월에 올린 독후감이 제 블로그 등에 이미 있습니다. 이 제 4권은 직원편인데, 사실 전작들에도 저자님 특유의 직원론이 군데군데 피력된 적 있고 저는 개인적으로 저자님이 능력 좋은 직원을 어떻게 대우하고 관리하는지를 이야기할 때마다 각별히 더 주의해서 읽곤 했습니다. 이제 이 4권에 직원론이 집성된 셈이라서 더 집중이 잘 되었더랬습니다. 

"장사 잘되는 집을 인수할 때는 무조건 리스크가 있다(p51)." 가게 인수도 그렇고 영업권이라든가 혹은 이름만 구좌를 인수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걸 돈 받고 판다고 할 때에는 전임자의 명성이 그만큼 확고했다는 건데, 내가 양수하고 나서 상품, 서비스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싶을 때에는 이게 역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아니, 여기가 왜 이렇게 됐어? 이거 이름만 ooo 아냐?"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저자는 1년 정도 전임자를 그냥 가게에 모셔서, 설령 일을 안 하더라도 얼굴만이라도 비추게 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게 곤란할 때도 있을 텐데, 그럴 때에는 전임자한테 양수받기 전 1년 정도 종업원으로 그 가게에서 일을 하라고 합니다. 일도 배우고, 단골들에게 단절감 안 주기 위해 자기 얼굴도 눈에 박아 넣는 효과가 난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 이야기도 참... 절묘한데... 인수받고 나서 손님이 "여기 사장님 바뀌었어요?"라고 물을 때 "네, 이제 제가 주인인데요."라고 하면 그 손님은 이제 조금만 뭐가 안 맞아도 앞으로 안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진짜 맞는 말입니다. 단골을 넘겨받으려고 양수했는데 단골을 놓친다면 뭐하러 권리금이나 웃돈까지 주고 남의 사업을 이어가겠습니까. 새 양수인이 전 주인하고 비교당한다는 게 뭔가 자존심이 상한다는 건지 이런 질문에 꼭 떨떠름한 표정으로 "내가 주인"이라 답할 때, 제가 봐 온 경험으로도 그 장사는 오래 못 가는 것 같았습니다. "바뀌긴 했는데 제가 여기서 일하던 사람이에요." 이 한 마디를 넣고 안 넣고가 천지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직원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보상은 월급이다(p146)." 저자님 전작에도 유독 일잘하는 직원 스카웃하기, 일도 내가 가르쳤지만 본인이 이후 너무 발전하여 에이스가 된 직원 계속 붙들어두기 요령 등이 나왔었습니다. 물론 직원을 잘 우대하고 신 나게 일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급여가 능력에 부응하지 못할 때 직원을 이직 못하게 할 방법이란 없습니다. 책에 보면 안경사의 경우 초보와 프로 직원 급여 차가 3~4배였으나 지금은 2배도 안되며, 이런 환경에서라면 구태여 직원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일을 잘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건 최저임금 상향과 관계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은 가족 경영 체제로 바뀐다는 게 저자의 견해인데, 실제로 제가 사는 동네 안경점도 그 아들이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는 곳이 있습니다. 

직원이 계속 직원이라는 마인드에 머물면 직원 본인은 물론이고 사업도 성장이 안 됩니다. "성장"이라는 개념은 자영업뿐 아니라 주식 투자에도 무척 중요한데, 현재 아무리 마켓셰어가 높고 영익률이 높아도 그 기업은 높은 주가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성장은 비즈니스에 있어 이익만큼이나 본질적인 팩터입니다. 저자는 경쟁 업체보다 높은 급여를 책정하여, 특히 이 사람은 그저 직원이 아니라 "작은 주인(p150)"으로 내가 키우고 대접해야 할 사람이다 싶을 때("큰 주인"은 물론 사장 자신) 그에게 특별 대우를 한다고 책에서 밝힙니다. 사람은 설령 급여가 높아도(높지도 않지만) 장래성이 없는 직종에서는 제 힘을 다해 일하려 들지 않습니다. "작은 주인"이 어떤 급여를 수령하고 사장에게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볼 때, 다른 직원들도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하며 가진 포텐을 다 발휘하려 들지 않겠습니까. 직원에게 그저 쥐꼬리만한 급여를 주고 착취하려 드는 전근대 구태 마인드를 지닌 사장은 결국 제 사업 자체도 말아먹기 마련입니다. 

p186에도 참 좋은 말씀이 많은데 직원들도 서로 동류(동료) 의식이 있어서 고자질이다 싶으면 혹여 필요한 피드백이다 싶어도 사장한테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가장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는, (어떤 이유로든) 퇴사하는 직원한테서라고 합니다. 퇴사 직원이 가식, 인사치레, 눈치 플레이를 할 이유는 없으니 내 사업의 벌거벗은 약점을 제대로 알아낼 수 있다는 거죠. 또 너무 잘난 직원도 이 사람이 조직에 에너지 뱀파이어(소위, 사람 기빨리게 하는 케이스)라면 미련없이 내보내라고도 합니다. 이 저자분이 진짜 능력지상주의(독자인 제 생각에는)인 분이라서 이 대목도 좀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책을 일관하는 대원칙 중 하나는 "직원과 사장이 윈윈해야 한다"입니다. 이 4권이 장사 교과서 시리즈 마지막이라니 서운하기도 한데, 여튼 개인적으로 정말 배운 게 많은 연작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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