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항상 바쁠까? - 일과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똑똑한 시간관리 기술
제나 에버렛 지음, 정영은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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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 에버렛은 <생각 뒤집기>라는 책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던 저자입니다. 효울적인 시간 관리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많지만, 그녀는 치밀하고 꼼꼼하며 독자가 자기 루틴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과 체계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차별화합니다. 전작과 달리 이 책은, 쓸데없이 뭔가 바쁘기는 한데, 바쁜 만큼 실속이 안 생기고 성과는 늘 기대에 못 미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취지로 집필되었습니다. 펑소 이분 스타일대로 유머러스하고 발랄한 진행이며 어조입니다. 

"생산적이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가짜 바쁨(p29)." 저자는 이런 상태에 빠진 사람은 CEO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습니다. 일단 조직의 상급자는, 하급자들이 그를 보고 배울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바쁘기만 하니 모범을 보여 줄 시간도 없어서 낙제점입니다. 물론 약간은 유머를 섞어서 한 말이겠습니다만 그만큼 성과가 안 나는, 바쁨 자체를 위한 바쁨의 해로움을 꼬집는 표현입니다. 성과를 잘 내는 관리직은 겉으로 보기에도 여유가 있습니다. 어차피 그는 선택과 집중(p55)을 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동료와의 소통은 언제나 필요하고 어떤 식으로건 유익합니다. 능력 없는 상사야말로 쓸데없는 데서 시간을 아끼려 들고, 정작 필요한 곳에는 시간을 내지 않습니다. 저자는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p77)처럼,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르는 채 정신없이 뛰어다니기만 하는 존재가 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와 내 조직이 지금 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인지 객관화가 필요한데, 동료들과의 소통만큼 이에 유익한 작업이 또 없다고 합니다. 이 파트에 나오는 예화에서 팀장 클라라는 매우 부지런하고 일종의 강박이 있을 만큼 부지런한 성향이었으나 정작 팀원들은 소통 부족으로 불만이었습니다. 클라라는 다행스럽게도 이 잘못을 깨닫고 즉시 시정하였기에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설령 해당 업무에 아무리 달통한 인재라 해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 아니라 기계라 해도 마찬가지이며 일정 기간 가동했으면 휴지, 냉각기가 반드시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저자는 집중과 몰입의 시간대를 따로 설정하여 효과를 도모하되, 개인별로 따로 이를 설정하지 말고 팀 전체가 딱 시간을 정해 놓고 전체가 한번에 버닝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합니다. 이런 몰입 근무 시간대가 따로 설정되면, 업무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몰입의 쾌감을 경험하며 일종의 시 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남이 보기에 확실한 장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가 좋다거나, 여태 만들어온 스펙이 탁월하다거나, 훌륭한 가문에서 자라나 양친으로부터 엄격하고 기품 있는 교육을 받았다거나... 그런데 일을 추진함에 있어 완벽주의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보다 오히려 방해가 되는 일이 잦습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토픽을 들며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강조하지만, 곳곳에서 일관되게 지적하는 게 "완벽주의의 무쓸모, 해로움"입니다. 나와 내 팀에 과부하만 안기는 완벽주의는 과감하게 갖다버리자는 게 저자의 제안입니다. "기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시작 자체가 어렵다(p179)." 

코로나 때 재택근무가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몸도 마음도 편할 것 같은데, 어떤 기업은 코로나를 핑계로 은근히 재택을 강요(p207)하기도 했나 봅니다. 저자가 이 책 곳곳에서 강조하는 사항 중 하나가 "몰입 근무 시간 별개 설정"인데, 닐 도시, 린지 맥그리거의 연구에 의하면 어디까지나 근무자, 직원 본인이 선택을 통해 재택근무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능률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능률이 오르고 안 오르고는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점검해야 하며, 올바른 결정을 질질 끌고 미루기보다는 잘못된 결정이라도 신속하게 내릴 것을 충고합니다. 

가짜 바쁨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무능하다기보다 오히려 "예민한 고성과자(p279)"라고 합니다. 하지만 비생산적인 심적 세팅으로 성과에 집착한다 해서 당초에 의도했던 성과가 나오라는 법은 없습니다. 가짜 바쁨으로부터 해방되어 참된 나 자신을 찾아 진정한 효율을 끌어내는 게 팀이나 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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