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방콕 : 파타야·깐짜나부리·아유타야 - 고의 방콕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4~’25 프렌즈 Friends 5
안진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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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생애 첫 여행친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방콕 편뿐 아니라 프렌즈 시리즈 모두에 나오는 말이지만, 특정 지역에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뿐 아니라, 여러 번 다녀오는 이들이라고 해도 여전히 참고할 만한 책입니다. 그만큼 내용이 많고, 내용만 많을 아니라 정보가 대단히 알차기 때문에,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여행서라고 생각합니다. 또 업데이트(개정) 기간이 이처럼 짧기 때문에 신간을 사면 거의 이게 최신 정보이겠구나 하며 독자가 신뢰를 할 수 있습니다. 

p66을 보면 돈므앙에서 바로 시내로 진입하는 여러 경로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수완나품을 아마 한국인들이 제일 잘 알 테고, 푸켓 공항은 방콕이 아니라 저 남부 섬으로 진입하는 관문입니다. 원래는 여기가 우리 나라 구 김포공항 포지션이라서 해외로부터의 관광객을 맞았으나 용량이 한계에 달해서 저 수완나품이 새로 생긴 것입니다. 마치 한국의 영종도 공항과 비슷하죠. 영종도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수완나품이 구상되었으나 정정이 불안하여 실행에 착수되지 못했고 인천국제공항보다 더 늦게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돈므앙은 주로 저가 항공노선의 통로로 활용될 뿐입니다만 사실 여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항 급에 속합니다. 책에도 무려 1914년에 문을 열었다고 나옵니다. 

방콕에서 낮과 밤의 얼굴이 서로 무척 다른 곳이 카오산 로드입니다. p144 이하에 이곳의 명소와 매력 포인트를 자세하게 소개했는데 방콕은 원래 아주 이른 시기부터 세계를 향해 자신있게 문을 연 곳이며 이런 관광 어트랙션이 두루 발전한 것도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뭐 괜히 돈므앙이 세계적으로 오래된 공항이 아니죠. 명소 중에서 몰리 바, 브릭 바 등은 한국인들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곳들입니다. 특히 책에는 "태국 고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어쿠스틱(acoustic) 음악"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업소라고 아주 낭만적인 서술을 해 놓았습니다. 어쿠스틱은 사실 유행을 타지 않는 올타임 리퀘스트라고 할 수 있죠. 안진헌 씨 특유의 여행자 풍취가 진하게 배어나는 서술은 여기뿐이 아닙니다. 

제가 프렌즈 시리즈를 리뷰할 때마다, 아니 왜 현지 고유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쓴 곳을 보고 리뷰를 써도 써야지 차이나타운 이야길 뭐하러, 하필, 많고 많은 챕터 중에 골라서 언급하느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이나타운이라고 해도 모든 나라가 똑같은 모습을 한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짜장면만 해도 기원은 춘장을 볶아 면을 섞었으니 중국이 맞겠지만 현재의 양태는 한국음식일 뿐입니다. 동양 각 나라에 발달한 차이나타운은 말이 차이나타운이지 사실 그 나라 고유의 특징이 이미 DNA에 깊숙이 들어와서 꽃핀 것이라 봐야 하며, p214 이하에 나오는 차이나타운 레스토랑은 이미 방콕의 명소일 뿐입니다. 중국이란 나라가 워낙 인구가 많다 보니 세계 곳곳으로 인구가 빠져(디아스포라) 이처럼 독자적인 ethnicity를 형성하는 패턴들 자체가 흥미롭고 신기합니다. 

방콕 하면 또 방락과 리버사이드가 명물입니다. 리버사이드는 강변(江邊)이라는 일반명사라서 제가 여태 프렌즈 베트남편이나 싱가포르편에서도 빼놓지 않고 리뷰에서 짚었습니다. 어느 나라나 수도, 대도시는 큰 강을 끼고 발전하며, 주민들의 삶이 여유를 찾은 후에는 리버 뷰를 찾아 고급 주거지를 형성하고 여흥을 즐기는 공간으로 가꾸기 마련입니다. p289에 나오지만 "타싸톤 선착장에서 수상보트를 타면 왕궁이나 카오산로드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게 또 이곳을 두드라지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사실 도로교통이 워낙 안 좋은 이유도 있고, 이 때문에 방콕 처음 가는 이들에게 이 또한 유익한 정보입니다. 강은 물론 차오프라야 강을 뜻합니다. 

우리는 태국이라고 하면 환락을 추구하는 유흥 문화가 발달한 곳으로만 알아서 지나치게 방심하고 방콕 시내를 활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더우니 말입니다. 그러나 태국 사람들은 의외로(?) 매우 보수적이며 특히 p168에 자세히 나오듯이 왕궁 같은 곳을 방문할 때는 정말 복장에 신경 써야 합니다. 물론 최근 들어 군주제 폐지론이 나오는 등 여론이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만 여전히 태국인들은 왕실에 대한 깊은 외경심을 갖고 있으며 현행법으로 여러 불경행위를 단속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스페인에서 그렇게나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며 추앙받던 후안 카를로스 1세가 10년 전 저렇게나 초라하게, 망신스럽게 퇴위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차크리 왕조는 동아시아 곳곳이 서양 제국주의 침략의 손길에 유린당할 때 당당하게 국토와 신민의 안위를 지킨 자랑스러운 왕권을 행사했었습니다.  

역시 방콕은 세계적인 관광 도시임이 틀림없습니다. p344 이하에는 방콕의 스파와 마사지 명소가 설명되는데 이처럼 스파 업소만 다룬 챕터가 따로 마련된 것도 프렌즈 시리즈 중에서 이 권 외에 별로 없지 싶습니다. 우리는 과거 에로 고전물 <엠마뉴엘>이라든가, 한국 곳곳에 난립한 일부 퇴폐업종 때문에 마사지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지 않지만 사실 마사지는 마사지일 뿐이며 건전 마사지 업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특히 p357에 나오는 인피니티, 바와 스파 등은 매우 유명한 곳들이라서 한국인들도 여기 들러 인스타용으로 사진 몇 방 박고 나오는 명물들입니다. 

특히 이 방콕 편은 끝에 맵북이 따로 붙어 있어서 아주 편합니다. 원래 프렌즈 시리즈가 제공하는 각종 주제도가 아주 고퀄이며 구글 지도가 쉽게 못 따라합니다. 과연 구글이나 네이버 지도가 현지에서 속속들이 업데이트된 사항들을 반영하던가요? 가서 고생 좀 해 봐야 아 인터넷 무조건 믿을 게 아니구나 실감을 합니다. 어차피 온라인 업데이트가 아주 최신이 아니라면 자세히 배려된 오프라인 주제도, 특수도만도 못할 수가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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