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식당 장사의 비밀 - 그 식당 메뉴, 팔면 얼마 남을까?
이미나 지음 / 라온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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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장사만큼 주위에서 그 창업을 말리는 직종도 없습니다. 몸은 몸대로 축나고, 시장은 시장대로 그것만큼 레드오션이 또 없습니다. 저자 이미나님은 본인이 뉴욕의 어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했었고 국내 유수의 호텔이나 식품 관련 대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했으며 유명 F&B 브랜드도 론칭한 경력도 있다고 나옵니다. 업계 전반을 보는 안목이나 소비자의 구미를 날카롭게 캐치하는 센스도 센스이지만 무엇보다 저는 저자께서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해 보신 분이라는 점에 눈길이 갔습니다. 요즘 식당 창업은 셰프를 따로 고용해서는 도저히 수지가 안 맞는다고 현장에서 아우성들입니다. 이 책이 식당 창업하려는 분들이 주로 읽으실 책인 만큼, 현장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 만한 분이 책을 써도 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게 바람직한 현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식당은 맛 자체보다는 다른 요소에 좌우되는 면이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장사의 신을 자처하는 은현장씨도 맛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했습니다. p78을 보면 압도적인 비주얼이 있는지를 저자는 묻습니다. 저자는 과거에는 이 정도까지 이미지, 비주얼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았다고 되짚습니다. 다음 페이지 중간쯤에 바로 나오지만 아무래도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올릴 만한 아이템이냐 아니냐가 요즘 소비자들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고 저자도 그 점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맛보다 멋을 먼저 어필하는 이 팩터에서 저자는 첫째 요리를 담은 그릇, 둘째 어떻게 담았냐 하는 담음새(플레이팅 - 이 담음새에 대해서는 뒤 p246에 다시 자세히 나옵니다), 셋째 식재료, 넷째 색깔 등을 지적하시네요. 읽으면서 과연 사람들이 끌려하는 요소가 이 넷 안에 고루 포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수십 년을 뛰고 기획 업무에도 통달한 전문가라야 이런 통찰이 나오겠다는 점 확인할 수 있었네요. 

진지하게 창업을 하려면 시장 조사 없이는 안 됩니다. 요즘은 인터넷에 정보가 많으니 객관적인 데이터를 최대한 살펴서 과연 어디가 내가 파고들 만한 구석인지 철저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죠. 우선 SNS를 면밀히 봐서 어디가 요즘의 핫플인지 짚어내는 방법을 저자는 제시합니다. 또 요즘은 블로그나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면 포털이나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정리해서 줍니다. 이 데이터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레거시 미디어 중 요리 관련 유명 잡지, 저널도 조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끝으로 자신이 직접, 시중의 잘나가는 맛집, 대박 업소을 탐방하여 정보를 알아내는 방법도 추천하는데 제가 전에 읽었던 다른 창업 책에서는 이 방법을 가장 역점을 두어 강조하더군요. 

식당 경영도 당연히 경영이니 만큼 회계 관리를 치밀하게 하고 각종 비용을 꼼꼼하게 관리하여 아무 의미도 없이 새어나가는 돈을 줄이는 게 또 무척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특히 p164 이하를 보면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서 어떠어떠한 고정비를 줄이며, 감가상각비(아무리 작은 식당이라도 설비 등에 대해 감가상각은 해야 합니다)를 정확하게 측정 계산하라고 조언합니다. 

대체 무슨 메뉴를 앞세워 손님을 끌어들일까요? 어떻게 보면 창업에 있어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p219에서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며 성공적인 메뉴는 차별성, 대중성, 수익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다시 세분화하면, 첫째 브랜드 컨셉과 메뉴가 과연 어울리는가? 둘째 메뉴가 서로 중복되는 느낌이 있는가, 셋째 어떤 차별성이 있나, 넷째 과연 이걸 얼마나 자주 먹고, 다섯째 이걸 팔아서 얼마나 남기는가를 따져 보라고 합니다. "장사에서 매출을 책임지는 유일한 존재는 메뉴"라는 저자의 말은 사장님들이 단단히 명심해야 할 충고이겠습니다. 

경영학과(혹은 회계학과) 나온 분들은 알겠지만 원가를 정확히 측정해야 내 사업이 지금 어디로 가는지 진단이 바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가라는 게 생각만큼 딱 떨어지는 게 아니며 관점에 따라 숫자가 다르게 잡히기도 합니다. 비단 원가만이 아니라 회계의 모든 요소가 다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p181 이하에서 재고실사를 정확하게 고집하는 방법을 (기업형이 아니라면) 피하라고 합니다. 그 자체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인데 회계학 교과서에서도 (꼭 요식업이 아니라) 이 점을 가르칩니다. 또 이론적으로 산출된 비용에 2~3% 정도를 가산해야 메뉴개발비 등도 포함되어 더 정확한 이익선이 도출된다고 제언합니다.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며 실무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지침이 많아 이제 창업을 절실하게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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