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에디션 자영업 트렌드 2024 - 장사고수 31명이 꼽은
매경이코노미.창톡 장사고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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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도 공실률이 높고 다들 장사가 안 된다며 아우성인 요즘입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사람들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하여 혼자 대박을 치는 사장님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시대의 트렌드를 예리하게 짚어내어 아이템화했다는 사실입니다. 또 성공하는 이런 사장님들은 고객을 상대하는 마인드가 남다릅니다. 요즘은 무슨 사업을 하든 간에 진정성이 담겨야 성공하는데, 이처럼 성공하는 자영업자들의 남달리 예리한 촉각, 철두철미한 서비스 마인드에 대해 이 책은 독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요즘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호캉스가 유행인데요. 제 책상에 놓인 예전 신문만 봐도 "콧대를 낮춘 유명 호텔들이 젊은 투숙객들을 모으기 위해 편의점을 입점시키는 등 많은 노력을 한다"는 기사가 보이며 저게 무려 2018년 발행입니다. 이 흐름은 2024년인 지금도 오히려 더 강화된 편이며, 그에 대한 상세한 분석 기사가 이 책 p98 이하에 나옵니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호캉스와는 좀 결이 다르게 발전한 유행을 짚는데, 그게 바로 포쉬텔(poshtel)입니다. 칩시크 키워드 자체는 몇 년 된 것이지만, 이것이 호텔 서비스 소비와 관련된 건 비교적 최근이죠. 

요즘은 회사에서 회식을 잘 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회식을 한다 해도, 1차에서 딴데로 2차를 가지 않고, 그자리에서 2차(?)를 해결하는 원스톱 회식을 하는 문화가 보통입니다. 대체로 식당은 일반음식점은 주류를 함께 취급하기 때문에 식사 끝에 반주를 곁들이겠다고 하면, (그 업종이 휴게음식점으로 허가난 게 아닌 이상) 가게에서 좋다고 내 오는 게 흔히 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일부 프랜차이즈점에서 이 "원스톱 2차"용으로 특별히 개발한 메뉴를 뜻합니다. 

책에서는 뻔한 안주, 감튀, 뻔한 치킨 같은 걸로는 이런 고객들의 새로운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이 특정 프랜차이즈의 각별한 센스를 칭찬합니다. 물론 뻔한 걸 메뉴로 재포장하여 낸다는 비판도 일부 있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마케팅 감각은 높이 살 만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책의 시각은 이 메뉴들이 실제로 맛도 상당히 다르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사진만 봐도 그 비주얼에 군침이 흐르네요. 

한때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던 알짜 상권이라고 해도 언제까지나 호황이 지속되는 건 아닙니다. 인프라나 메가트렌드 변화, 외교상의 마찰 등으로 특정 상권이 갑자기 확 죽는 건 우리가 그리 드물지 않게 봐 온 바입니다. p119 이하에서는 근래 새롭게 뜨는 성수동 카페거리를 예로 듭니다. 이 대목 필자가 직접 이 부근에서 자기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는 분이라서 더 실감나는 서술이었습니다. 천만원 권리금을 주고 산 가게가 몇 년 후 양도시에는 2억 5천만원 권리금을 받고 넘기는 알짜로 훅 컸는데 장사는 매상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런 쾌감에 하는 게 아니겠나 싶습니다. 반면, 그 유명한 홍대 일대라고 해도 꼭 권리금을 줘야만 입점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무턱대고 큰 권리금만 주고 가게부터 확보하려 들 게 아니라 야무지게 전망과 입지를 분석하여 괜한 목돈이 지출되지 않게 계획을 꼼꼼하게 잘 잡으라고도 합니다. 

요즘은 메신저 오픈채팅방(단톡방) 같은 데 가입해서 정보를 꾸준히 모아야 합니다. 그런 데서 오가는 정보가 다 정확한 건 물론 아니지만, 각자가 현명하게 옥석을 가려내어 그 중 나한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잘 캐치하는 것도 다 각자의 지혜입니다. 저만 해도 한번 세어 보았더니 대략 40개 정도 됩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토의를 하다 보면 그 중 좋은 의견이 반드시 나옵니다. p163을 보면 저자는 채팅방 100개를 가입하여 정보를 탐색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오가는 말들도 쓸데없는 잡담이나 시비, 한심한 친목질 등도 물론 많지만 그 중에서도 괜찮은 아이디어를 캐치하는 건 다 개인의 실력이자 복입니다. 상호 잘 짓는 법부터 해서 저자가 직접 겪어 본 경험담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무료배달...  참 양날의 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만 해도 일단은 혹해서 무료배달 가게를 이용해 봤지만 일단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또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사람의 심리입니다. 그래도 배달앱 알고리즘에 잘 발탁되려면(책 p192에 이 말이 나옵니다. 사실 그렇게 작동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책의 서술을 믿어 봅니다) 무배, 즉 무료배달 전략을 취해 보라고 제안합니다. 이렇게 해서 무슨 효과를 노린다? 상위 노출입니다. 배달앱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포인트는 첫째도 둘째도 상위노출이라는 점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p239를 보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BI 시대를 살고 있다." BI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약자인데, 어떤 핫플레이스라고 해도 이 BI를 잘 내세우는 게, 강화하는 게 사활을 건 전략이라는 뜻입니다. 저자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개별 공간 요소에 집착하지 않는다"고도 하는데 이 말은 정말 깊이 새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테리어를 그저 인스타용 포토존으로만 세팅하는 전략은 슬슬 한물가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이제는 밖에서 보는 익스테리어도 중요하며, 샵이 전체적으로 어떤 컨셉으로 소비자, 고객에게 다가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게 골자입니다. p243에 나오는, 저자가 생각하는 인테리어 프로세스도 주의깊게 새길 만합니다. 

트렌드는 거저 배워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스탠스를 깊이 있게 공감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 핵심이 캐치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실제로 레드오션에서 끝내 살아남아 승자가 된 저자들의 깊이 있는 노하우라서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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