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자소서, 탄탄한 면접 하루 완성 - 방송작가와 아나운서가 알려주는 매력적인 취업 전략
이수연.황유선 지음 / 다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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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진학이나 취업은 자소서 작성과 면접에 성패가 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 p15를 보면, 학교건 기업이건 간에, 거기에 지원하려는 "나"는 상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우리들도 어떤 상품이, 설령 아무리 품질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 설명이나 매력 어필이 부실하면 그냥 넘기곤 합니다. 하물며 때로는 수십 대 일까지 경쟁률이 높아지는 전형에서, 자소서나 면접에서 내가 왜 뽑혀야 하는지를 사정관, 면접관에게 제대로 설득 못하면서 합격을 기대한다는 건 무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소서를 쓸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역시도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성공적인 스토리는 산만하게 이리저리 갈래를 치지 않고, 하나의 분명한 결론, 결말을 향해 "깔때기처럼" 흐름이 집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파트는 방송작가인 이수연씨가 설명하는데, 작가들은 무슨 소재로 이야기를 꺼내어도 결국은 하나의 결론으로 흐르게 처리하며 이를 깔때기 토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확실히, 인기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라면, 진행자와 게스트가 아무리 산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도, 잘 듣다 보면 어떤 맥락이라는 걸 놓치지 않는 매력이 분명히 있습니다. 

자소서에서 자신의 지난 인생을 소개할 때, 시간 순으로 언제는 이러이러했으며 언제는 또 이랬다고 서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가감없이 지난 역정을 소개하는 정직한 태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읽는 입장에서는 "요점이 그래서 뭐라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을 겁니다. 내 이야기는 나 자신에게야 언제나 절실하지만, 남들도 그리 여겨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내 사연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꾸며 내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다른 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스토리를 쓸 필요는 충분합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이야기를 플롯으로 재구성하여 극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p68)고 권합니다.  

과거에는 한국의 학생들이 외국으로 유학을 많이 떠났으나, 요즘은 지방대학에도 우리 나라로 공부하러 온 외국인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들도 입학 시 자소서를 제출하는데, 천편일률적으로 "저는 어려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났으며..." 같은 문구가 들어간다고 하네요. 여기서 저자들은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합니다. 즉, 자소서는 비록 이름은 자소서(=자기소개서)이지만 무미건조하게 자기를 그냥 소개하는 문서가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학교든 회사든 사람을 뽑을 때에는 이러이러한 사람을 뽑아야겠다는 어떤 인재상이 있겠는데, 내가 쓰는 자소서는 "그 인재가 바로 저에요!"라며 자신을 힘차게 각인시키는 글입니다. 그런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자소서는 그 안에 무슨 내용을 친절하게, 솔직하게 담는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자소서는 앞으로 이어질 면접의 기초 자료 노릇도 합니다. 자소서에는 마치 드라마의 캐릭터처럼 나 자신을 강렬하게 인상지울 서술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잘 쓴 자소서를 읽고 면접관 역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정말 좋았으나, 그걸로 과연 끝일까요? 이제 실전 면접에서 면접관은 질문을 합니다. 무엇을 물을까요? 자소서에 적힌,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고 이러이러한 개성을 지니고 이런 업적을 이뤘냐는 것? 그건 이미 자소서에 다 나오므로 새삼 묻지를 않습니다. 

그런 사항보다는, 그 팩트를 바탕으로 삼아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자소서에는 몇 년도에 영업직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나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며 누구에게 얼마나 팔았나?" "그 아르바이트를 통해 무엇을 배운 것 같은가?" 예를 들면 저런 질문들입니다. 구체적으로 확장하여 던지는 질문에, 그자리에서 척척 구체적이고 재치있는 답이 안 나온다면, 애초에 자소서에 이런 이야기를 뭐하러 적었으며, 과연 쓴 이야기들이 진실하긴 한지까지도 의심 받을 수 있습니다. 

면접장에서 답만 척척 잘한다고 다가 아닙니다. 면접장은 잘난 내가 원맨쇼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면접관과 진지하게 소통하고, 다른 지원자(물론 나의 경쟁자들이지만)를 배려도 할 줄 아는(필요하다면), 종합적인 인성 같은 걸 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재능도 재능이지만 조직에 잘 융화할 수 있는 원만한 인성을 중시하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이미 상당한 자질을 갖춘 인재라면 그 자체로 사정관이나 면접관들이 알아 보는 게 정상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고, 기왕이면 철저한 전략으로 사전에 무장해서 나의 장점을 철저하게 어필하고, 내가 원하던 조직에의 입사를 반드시 관철시키는 게 최선인 만큼, 이 책에 나오는 조언을 남김없이 내 것으로 소화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좋은 본질은 그에 알맞은 외관을 갖출 때 비로소 제 가치를 발휘하니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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