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바로 초등 3 필수 한자 - 초등생이 꼭 익혀야 할 학년별 한자 어휘 길잡이 바로바로 초등 필수 한자 3
FL4U컨텐츠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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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한자어 하나하나에 어떤 구성인지 매번 알고 사용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정확한 어원을 알면, 아 그게 그 뜻이었구나 하며 새삼 그 뜻에 대해 새기게도 됩니다. 이 교재를 보면 그 표지에, 예를 들어 불을 끈다는 소화(消化)와, 물건이나 돈을 쓴다는 소비(消費)가 소(消)라는 한자에 의해 서로 연결지점이 있음을 보여 주는 그래픽이 있습니다. 아이가 이처럼 단어 속의 공통요소를 자연스럽게 찾아서, 혹 처음 보는 단어라 해도 혼자서 그 뜻을 추리하는 버릇이 생긴다면, 이제 어휘력과 문해력의 기초가 놓이는 셈입니다. 

p52을 보면 자손(子孫)이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자(子)라는 글자는 좁게는 아들, 즉 1촌인 직계후손만을 가리키지만 보다 넓게는 그 아들(혹은 딸)의 후손들도 두루 표시합니다. 책에서는 이 단어에 대해 "아들과 손자를 모두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는데, 우리들이 모두 알듯 그보다 더 뜻이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자어는 은유, 제유, 환유 등으로 그 외연이 무척 자연스럽게 확장 가능하므로 그 느낌과 이치를 아이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p56 같은 곳들을 보면 따라쓰면서 복습을 하게 권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한자는 필순을 정확히 익혀야 모양새가 이쁘게 나오며, 각 구성 요소들이 정확히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어르신들은 바른 필순을 가르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지낼 력(歷) 같은 글자는 획수가 많고 구성이 복잡하므로 처음부터 정확하게 아이들한테 가르칠 필요가 있죠. 이 글자는 한중일 어디서나 더 간단해진 약자로 쓰이기도 합니다. p57을 보면 세월이라는 세(歲)가 나오는데 이 글자도 어디 어른들더러 써 보라고 하면 제대로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한글전용 정책 자체는 타당성이 있었다고 해도, 특정 세대에게 한자를 아주 안 가르치다시피한 건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도 학교에서 당번이라는 말을 쓰는지 잘 모르겠는데, p90을 보면 이 당번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쓰는지를 가르칩니다. 當番이라고 쓰는데, 그 뜻은 "어떤 일을 맡는 차례가 됨"이라고 합니다. 사실 當이라는 글자는 생각보다 그 쓰임새가 광범위한데, 당좌예금이라고 할 때의 당도 이 글자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당장(當場)이라고 할 때에도 이 글자를 쓰니 형태소로서의 기능이 너무 많습니다. 당장이라는 저 글자는 영어의 here and now하고 뉘앙스까지도 비슷합니다(순서는 바뀌었지만). p91을 보면 당선(當選)이라고 할 때에도 심지어 이게 쓰이니, 알 걸 다 아는 어른들이 봐도 뭔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만큼 한자 안에 무슨 심오한 이치가 든 건 아니고 그냥 언어적 관행이 그렇게 발달한 것입니다. 하긴 당번이나 당선(시의원, 구의원)이나 닮은 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104를 보면 주야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문언상으로는 낮과 밤이지만 사실은 이른바 융합합성어로서 그 뜻은 "항상"이라는 뜻으로 더 자주 쓰이죠. 우리말의 "밤낮"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야식"에도 "야(夜)"라는 글자가 들어가며 p105에도 예시로 나옵니다. 같은 페이지에는 주야장천이라는 성어가 나오는데 이 역시도 형태소와 형태소가 합쳐져 제3의 뜻으로 확장된 좋은 예입니다. 사실은 夜 역시도 글자 구성이 복잡한 편이므로 주의하여 그 필순을 읽힐 필요가 있습니다. 

p116을 보면 원인(原因)이라는 글자가 나오는데, 이것 말고 간접적인 이유라는 뜻의 遠因도 따로 있으므로 학생들은 조심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原理, 原則 등에도 같은 글자가 쓰이므로 역시 어휘력 확장의 아주 좋은 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염원(念願)이라는 글자가 p122에 나오는데, 관념이나 이념 같은 글자에도 들어가므로 연결해서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원(願)이라는 글자는 소원이라는 단어 안에서 그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편집이 깔끔하고 일러스트가 많아서 아이들이 부담 없이 한자를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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